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버댐을 들렸다가 또 다시 광활한 사막을 몇시간이나 달렸는지 기억이 가물거린다
여하튼 자동차핸들 한번 잡았다 하면 3~4시간은 기본이다
그랜드캐년으로 가는 길목에 <데스벨리>라는 이정표도 보이는데
어딘에서 많이 들어본 단어인데 뭐하는 곳인지는 모르겠다
15번 고속도로는 미국의 유명한 사막도시인 왕복 10차선의 라스베가스 시내 한복판을 관통한다
넓고도 넓은 사막에 물을 끌어와서 집을 지어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관광도시를 건설한 인간들의 집념과 끈기가
새삼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라스베가스는 야경이 아름다운 밤의 도시로 유명한데 우리는 훤한 대낮에
도시를 지나 가다 보니 그저 황량한 느낌만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어느지점에선가 구글네비게이션은 그랜트캐년으로 가기 위해
15번 고속도로에서 벗어나서 반듯한 2차선 지방도를 따라 가라고 안내를 한다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각에 그랜트캐년 게이트에 도착하여 국립공원
입장료를 내고 공원 안으로 들어간다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에서는 입장료 영수증을 잘 보관해야 한다
영수증을 3일간 유효하기 때문이다
입장료 영수증만 손에 들고 있으면 3일동안은 몇번이고 들락 날락 할 수 있는 시스템인데
옐로스톤국립공원은 한번 입장으로 7일간 유효한 시스템이었다
그랜드캐년 공원안으로 들어가니 점심을 먹을곳이 없었다
차를 돌려 공원게이트를 빠져 나와서 인근 상가에 있는 햄버그가게로 들어간다
모든 메뉴의 주문은 <키오스크>를 통해 해야 한다
말은 못하고 오로지 영어로 된 글자로만 소통해야 하는 키오스크 앞에 서서
어찌 어찌해서 햄버그와 콜라 그리고 커피까지 주문하고 나서
주문번호가 적힌 영수증 들고 조금 기다리니 번호를 부른다
콜라는 S사이즈로 주문을 한 다음 무한리필을 이용하면 좋은데
가방끈 짧은 영어실력이라 L사이즈로 주문햇더니
다 못 마시고 남는다
거의 모든 햄버그 가게에서는 콜라와 음료는 무한리필시스템이다
커피는 무한리필 제외....
다시 공원안으로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그랜드캐년을 눈에 담는다
몇군데 관람하기 좋은 포인트가 있다
세계 유명관광지 어디를 가더라도 한국인이 없는 곳이 없지만
그랜드캐년에도 예외는 아니다
곳곳에 한국인들이다
어느 포토죤에서는 많은 외국인들이 인증사진을 찍기 위해 긴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젊디 젊은 한국인 여성 4명은 마치 전세라도 낸양
내려올 줄을 모르고 온갖 포즈를 취해 가면서 사진을 찍고 있어 눈실을 찌푸린다
뒤에서 기다리던 성격 급한 어느 한국인이 한마디 하니 그때서야 슬그머니 내려운다
제발 좀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지각있고
양심있는 관광 좀 했으면 한다
Grand Canyon...
뜻은 거대한 협곡 또는 계곡.....
미국 서부 애리조나 주에 있는 계곡. 협곡 바깥쪽에 당당한 봉우리, 우뚝 솟은 산,
깎아지른 골짜기가 늘어서 있다. 길이는 약 443km인데, 애리조나 주 북쪽 경계선 근처의
파리아 강 어귀에서 시작하여 네바다 주 경계선 근처의 그랜드위시 절벽까지 이어져 있다.
이곳에서 갈라진 수많은 협곡과 고원지대를 모두 그랜드캐니언이라고 한다.
미국정부는 1919년 이곳을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에서 가장 깊은 곳은 파월 호에서 미드 호까지
강을 따라 뻗어 있는 약 90㎞의 협곡이다. 협곡의 전체 빛깔은 붉은빛이지만
각각의 지층은 독특한 색조를 띠고 있다.
<포털싸이트 다음에서 발췌>
그 동안 국내에서 TV영상으로만 보아 왔던 그랜드캐년을
내발로 걸어와서 내 눈 앞에서 보게 되다니
어찌 감격하지 않을 수 있겠가....
