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그라운드 이민규 대표
유통 단계 줄여 수수료·소비자가 낮춰
"1조원 이상의 커머스 플랫폼으로"
'농부-산지유통1-산지유통2
-도매법인-중도매인-소매-소비자'
농부가 수확한 작물을
소비자가 구매하기까지의 과정이다.
생산자와 소비자 간 7단계를 거쳐야 한다.
유통 단계가 많을수록 유통 비용도 늘고
결과적으로 소비자가가 비싸진다.
복잡한 유통 구조를 없애 판매자가
부담해야 하는 높은 수수료와
소비자가를 낮춘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엘그라운드(EL GROUND)다.
엘그라운드는 농부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식품 직거래
플랫폼 '루트(roout)'를 운영한다.
판매자와 소비자가 중간 단계를 없앴다.
판매자는 유통 수수료를 줄여 상품을
판매할 수 있고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엘그라운드는 이민규 대표와
6명의 직원이 함께 운영하고 있다.
"생산자 스스로 판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다"는 이민규 대표를 만나
창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엘그라운드 이민규 대표.
/엘그라운드 제공
-자기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주식회사 엘그라운드 대표이자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MBA에
재학 중인 이민규라고 합니다."
-엘그라운드는 어떤 회사인가요.
"엘(EL)은 히브리어로 '신'을 의미하고,
그라운드(GROUND)는 땅,
토양을 의미합니다.
땅에서 나는 모든 것,
신선한 농축수산물을
온라인으로 유통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산지직송 푸드 마켓 '밥상의 품격'과
식품 직거래 플랫폼 '루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 소개도 해주세요.
"밥상의 품격은 전국 영세농민의 상품을
산지 직배송 형태로 판매하고 있는
온라인 스토어입니다.
상품 판매에 필요한 콘텐츠 제작은
저희가 직접 판매자분들을 만나
무료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영세 농민 상품을
브랜딩해 판매를 지원하는 곳이에요.
현재 180여가지의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밥상의 품격에 SNS 특성을 더한 것이
모바일 플랫폼 루트입니다.
SNS 형태의 모바일 플랫폼에 판매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곳이에요.
기존 유통 단계를 생략해 판매자와
소비자가 부담하는 비용을 줄였죠.
또 SNS기반이기 때문에 농부는 재배 과정,
제품 사진 등을 올릴 수 있어요.
소비자는 이걸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댓글을 통해 소통도 가능하죠.
플랫폼 운영을 시작한 지 2개월 정도 됐고
현재 강원도, 전라남도, 제주도 등 다양한
지역 생산자 100여명이
판매자로 등록돼있습니다.
약 50종류의 상품을 판매 중이고
회원은 500명 정도 입니다."
-수익모델은요?
"플랫폼 이용 수수료가 있습니다.
단, 월 판매액 100만원부터
수수료를 받고 있습니다.
한 달에 150만원 판매하신 분은
100만원을 초과한 50만원에 해당하는
수수료만 내는 것이죠. 그래서
입점한 지 얼마 안 되신 분들은
무료로 플랫폼을 사용하고 계십니다."
식품 직거래 플랫폼 '루트'. /엘그라운드 제공
이민규 대표는
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코코넛 오일 사업을 하다가
지금의 사업 아이템을 발견했다.
-코코넛 오일 사업은 무엇이었나요.
"무역을 전공해서 회사에 입사하기 전에
제가 배운 걸 실전에 활용해보고 싶었어요.
2016년 코코넛 오일이 인기가 많았습니다.
당시 300~400ml의 코코넛 오일이
1만원 정도였어요. 동남아시아에서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데,
한국 소비자가가 너무 비싸다고 느꼈습니다.
중간 무역회사 거치지 않고 직접 수입해서
팔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도 제조사를 찾아서 수입해
기존 소비자가 보다 50~60%
저렴하게 판매했습니다.
6개월 정도 하면서 유통 구조에 대해
잘 알게 됐어요. 그러면서 차기 사업
아이템을 발견하고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차기 아이템이 엘그라운드였나요?
"다양한 상품의 유통 구조를
알아보다가 농수산의 정보가
투명하지 않다는 걸 느꼈어요.
인터넷으로 구매하려고 해도
제품 상세 페이지, 정보 등이
일반 공산품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당시 B2C가 굉장히 활발했는데,
농수산물 쪽이 부진한 이유였습니다.
농수산물을 직접 재배하고 채취하는 농부,
어부에게도 직거래라는 선택지를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유통 단계를 줄여 판매자와
소비자의 부담 비용도 줄이고 싶었죠.
코코넛 오일 판매를 6개월 정도 하다가
그만두고 이런 내용을 하나씩 공부하면서
2018년부터 밥상의 품격을 시작했어요.
그때만 해도 농민분들이 농수산물
온라인 판매를 망설일 때였습니다.
농부분들을 수소문해 온라인 판매를
알리고 입점을 도와드렸어요.
재배 현장에 직접 찾아가 일손을 돕는 건
물론 제품 촬영, 상세 페이지 제작 등을
무료로 해드렸어요.
