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드디스크의 개발역사는 PC의 역사보다 오래되어 컴퓨터에 사용된 가장 오래된 장치라 하겠습니다.
이러한 HDD의 구조와 원리를 조금 더 알아보려고 합니다.
하드디스크의 구조
하드디스크가 개발되어 PC에 장착되고서부터 현재까지 HDD의 기본적인 구조와 원리는 처음 개발 당시부터 지금까지도 크게 변한 것이 없습니다. 데이터가 저장된 고속으로 회전하는 플래터 위를 미세한 간격을 두고 헤드가 움직이면서 데이터를 읽거나 쓰게 되는 구조입니다.
하드디스크는 내부의 장치를 보호하는 케이스로 밀봉되어 있는데, 케이스를 분해해서 열어보면 그림과 같은 구조를 볼 수 있습니다.

플래터(Platter)

플래터는 흔히 '원판', 혹은 '디스크'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자성을 띠는 산화금속 막을 얇게 도장한 동그란 금속판으로 데이터가 저장되는 부분입니다.
이 플래터 위를 헤드라고 하는 장치가 움직이면서 저장된 데이터를 읽고 쓰게 됩니다.
산화금속 막을 논리적으로 나누고(partitioning) 위치를 지정(formatting)하면 정보를 저장할 수 있게 됩니다.
플래터에 도포된 산화금속막은 매우 약하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흠집이 생기곤 합니다. 이렇게 표면이 손상되면 이것을 '물리적인 배드 섹터'라고 하는데, 이런 현상이 발생하면 정상적으로 데이터를 읽고 쓰는데 장애가 발생하게됩니다.
참고로 배드 섹터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는데, '물리적인 배드'와 '논리적인 배드 섹터'가 바로 그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플래터의 표면에 충격으로 인하여 발생한 배드 섹터를 '물리적인 배드섹터'라고 하며, 운영 체제나 소프트웨어에 의해서 하드디스크의 일부를 데이터를 기록하지 못하는 부분으로 지정되는 때가 있는데, 이러한 경우를 '논리적인 배드 섹터'라고 합니다. 논리적인 배드 섹터의 경우 로우레밸 포멧을 해주고 인터리브 값을 재조정 해주면 대부분 복구할 수 있습니다.
스핀들 모터(Spindle Motor)
플래터를 회전시키는 모터로서, 브러시리스 모터를 이용하여 구동하기 때문에 모터의 제어회로가 따로 필요합니다.
초기에는 샤프트를 쇠구슬로 지지하는 방식의 볼 베어링(Ball Bearing)을 사용했습니다. 볼 베어링은 적은 부분이지만 샤프트와 마찰이 존재하고 이로인해 소음과 진동이 발생합니다. 이때 발생되는 진동을 NRRO(Non Repeatable Run Out)라고
하는데 이 진동은 하드디스크의 트랙밀도를 높이는데 장애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이후에 볼 대신에 유체를 사용하여 볼의 마모로 인한 수명 문제가 개선된 유체 베어링(Fluid Dynamic Bearing)이 개발되면서 동압 유체 베어링으로 대체되었습니다. 유체 베어링은 원심력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금속 마찰이 없고, 고속 회전일수록 안정감이 상승하며 소음과 진동이 적습니다. 또한 디스크의 고속 회전이 볼베어링보다 순조로와 하이엔드용 하드디스크 제품에 우선적으로 채용되었습니다. 서버용 15000rpm이상의 하드디스크는 유체 베어링 덕분에 탄생한 것이죠. 동압 유체 베어링이 적용되면 거의 완전하게 원형 회전을 할 수 있어 트랙 밀도를 높일 수 있게 되었고, 더욱 빠른 회전수를 구현할 수 있어서 하드디스크의 동작 속도도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액츄에이터 암(Actuator arm)
액추에이터를 통해 구동되며, 암의 끝에는 입출력을 위해 헤드가 달려 있습니다. 플래이트는 위.아래 양면을 사용하여 데이터를 기록함으로 플레이트 한 장 당 두 개의 액츄에이터 암이 배당되지만 두 장의 플래이트는 사이의 액츄에이터 암을 공동으로 사용합니다. 대신 각 플래이트를 읽고 쓸 수 있는 헤드를 양쪽으로 두 개 달아서 작동합니다. 액츄에이터 암을 움직이는 액츄에이터는 초창기에는 스테핑 모터로 구동하여 데이터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헤드 파킹이 필요하였으나, 현재는 음성 코일 방식으로 액추에이터가 구동되어 하드 디스크의 전원 공급이 중단될 경우에는 스핀들 모터의 관성으로 헤드가 자동으로 제자리로 파킹되기 때문에 헤드 파킹은 더이상 필요하지 않습니다. 액츄에이터는 linear motor(리니어 모터, 선형 모터)를 사용하는데, 이 모터는 수평으로 선 운동을 합니다. 헤드가 부착된 암과 그 반대편의 코일이 감긴 모터 부분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 중앙에는 축이 있어 각기 반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선형 모터가 왼쪽으로 움직이면 헤드는 오른쪽으로 이동합니다.

