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협 대표 세 사람은 4대강 사업 반대 운동에 참여하면서 서로를 잘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전공이 수질관리이기 때문에 각종 토론회와 세미나에서 당시 4대강사업 추진본부장이던 심명필 교수와 토론을 벌였습니다. 각종 신문과 잡지에 투고를 통하여 4대강 사업의 내용이 잘못되었음을 알리는데 주력하였습니다. 또한 민변의 변호사들 그리고 전 중앙대 법대교수인 이상돈 교수님과 함께 법정소송에도 참여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서울지방행정법원에 가서 증언을 하면서 “재판에서는 판사가 왕이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 니다.
이원영 교수님은 당시에 정책위원장을 맡았는데, 4대 종단을 4대강 사업 반대 운동에 끌어들이는 외교 활동, 그리고 반대 활동을 언론에 알리는 홍보를 담당하였습니다. 당시도 이원영 교수님의 기획력과 추진력은 모두가 탄복하는 대단한 수준이었습니다. 배재흠 교수님은 후원금을 듬뿍 내기도 하고 수시로 저녁식사를 사면서 정신적인 버팀목이 되어 주었습니다. 세 사람 모두 개인적으로는 손해 보는 일이지만 국가를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고 확신하였기 때문에 열심히 뛰었습니다.
그 때에 실망스러운 것은 일부 종교계 인사들이었습니다. 기독교계에서도 순복음교회, 소망교회, 사랑의 교회 등 대형교회의 목사님들은 4대강 사업을 지지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얼마 전 논문 표절 문제로 6개월 정직 처분을 받은 사랑의 교회 오정현 목사님은 신문 기고문을 통해서 노골적으로 4대강 사업을 찬성하기도 했습니다. 기독교계에서 소수의 진보적인 교회들은 4대강 사업을 반대하였으나 보수적인 대형교회들은 찬성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천주교의 정진석 추기경 역시 적극적인 반대 대신 “교회가 세속 문제에 너무 깊이 개입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불교계의 자승 총무원장 역시 소극적인 반대에 머물렀습니다.
세월이 흘러 지난 2월 감사원의 발표로 4대강 사업이 잘못된 사업이었고, 너무 서두르면서 많은 부작용이 나타났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그동안 4대강 사업을 찬성했던 조중동 신문도 4대강 사업이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다는 등 논조가 바뀌었습니다. 2013년 4월 22일자 인터넷 조선일보에서는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습니다. 뒤늦게 조선일보가 4대강 사업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는데 그 일부는 다음과 같습니다.
MB 정부 사람들에게 4대강 사업은 가히 ‘신성불가침(神聖不可侵)의 영역’이었습니다. 2010년 봄, 환경단체뿐 아니라 기독교·천주교·불교 등 종교계내 일부 단체들까지 나서 4대강 사업 반대 운동의 수위를 높여갈 때였습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MB는 이런 사태를 어떻게 바라볼까 하는 호기심이 발동, MB 측근 인사에게 “종교계 반발이 곤혹스럽겠다. MB 심경이 좀 바뀔 여지가 있을까?” 물었더니, 예상과 달리 단호한 답변이 돌아오더군요. “천만에! 어림도 없다. MB에게 4대강 사업은 하나님 위에 있거든!”
이론적으로 보면, 하나님이 세상 만물을 주관하시고 인간은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하나의 소품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오만한 인간의 마음 속에서 하나님이 최고가 아니고 하나님이 소품이 되고 마는 전도된 현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MB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져 있지만, 조선일보의 기사에서 알 수 있듯이, 그의 마음 속에서는 하나님보다 4대강 사업에 대한 믿음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우리 총장님은 천주교 신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분의 신앙에 대해서 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교협 출범 이후 총장님을 면담하고 나온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총장님은 “하나님 앞에서 수원대학교가 조금도 부끄럽지 않다”는 전언입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서 저는 적지않이 실망했습니다. 이 정도에서 그치겠습니다.
첫댓글 오늘 이뭐꼬님이 엄청 띄워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4대강 이야기가 나온김에 덧붙이면, 제가 그동안 몇가지 숙원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 중의 하나는 이명박을 무기징역형에 처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이명박을 심판하겠다는 단체가 움직이고 있어서 그냥 보고만 있는 중입니다.
4대강은 유지관리비 때문에 원상복원 될 수밖에 없는데, 그 때 보철거를 하는 방식에는 폭파공법과 다이아몬드 절단공법이 있습니다. 다이아몬드 절단공법은 돈은 좀 더 들지만 환경부하가 적어서, 제가 상임이사로 있었던 대한하천학회에서 검토하고 있는 방법인데, 그걸로 하면 철근 콘크리트를 깨끗이 절단해서 재활용할 수 있지요.
