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더위에 입맛이 없다. 입맛이 없으니 대충 다른 음식으로 때우거나 아님 물에 밥을 말아서 먹는다. 그러다보니 무더위에 건강을 해칠 까 걱정이 되어 몸보신으로 삼계탕이나 추어탕, 곰탕, 멍멍탕, 장어 또는 시원한 냉면이나 막국수, 비빔국수 등으로 입맛을 때우게 된다.
따끈한 탕도 좋고 시원한 국수류도 좋다. 그러나 탕을 뜨겁게 먹고 이열치열하거나 냉음식으로 몸을 식혀도 입맛은 오간데 없다. 아무리 시원하게 냉장해서 먹는 과일이나 냉국(오이, 미역)도 도통 입맛을 잡아주지 못한다. 밤에는 열대아 때문에 숙면에 들지 못해 아침에 일어나면 정신이 몽롱하고 머리도 어지럽다.
필자는 누룽지를 먹는다. 그냥 먹기도 하고 때로는 끓여서 후후 불어가며 뜨겁게 먹고 떨어진 입맛을 잡는다. 소화도 잘 될 뿐더러 냉한 속을 달래주고 배변을 부드럽게 한다. 고소한 맛과 뜨거우면서도 시원한 국물은 입맛을 떨어뜨리는 무더위에 더할 나위없이 좋은 음식이다.
예전에 스승은 말했다.
"여자들은 꽃띠 처녀나 아이 서넛인 아줌마나 칠십 넘은 할머니도 맥을 짚어보면 3년 밖에 못사는 것처럼 나오는데 이에 비해 남자들은 젊은 녀석이나 중년이 넘은 사람이나 그 맥이 백년은 살 것 같고 나이 먹은 할애비도 사오십 년은 너끈히 살 것 같은데.. 여자들이 십수 년은 더 오래 살으니 그 까닭이 무엇인가?"
후에 알게 되었지만 답은 누룽지에 있었다. 여인은 남성과 겸상조차 하지 못했던 시절에 먹을 거리가 풍족하지 못하니 밥을 담고 남은 누룽지를 끓여서 먹었다. 움직임이 많으니 소화가 쉽게 되어 금방 배가 고팠지만 변비는 없었고 고되게 일을 해도 몸살은 걸릴 지 몰라도 큰병은 많이 걸리지 않았다. 오히려 잡곡 위에 얹은 부드러운 흰쌀밥을 먹은 소중한? 가장인 남성이 제일 먼저 천수를 달리했다. 아꼈지만 일찍 죽은 것이다.
쉽게 배가 고프고 타다 남은 하찮은 음식이었지만 장수하는 명약이 되었던 것이다. 헌데 요즘은 남자나 여자나 거의 먹는 음식이 같아져서 겨우 2~3년 더 오래 살 뿐이다. 거기에다 잘 먹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여성이 변비와 수족냉증, 자궁냉증으로 고생을 한다. 잘 먹은 댓가로 남 모를 고통을 지불 받은 셈이다.
쌀은 약산성이오, 현미는 강산성이다. 숯은 탄소덩어리이며 강알칼리성이다. 누룽지는 탄화되어가는 과정에서 산성이 알칼리성으로 바뀐 것이다.
숯은 그 어떤 미생물도 분해하지 못한다. 그런 이유로 천년이 지나도 썩지 않는다. 고대 유물 속에 숯이 있어 원형을 그대로 지닌 경우도 많고 탄화미가 원형 그대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금파리는 썩어도 숯은 썩지 않는다는 말도 있고 숯에 곰팡이가 필 때까지만 살아보라는 말도 있다. 숯은 박테리아나 부패균, 바이러스 같은 유해세균이나 독소를 분해하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모든 미생물이 분해하지 못하고 중금속이나 유독물질인 독소를 흡착해서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숯을 직접적으로 먹어서는 안 된다. 우매한 어느 중생은 숯을 가루내어 복용하기도 한다. 가장 멍청한 짓이다. 숯은 아무리 미세하게 분말을 내어도 확대경으로 들여다보면 칼날처럼 입자가 날카롭다. 예리한 입자를 먹게 되면 날카로움이 내장에 박혀 염증을 유발한다. 염증이 지속되면 악성종양으로 발전할 확률이 크다.
숯이 타서 남은 재 또한 독이다. 물에 타면 양잿물이 된다. 예전에 옷에 찌든 때를 뺄 때 이 양잿물을 썼다. 곰팡이나 찌든 때를 분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목숨을 끊을 때 썼던 독약이기도 했다. 그러나 누룽지는 반 쯤 탄화된 음식이다. 산성인 쌀이나 곡물이 누렇게 탄화되는 과정에서 약칼리성으로 바뀐다. 강산성이든 약산성이든 반 쯤 탄회되면 약알칼리성이 된다.
흔히 우리가 먹는 쌀밥은 성질이 차다. 옛 의서나 현재의 의서에도 쌀의 성질을 따듯하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는 매우 큰 잘못이다. 쌀은 아열대식물이기 때문에 성질이 따듯하면 고온에 견딜 수 없다. 그리고 습지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다 말라죽는다.
쌀밥을 즐겨 먹는 사람치고 몸이 냉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아랫배가 차갑고 손발이 차갑고 변비에 시달리게 된다. 부드럽고 달달한 쌀밥을 많이 먹은 예전의 고관대작들이 오래 살지 못하고 소갈병에 걸렸던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누룽지는 탄화되어가는 과정에서 약알칼리로 변하고 반 쯤 탄 숯(탄소)이 되어 성질이 따듯해진다. 탄소는 모든 생명의 근원이 되고 기운을 살린다. 면역력을 높이고 독소를 분해하여 체외로 배출시킨다.
누룽지는 탄소다. 반 쯤 탄화되었지만 숯처럼 입자가 날카롭지 않다. 탄소입자는 내장 속의 독소를 흡착하여 배변과 함께 몸 밖으로 배출한다. 약간의 수분을 빼앗기도 하지만 똥이 돌이 된 숙변을 분해하는 역할도 한다. 그러므로 자연스레 변비도 완화된다.
첫댓글 알칼리성으로 변화된 누룽지가 우리 어머님들의 건강을 지킨 원동력이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