헤드(Head)
데이터를 읽고 쓰는 헤드는 플래터를 회전시키는 스핀들 모터가 작동 할 때, 내부 공기압의 작용과 제어회로를 통해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부상하여 데이터를 읽거나 기록하게 됩니다. 헤드와 플래터 표면과의 간격은 머리카락 굵기보다 작은 간격(약 0.1~0.5 미크론 정도)으로, 헤드가 부상되지 않은 상태에서 스핀들 모터가 작동될 경우에는 플래터에 손상을 주어 베드 섹터등의 복구가 불가능한 문제로 번질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헤드의 수는 플래터 수의 두 배입니다. 한 장의 플래터는 두 개의 면이 있으므로 각 면에 하나씩 2 개의 헤드가 필요한 것입니다. 따라서 2 장의 플래터로 구성한 HDD에는 모두 4 개의 헤드가 있습니다. 헤드를 만드는 기술은 시대에 따라, 회사에 따라 변해 왔는데, Giant Magnetic Resistance(거대 자기 저항) 방식의 GMR 헤드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고, 수직 기록 방식으로 바뀐 요즘은 Tunnel Magnetic Resistanc 방식의 TMR 헤드도 쓰이고 있습니다.
헤드의 기록 방식에는 수직 기록 방식과 수평 기록 방식이 있습니다. 수직 기록 방식은 수직으로 데이터를 기록하기 때문에 수평 기록 방식에 비해 플래터당 기록 밀도를 훨씬 높일 수 있으며, 자성의 손실이 거의 없어 데이터의 수명이 더 깁니다.


카트리지(Cartridge)
카트리지는 플래터, 스핀들 모터, 헤드, 액츄에이터를 밀봉하는 알루미늄 주물(diecast) 케이스를 말합니다. 카트리지는 내부의 정밀 부품(특히 헤드와 플래터)에 먼지나 기타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완전히 밀폐하며 위 판과 아래 판 사이에 고무줄을 넣어 진동을 방지합니다. 카트리지 재질로 알루미늄을 사용하는 이유는 가공하기 쉽고 모터에서 발생한 열을 빠르게 전도하기 때문입니다.

<하드디스크의 뒷면>
회로기판(PCB)
HDD 하부에는 회로기판(PCB)이 달려있습니다. PCB에는 전원용 커넥터, 신호용 커넥터, 점퍼용 핀(IDE의 single/master/slave 선택 또는 SCSI의 ID 선택에 사용), BIOS, control chip, buffer memory, LED 등 많은 부품들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회로기판은 방열, 수리따위의 목적으로 노출한 형태가 많아서 동작 중에 실수로 금속 물체를 떨어뜨리거나 물을 쏟으면 고장 나기 쉽습니다.
숨구멍(Breather Filter Hole)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데이터를 기록하고 읽어드리는 헤드는 플래터와 직접적으로 접촉하는것이 아니라 허공에 뜬채로 동작하고 있습니다. 이 플래터와 헤드 사이의 공간은 쉽게 이야기해서, 담배연기 보다는 1/30 정도, 머리카락보다도 1/100 정도의 틈새로 이러한 공간사이에 아주 미세한 먼지 하나라도 들어가게 되면 마치 거대한 바위덩어리가 들어와서 쿵쾅거리고 플래터 표면을 망치고 다니는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이와같은 이유로 하드디스크는 반도체처럼 청정실(Clean Room)에서 제조가 된후 밀봉이 되고, 이때 청정실의 청정도는 1평방피트당 0.5 마이크론의 먼지입자가 100개 미만인, 클래스100 이하의 작업실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러면, 이러한 고청정실에서 제조되는 하드디스크는 물리적으로 완벽하게 밀봉되고, 혹자가 생각하듯이 완전한 진공상태 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하드디스크에는 숨구멍(Breather hole 또는 Breathing hole)이라는 것을 반드시 가지고 있으며, 이곳을 통하여 하드디스크 안에서 더워진 공기의 배출과 하드디스크 내부의 응결(습기)방지, 그리고 하드외부와 내부의 기압차로 생길수 있는 헤드의 하강을 방지하게 되는것입니다.

그래서 이 구멍을 혹시라도 사용자가 실수로 막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숨구멍 옆에 경고문구를 적어둡니다.
하드디스크를 관심있게 살펴본 사람이라면 이쯤에서 한번쯤 하드디스크 위에서 보았을 "DO NOT COVER THIS HOLE" 라는 문장이 떠오르실것이며, 반항심 에서라도 숨구멍을 막고싶었던 마음이 싸악~ 사라지셨으리라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