이 절단된 '공구리' 로 4대강변 어디쯤에 4대강비리전용교도소를 지어서 이명박 이하 원흉들을 가두는 겁니다.
이명박의 일과는 교도소 한쪽 마당에서 모래를 파서 옯겨 놓도록 했다가 복원하는 일을 되풀이시키는 겁니다. 남은 여생을 말이죠. 병보석은 있을 수 없습니다.
이 그림을 몇년이나 그려왔으니 가까운 시일내에 실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것이 미래세대에 본보기를 보이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대를 넘어 미래와의 상생..
오늘 이뭐꼬님 글에서 이인수총장의 전언을 듣고보니 그도 비슷한 길로 갈지도 모르겠다는 예감을 버릴 수가 없군요. 많은 생명, 많은 사람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한 이의 운명이라고 할까요..
아이고, 상생21님, MB 간담이 서늘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뭐꼬님, 종교문제와 정치문제는 꺼내지 않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종교와 정치는 토론해보았자 항상 끝은 평행선입니다.
세 사람 대표들의 단합이 4대강에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에 거론하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봅니다. 그러고 보니 이명박도 우리 교협에 기여한 바가 있네요..^^ 역행보살이라 부를만 합니다.
종교 문제는 토론 안 하는 것이 좋지만, 총장님의 종교관이 학교 구성원에게 영향을 미치므로 토론이 아니고 알아보는 것은 괜찮을 것입니다. 우리 학교 모든 행사에서 신부님이 나와서 학교 발전하라고 축도를 하지 않습니까? 수원대 경영이 이처럼 엉망이고, 수원대 교수들이 이처럼 고통을 당하는 것이 교육계에 모두 알려졌는데, 그 중심에 있는 총장님은 천주교 신자라더라 한다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3.05.20 08:15
이 문제는 더 이상 거론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세종대를 보십시요. 부모 자식 간에 학교경영권을 놓고 서로 싸웠는데, 그 어머니는 목사님이었지요. 한 사람의 인격이나 경영능력은 종교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봅니다
상생99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총장님의 신앙과 학교경영은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우리는 총장님의 신앙에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수원대학교 경영이 우리의 관심사일 뿐입니다.
4대강 사업 이야기가 나왔으니, 제가 겪은 일을 공개하겠습니다. 4대강 사업을 반대한다는 성명서에 전국의 대학에서 모두 2500명이 서명을 했습니다. 그때에 수원대에서는 16명이 서명을 했지요. 제가 기억하기로는 현재 교무부처장이신 최형석 교수님도 서명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총장님이 개입을 하셨습니다. 우선 최형석 교수님이 서명을 철회하고 다른 서명교수님들에게 전화를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총장님도 직접 몇 사람에게 전화를 하셨습니다. 저는 총장님의 전화를 받았는데, 정부 정책에 반대해서 학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서명을 철회하는 것이 좋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사립대학 교수의 비애를 느꼈습니다.
탈핵서명에 참가했다고 불이익을 받았다는 계약직교수님얘기가 있던데 그게사실인지도궁금하군요, 교수들이 자신의 신념에의해 사회정치적이슈에 대해 찬반할수있는거아닌가요. 동토의왕국같습니다. 교협반대서명강요도그렇고,, 그때는 정말충격이었습니다. 천주교박해때의 일화가 생각나더군요. 학교행사때마다 축도까지 올리는 우리대학에서 말이죠. 슬픈일입니다.
탈핵서명에 7명의 교수가 참여했습니다. 그중에 한명인 계약직교수님은 교무처에 불려가서 조사(?)를 받았습니다. 대학에서 이런 황당한 일을 당한 그 교수님은 수원대를 사퇴하셨습니다. 더 좋은 직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아까운 인재를 놓친 것이지요.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참으로 한심한 일입니다.
어느 누구도 가보지않은 길에 대해서는 지도자의 용기와 결단이 필요합니다.
그땐, 어떤 일을 하더라도 방향성이 있다면, 하나님 앞에서 전혀 부끄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비록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말이죠.
모세가 광야에서 40년을 헤맬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애굽에서 배불리 먹을 때를 그리워하며,
"우리가 차라리 노예가 되어 배불리 먹을 때가 좋았는데, 왜 우릴 이 광야로 끌고 왔냐"며 엄청난 핍박과 공격을 했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가보지 않은 그 길이었기에 모세는 전혀 부끄럼 없이 이끌어 갔습니다.
그런데, 우수대학이 되는 길?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입니까?
답을 다 알고 있는 길입니다. 이땐 정도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