감동이 물 밀려오듯이 밀려 온다
모두들 포인트를 골라 아찔한 언덕위에서 협곡을 배경으로
인증사진 남기기에 여념이 없다
두곳의 포인트에서 거대 협곡을 감상하고 나서
대장님께서 미리 점찍어 두었던 명소 포인트로 가려고
차를 타고 이동을 하는데
가고자 하는 포인트 입구에 바리게이트가 쳐져 있어 들어가지 못하고 되돌아 니온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 가는 시간에
공원을 빠져 나와 예약해 둔 캠핑장으로 가다가
내일 협곡의 속살인 콜로라도강 까지 내려가는 트래킹 입구 포인트를
미리 가보고 돌아 오기로 한다
차를 돌리고 오룩스맵을 보면서 입구 포인트에 도착 한 후에
주차공간까지 미리 둘러보고 켐핑장으로 돌아와
체크인을 하고 만찬준비를 한다
캠핑장에서 저녁을 먹었는데도 시간이 이르다
소화나 시켜 볼까 하고 캠핑장을 한바퀴 빙 둘러보는데
야생 엘크무리가 캠핑장을 점령햇다
수컷 한마리에 십여마리의 암컷무리가 캠핑장 안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내일 일정이 빠듯하게 돌아간다
일행 모두 새벽 3시에 캠핑장을 출발하여 미리 점 찍어 두었던 트래킹입구에서 시작하여
그랜드캐년을 가로질러 흐르는 콜로라도강까지 내려서야만 한다
거리는 왕복20km가 넘고
트래킹 소요시간도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13시간에서 15시간까지 걸린다고 한다
일찌감치 텐트속으로 들어가 잠을 청한다
다음날 새벽2시경...
다들 잠을 깨고 나와 트래킹 준비를 한다
간밤에 만들어 두었던 주먹밥과 과일
그리고 생수, 이온음료, 쵸컬릿, 사탕등을 배낭에 넣고
차를타고 이동한다
트래킹입구에 도착하니 정확이 03시경이다
등산화 끈을 조여매고 머리에 불을 달고 아스팔트 길을 따라 십여분 올라가니
트래킹 입구이다
반려동물 출입금지 표지판이 보이고 트래킹 전용구간이다
ON Trails...
대개의 경우 트래킹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 갔다가 내려 오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랜드캐년의 트래킹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 갓다가 올라 와야 한다
출발하는 지점의 해발고도는 약 2350m이고 콜로라도 강까지는 약 1500여m의 고도를 낮추어야 한다
지리산 중산리 해발고도가 역 600m이고 천왕봉의 고도가 1915m이니
약1300m의 고도를 올렸다가 내려오는 경우라면
그랜드캐년은 2350m의 높이에서 1500여미터를 내려섯다가 다시 올라와야 하기 때문에
거리도 멀고 힘이 더 들 수밖에 없었다
어디에서 들었는데
이곳의 원래 주인인 인디언들은 거대한 산이 거꾸로 서 있다고 생각을 햇다고 하더라
그래서 우리와 반대개념으로 산을 올랏다가 내려온다고 생각햇던 모양이다
다행인것은 등로가 약 1.5미터 정도의 폭으로 넓게 잘 정비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 특이한 것은 등로에 말똥 비슷한 많은 동물의 배설물이 많았는데
네팔의 히말라야 트래킹 로드와 같았다
나중에 알고보니 콜로라도강가에 있는 캠핑촌에 물건을 실어 나르는
뮬러라고 하는 노새의 배설물이었다
보름달이 훤하게 비추는 시간에 랜턴을 켜고 조심조심 길을 따라 내려선다
자칫 실수라도 하여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수천길 낭떨어지로 떨어져 뼈도 못 추릴것 같은 협곡이다
3시간 가량 내려서니 서서히 여명이 밝아 오고
햇살이 비치는 반대편 직벽에는 불게 타는 듯환 아름다움이 묻어 난다
<파노라마 샷>
대략 5시간 넘게 내려선 시간에 어느 포인트지점에서
대장님이 결단을 내리신다
콜로라도강까지 내려갈 자신이 있는사람과
다시 돌아서서 올라갈 사람으로 나누어 진행을 해야 일정에 차질이 없기 때문이다
모든 인원이 다 처음 계획 한대로 진행 햇다가는
탈진하는 분도 분명 있을 것이라
개인별 체력 안배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조치일 수 밖에 없었다
대장님과 기동이 그리고 나와 설화가 끝까지 가기로 하고
나머지 분들은 원점으로 돌아 가기로 하고
식량분배를 하고 잠시 이별을 한다
이제부터 내려서는 길은 더욱 지그재그로 변한다
일명 <스위치백> 구간이다
우리네와는 조금 다르게 유럽이나 미국을 비롯 한 남미에는
트래킹 길이 거의 스위치백 구간으로 만들어졌는데
힘은 조금 덜 들지 모르지만 거리가 길게
늘어나기 때문에 결코 수월 하다고는 말 할 수 없다
또한
자동차와 자전거가 다니는 2차선 도로에도 이런 구간이 있는데
이런 곳은 <헤어핀>구간이라 부른다
구불구불한 모양이 여성의 머리핀과 닮았기 때문이다
얼마를 내려 섯을까...?