농수산물 브랜딩이었죠."
-모바일 플랫폼 '루트'는
언제 개발한 건가요.
"사실 루트는
엘그라운드의 세 번째 아이템입니다.
처음에는 증강현실 기술을 도입한
서비스였습니다.
구매 페이지에 있는 상품 사진과
실제 상품이 다르다는 의견에서 시작한
아이템이에요. 포켓몬고처럼 실제 제품을
3D로 상세히 볼 수 있는 서비스였습니다.
개발을 모두 끝냈지만
반응이 좋지 않았어요.
그렇게 첫 번째 서비스를 접고
두 번째 아이템을 시작했어요.
두 번째 서비스는
지금의 밀키트와 비슷한 형태입니다.
재료를 1인분씩 손질해서 보내주는
서비스였어요. 우선 서울 송파구에서만
서비스했는데, 상품 기획, 패키징, 배송까지
다 하려다 보니까 벅찼어요.
또 저희가 일단 농가에서 선구매해서
판매하는 형태였습니다. 생산자의 판매역량을
늘려주는 게 아니었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주는 서비스가 아니라는
생각에 접었습니다.
이후 밥상의 품격에 입점한 생산자분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온라인 커머스 자체를
아직도 어려워하신다는 걸 알게 됐어요.
어려운 걸 쉽게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루트를 기획했습니다."
직접 농가를 찾아 일을 돕기도 하고
판매를 위한 전략을 함께 고민한다.
/엘그라운드 제공
루트는 SNS 모습을 한 커머스 플랫폼이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SNS처럼
자유롭게 사진과 글을 올릴 수 있다.
-개발 과정은 어땠나요.
"처음엔 SNS 중에서도 인스타그램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습니다. 그러나
SNS와 커머스를 결합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어요.
작은 곳에서 오류가 굉장히 자주 생겼어요.
그러다 넷플릭스가 눈에 들어왔어요.
넷플릭스를 보면 테마별 콘텐츠가
정리돼 있습니다. 그렇게 상품을
테마별로 정리하고 추천 상품도
보이도록 플랫폼을 개발했습니다.
2021년 3월 정도에 개발을 마치고
시범 운영을 하면서 계속 수정,
보완하고 있습니다."
-판매자는 어떻게 모집했나요.
"밥상의 품격에 판매자 중
희망하시는 분 위주로 테스터를 꾸렸습니다.
2개월 동안 시범 운영 후 5월에
정식 출시했습니다. 그때부터는
콜드콜은 물론 홍보도 많이 했죠.
또 판매자가 계신 지역에
온라인 판매 교육도 다닙니다.
그때 입소문을 타고 다른 농부, 어부분들도
입점하시겠다고 연락을 해주십니다."
-기존 플랫폼과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일반 커머스와 달리 루트는
커뮤니티 커머스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기존 커머스 플랫폼은 판매자가 올린
제품 사진을 보고 결제만 하면 거래가 끝납니다.
그러나 루트는 소비자가 상품을 받아보기까지
과정을 모두 볼 수 있어요.
사과를 판매한다고 하면, 구매자가
사과꽃이 피는 순간부터 수확까지의
과정을 모두 지켜봅니다.
판매자가 사진과 글을 하나하나
모두 올려주기 때문이에요.
이런 소통을 통해 상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게 가장 큰 차별점이자 강점입니다."
소비자끼리도 루트를 SNS처럼 활용한다.
요리법과 일상을 나눈다.
/엘그라운드 제공
-개인화 추천 AI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요즘 유튜브, 넷플릭스, 인스타그램 등을
보면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
맞춤 콘텐츠가 제공됩니다.
이걸 루트에 적용할 예정입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복숭아를 좋아합니다.
복숭아도 종류가 굉장히 많아요.
황도를 좋아할 수도 있고
백도를 좋아할 수도 있죠.
이걸 파악해 소비자가 딱 맞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추천 서비스를
곧 도입할 예정이에요.
스타트업 육성사업에 선정돼
카이스트 학생들과 협업하고 하고 있습니다."
-목표는 무엇인가요.
"식품산업 규모는
1년에 50조원이 넘는 시장입니다.
그중 온라인 시장이 차지하는 규모는 10%입니다.
유명한 식품 커머스 플랫폼이 많이 생겼지만
큰 성장을 하지 못하고 있어요.
10%도 코로나19 때문에 급성장한 덕분이죠.
생산자 스스로 판매할 수 있는 환경이 돼야지
온라인 시장이 커질 것입니다.
신선식품 온라인 시장 성장에 루트가
발판이 되도록 할 겁니다.
충분히 연 1조원 이상의 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첫댓글 생산지 밭에서 식탁까지..
신뢰를 주는 기업마인드라면 대박...
항상 정성이 가득한 사업으로~
청정지역에서 재배되는 식품을
바로 공급받는 방법도 신뢰만 준다면
멋지고 훌륭한 사업이겠네요..
우선 신선도에서
두번째는 가격도 조금은 저렴해 질것으로
건강에 도움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