이천 문학 원고 2021년
연꽃 사랑
따시최된 이새담
날마다 날마다
들여다보고
눈 맞춰서 키운 사랑
쏘오옥~
연둣빛으로
설레게 하고
목마를까?
더울까?
가보고 또
가보며
기다린 사랑
너울 너울
우산 받쳐 들고
옥구슬 굴리면
하얀 드레스
구겨질까?
애태울 때
어느샌가
분홍 옷 갈아입고
필 듯 말듯 열 일곱 살
그대는 내 사랑
눈에 담아도
아프지 않은
기쁨이여
사랑이여
빗소리
따시최된 이새담
어두움 속
아무도 모르게
주룩주룩
눈물비
무슨 사연 그리 많아
그칠 줄도 모르나
그래
실컷 울어라. 아니
통곡해도
안 풀리는 그 무엇이
안타깝지만,
세상사 인연을
누가 막으랴
밤새 울고 나면
어쩌면
햇살이 웃고
엉켰던 실타래도
스르르 사르르 풀려서
새날이 밝아 올 거야
날지 못하는 새
따시최된 이새담
어디서 날아왔을까?
가만가만 살펴보니
까마귀 같은데
부리는 까딱 까딱
꽁지도 까딱 까딱
삶의 경쟁에서 지쳤는가?
서열 싸움에서 다쳤는가?
아니면, 갈 때가 되어 안식을
하러 왔는가?
몇 날 며칠 살피며
상상했는데,
*여보
저기 새 한 마리가
이제 가려고 하나 봐요
어디?
며칠 동안 저기 있어요
참, 저것은 검은 비닐봉지가
날아가다 걸린 건데*
확
정신이 번쩍 들어
가보니 사실이었네
전도몽상이라는 것을
깨달은 날
얼마나 수 없는 날들
내 맘대로 생각하고
행동했을까?
날지 못하는 새야!
오늘은
네가 스승이로구나
연못
이새담
얼어 죽을세라
땅속으로
깊이깊이
미꾸라지, 개구리, 연근
납작 엎드려
봄을 기다린다
하얀 눈이 세상 눈을 가리고
황소바람 휘젓고 가도
모른다 나는 모른다
시절 인연이 찾아올 때까지
기다리면 다시
새싹이 움트고
꽃몽오리 터질 때
세상에 나오리라
어느 순간에
아무도 모르게
사~알~짝
소나무
이새담
눈 부라리고
세상과 맞붙은 소나무
가끔은 눈 가리고
귀 막으라고
하늘에서 흰 눈을 퍼부어도
서풍 바람 기다린 것처럼
흔적 없이 날려버리고
참새들이 떼로 몰려와
세상사 수다로 부추길 때
어떻게 살았는데
한 백 년을......
견디면 된다고
슬며시 일러주는
구부러진 소나무
맨살 허리
만져 보라 하는데,
수필
남자는 말합니다.
따시최된 이새담
어둑 어둑 해는 서산으로 기울고
선들선들 시원한 바람이 불면 저녁 운동을 시작한다.
운동이라야 양반걸음으로 휘적휘적 걷지만, 자연인처럼 외딴집에 사는 우리 부부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낮에 보이던 잡초도 숨고, 둘이서
기도도 하고 노래도 부르며 초승달을 바라보며 하루 있었던 이야기도 하고 반성도 하며 하루를 마무리 짓는다.
가로등이 생기고부터 안동네, 윗동네 사람들이 운동을 하기 위해 우리 집을 지나가는데 그 사람들을 위해 작년부터 가꾸어 놓은 코스모스 꽃길이 있다.
도로공사 하며 40년 된 향나무 울타리가 목숨을 마쳤기에 앙상한 가지에 덩굴장미 100주를 심었다. 빨간 장미가 죽은 나무를 기둥 삼아 올라타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행복해진다.
그곳을 가꾸느라 나의 팔은 고장이 나서 고생하지만, 그래도 주인공을 휘감고 대신 주인이 되려는 잡풀을 뽑아내느라 매일같이 하루 한두 번은 순찰한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그냥 몸이 저절로 잡초 뽑는 것 일해서 팔을 아프게 하고 병원 순례를 한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나도 이해가 안 가는데 남편이 어찌 알 수 있을까?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일할 때는 몰두해서 그런지 팔이 안 아픈 것이다.
