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게된 계기는 두 가지 이유에서이다. 첫째는 유투브에서 김영하 작가 강연을 들어본 적이 있어 책을 직접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둘째는 '여행의 이유' 제목에서 누구나 여행을 꿈꾸고 대중화한 여행을 작가는 그 이유를 뭐라볼지 호기심이 일었기 때문이다.
코로나 때문에 빌리기가 힘든 것도 있었지만, 책 예약을 해 중앙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책을 읽으며 작가는 다양한 지식과 체험이 있어야 함을 깨달았다.
책을 읽으며 공감했던 부분은 작가가 책을 찾다 못 찾고 인터넷에 주문을 해 보는게 빠르다는 부분이었다. 나도 서재에서 원하는 책이 어디에 꽂혀있는지 몇 시간을 찾다 못 찾던 경험이 잦았다. 문예창작 이숙영선생님의 '보석을 찾는 마음'책 사인을 받으려 찾다가 못 찾고 새 책을 그냥 받았던 기억이 있다.
'호텔 '부분에서도 집에 있으면 다른 작가는 책을 찾아 글을 쓰고 있을 거란 강박관념에 힘들다는 면에서 수긍이 되었다. 자신이 게으르다고 느낄 때가 있는데, 그러면서도 마음이 불편할 때 이 부분이 와 닿았다.
김영하 작가는 캄보디아, 캐나다, 이탈리아, 뉴욕, 프랑스 등 자유롭게 세계 여행을 했는데 언어 소통에 문제가 없으니 가능했지, 언어 면에선 대단하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했다. 작가가 세계 어느 나라에서 살든지 영어나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 언어에 자유롭거나 그 생활을 버티어낼 용기가 있어야 가능할 것이다.
'파리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다...파리에 대한 환상으로 여행을 떠난 일부 일본 여행객들은 파리가 자신들이 상상하던 것과 매우 다르다는데 심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온갖 불쾌한 냄새들..'
이 부분을 읽으며 내 자신의 2016년 6월 가족 프랑스 여행 때가 생각났다. 엘리베이터가 없어 무거운 여행 가방을 남편이 양손에 들고 낡은 계단을 올랐던 기억이 났다. 에펠탑이나 샌강 유람선은 좋았지만, 그 곳에 가는 시설이 낡았고 불쾌한 냄새들로 평소 동경하던 파리의 이미지가 깨졌던 기억이 있다.
대학 때 프랑스어 전공이어서 딸 앞에서 근사하게 불어를 하고 싶었지만 , 다른 외국 아이들 앞에서 한마디도 못 하였다.
한 번은 남편이 2017년 아이슬란드를 여행한다고 했다. 나와 같이 가자고 했지만 언어 통역이 자유로운 후배와 간다기에 어쩔 수 없이 보내줄 수 밖에 없었다. 나의 덜 자유로운 언어 능력을 애통해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세계 여행이 자유롭게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실력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꼈다. 핸드폰 통역기라도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게 알아야 겠다.
구글은 전 세계 유명 미술관을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오래전부터 운영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구글 아트 앤 컬쳐 앱이나 웹사이트로 들어가면 마치 실제 둘러보는 것처럼 360도로 가상 체험할 수 있다.'
결혼 20주년 기념으로 2018년 스페인, 포르투갈 여행을 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미술관을 시간에 쫓겨 빨리 봤는데, 이 사이트로 들어가봐야겠구나 떠올랐다.
마지막 문장은 ' 일상으로 돌아올 때가 아니라 여행을 시작할 때 마음이 더 편해지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나와 같은 부류의 인간일 것이다. 이번 생은 떠돌면서 살 운명이라는 것, 귀환의 원점같은 것은 없다는 것, 이제는 그걸 받아들이기로 한다.'이다.
우리는 때로 지루함을 벗어나 일상을 떠나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꿈꾼다. 시간, 경비 등 이것 저것을 따져 여행을 가기도 하고, 무작정 떠나기도 한다. 여행을 통해 '바람처럼 자유로운 영혼'을 꿈꾸기도 한다.
'여행은 나에게 무엇이었나, 나는 그 무엇보다 우선 작가였고 그다음으로는 역시 여행자였다. 여행이 내 인생이었고, 인생이 곧 여행이었다...지구에서의 남은 여정이 모두 의미있고 복되기를 기원해본다. 2019년 4월'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를 읽고 마음에서 스스로 일어나 강요가 아닌 자유로움을 느꼈다.
나 자신의 수많은 감정을 대하듯 훌훌 떠날 수 있는 용기 있는 '여행의 이유'가 그렇게 와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