콜로라도강이 서서히 시야에 들어 왓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콜로라도 강이 살짝 보인다
거의 7시간 가까이 내려 왓나 보다
마침내 콜로라도강이 바로 나의 코 앞에서 굉음을 내면서 우측에서
좌측으로 흘러 간다
또 다시 감동의 물결이 밀려온다
강물은 보트를 탈 수 있는 잔잔한 물결을 이루다가 어느덧 여울을 지날 때에는
엄청난 굉음을 울린다
왼쪽으로 훌러가는 저 콜로라도의 강물은 그제께 보았던 후버댐에 모여 들어서
또 다른 쓰임새를 위해 기다릴 것이다
수많은 헬리콥터들이 켐핑촌까지 내렸 다가 날아 오르곤 한다
캠핑촌 주변의 트래킹족들을 보니 나이 지긋하게 드신 노인분들들도
가족의 손을 잡고 다니고 하시는데
곰곰히 생각 해보니 그랜드캐년에 헬기투어 하시는 분들인 듯 싶었다
그러고 보니
그랜드캐년을 보는 방법에선 헬기투어와 경비행기투어 그리고 우리들처럼
두발로
오롯이 걷는 투어가 있었다
우리도 경비행기투어 시도해 보려다가 여건이 맞지 않아서 생략했다
우리 네사람은
콜로라도강까지 내려오기는
잘 내려 왓다마는
이제 올라 갈 일이 태산처럼 걱정이 크다
한낮의 기온이 만만치 않고
먹은거 부실하고
물도 부족하다
거리는 멀고
올라가는 시간은 내려온 시간보다 더 걸릴 것이 뻔한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다행인 것은 간간히 시원한 바람이 불어 준다는 것이다
해발고도를 1500여 미터를 내려 섯다가 2350미터 까지 치고 올라 가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몸은 점점 지쳐만 가고
무겁지 않은 배낭인데도 어깨는 아파오고
목은 타 들어가고
물은 부족하고
배도 고프다
기동이는 무릎 아프다고 걱정 항거슥 해 쌋터만 약사형님이 준 알약 2개 먹더니
뮬러 처럼 빨리 올라가 어느새 시야에서 사라진다
그기에다 미국 오기전 꾸준한 걷기운동 덕분에 더 잘 올라 갈 수 있었던 것 같았다
많이 걷는 자가 최고다
암만...
나는설상가상으로 설화배낭까지 겹쳐 메었다
눈섭이라도 떼 놇고 싶은 심정인데
빈가방이라도 두개 메고 보니 중압감은 이루 말 할 수가 없다
사진 찍으면서 뒤에서 올라 오시는 대장님도 많이 힘겨워 하는 모습이다
물이 모자라서
입에 한모금 넣고 한참동안 입을 적신 후에 목넘김을 한다
2/3가량 올라 왔지 싶었다
젊은 청년 둘이서 영어로 질문을 하는데 잘 알아 듣지는 못해도
대략 강까지 갓다 오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냐고 물어보는 것 같아서
가지 말라고
No No 라고만 답햇다
그랫더니 한참 후에 따라 올라 오는데 한국말로 서로 얘기를 주고 받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남아 있던 쵸컬릿 하나 주니 엄청 고마워 한다
대전에서 왓다고 햇던가 싶다
산행기간 13시간을 채우고서야
나와 설화는 원점에복귀할 수 있었다
기동이는 우리보다 40여분 빠르게 올라서 기다리고 있었고
대장님은 언제 도착할지 알 길이 없다
오룩스맵을 가지고 계시니 별일 없이 주차장으로
오실것이라 생각하고
우리 셋은
십여분 걸어 내려와 주차장으로 돌아 와서 차에 있던 생수로 목도 축이고 휴식을 취한다
거의 한시간 가량 기다리니
목소리가 쉬어 버린 대장님이 차를 가지고 입구로 나오라 한다
차를 몰아 통제선이 있는 공원입구에서 한참을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으신다
수차례 통화하면서 차를 몰고 이리저리 왓다갓다 반복을 하고
첫 전화 받고서 30여분이나 지난 시점이 되어서야 대장님을 만날 수 있었다
일행들 사진을 찍어주기 위해 그 무거운 삼각대까지 질머지고 다녔으니
지치고 힘들수 밖에....
가만히 추측을 해 보니
피로에 지친 대장님께선 아마도 방향 감각을 잃어 버리시고
오룩스맵도 잊어 버린채
처음 출발햇던 포인트를 놓치신게 아니가 싶다
저 멀리 걸어 오시는 모습이 곧 넘어질 듯 불안해 보였다
감기 걸린것도 아닌데 목소리는 완전 딴사람....
우여곡절 끝에
캠핑장으로 돌아오니
모두들 놀라워 하면서 일렬로 늘어선 채 존경의 거수 경례를 붙여준다
참 쑥스럽구로...!!!
얼마나 배가 고프고 술이 고팟던지 씻을 생각도 없이
먼저 오신분들이 차려 주는 맛잇는 저녁밥과
소주를 마신다
그제서야 사물이 제대로 보인다
그렇게 또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그랜드캐년을 빠져 나오면서
좋은 포인트에서 캐년을 보고
캐년과 이별을 했다....
아.. !!!!!
그랜드캐년에서 꿈 같은 이틀 밤을 보냈다.......
그랜드캐년 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