시간만 나면 밭으로 길가로 다니며 일을 하는 내가 안쓰러웠는지 요즈음 들어 남편은 저녁 운동을 하러 나와서 부르는 노래가 있다.
꼭 자기 마음 같은 노래라며 (장민호)의, 남자는 말합니다, 늘 목청껏 불러서 지나가던 사람이 손뼉을 치고는 한다.
가사를 적어보면
,, 여행 갑시다
나의 여자여
하나뿐인 나의 여자여
상처투성이
병이 들어 버린 당신
여행 가서 낫게 아랫마을이다
나란 사람 하나만
믿고 같이 살아온
바보같이 착한 사람아
남자는 말합니다
고맙고요 감사해요
오직 나만 아는 사람아 ~
일 절 내용만 옮겨 적은 것이다.
그 노래를 들으면 48년 같이 살아오면서 쌓인 희로애락이 영화처럼 지나간다.
남편이 든든하고 오래오래 같이 해로하다가 둘이서 함께 손잡고 회양하고 싶어지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아려온다.
요사이는 노래로 위안을 주는 가사를 써 보고 싶기도 하다.
남편이 부르던 노래가 입에 붙어
같이 부르는데 ,여자는 말합니다,
로 개사해서 불러 주어야겠다.
노년에 새로운 사랑을 알게 해 준 고마운 노래이기에.
유튜브
따시최된 이새담
그땐 그랬다.
어두운 터널을 걸어가는 것 처럼 보이는 것은 암흑이었다.
혼자 있으면 사는 것이 무의미하고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직장 따라 미국에 간 아들네 가족도 코로나에 갇혀 작은 아파트에서 아들도 수업하고 손녀도, 며느리도 집이 학교라고 한다.
딸도 모두 자택 근무에 손자들도 학교도 못 가고 딸도 힘들 텐데,
도와주러 가지도 못하는 시절이 되었다.
매일 들려오는 소리는 코로나, 코로나, 이야기이고 서로 오가지도 못하는 시절이라 매일 유튜브만 보았다.
온종일 집에서 유튜브를 시청하며 세상과 소통 하다가
온라인 시대에 나도 뭔가 세상과 소통하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어 무조건 시작했다.
제목은
''이새담 흙에서 빛으로 TV''이고
설명은 ''어느 노부부의 삶''이며 코로나 시대에 슬기롭게 지혜롭게 살아내기이다.
친구에게 전화에 유튜브를 하니 구독자가 되어달라 하니 답이 허무했다. ''그래 잘해봐'' 였다.
오기가 발동했다. 네가 무슨 재주로 하느냐고 하는 소리로 들려오는 것은 우울증으로 고생하던 때라서 더 그렇게 오해를 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요즈음 든다.
아무튼 그때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안 쉬고 360개의 동영상이 올려져 있다.
혼자 터득하느라 처음에는 편집이 조금 어려웠으나 지금은 너무너무 고마운 공간이다.
혼자 수다 떨고 뭔가 올리기 위해 자세히 자연도 관찰하니 시 도 잘 쓸 수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14년을 해온 블로그가 쉬게 되고 매일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차츰 밝은 세상이 찾아왔다. 주말에는 대한민국명장인 남편의 도자기를 올려 홍보 겸 사람들에게 관람도 하게 한다.
이젠 구독자도170명이 다 되어가고 수입은 없어도 매일 매일이 즐겁다.
구독해 주신 모든 분께 이글을 통해 감사드린다.
나를 사랑해주시는 어느 분은 우울증 극복하라고 생활자기 700개를 겨우내 집중할 수 있게 주문해 주시어 생활에 보탬도 되었다.
첫 번째로 보는 사람은 미국에 사는 아들인데 엄마와 같이 사는 것 같다고 한다.
이젠 나도 모든 지식과 궁금한 것을 유튜브를 통해 찾고 배우기도 하니 유튜브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친구이다.
조금 늦게 올리면 어디가 아프냐고 묻는 구독자도 있고 나의 모든 생활이 공개되니 오늘은 또 뭐 하고 지냈는지 다 알아 전화도 자주온다.
시절 인연을 잘 만나 오래오래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