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교육부가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2014년도 업무추진계획’을 밝혔다는 내용을 인터넷뉴스로 봤다. 주요 내용은 생략하고, 추진 방향은 학생ㆍ학부모가 체감할 수 있는 사교육비 부담 경감이 절실한 데다, 지식ㆍ입시 위주 교육에 따른 인성과 도덕성 교육이 부족하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
교육에 대한 교육정책 입안자들의 현실 인식은 늘 제대로 하고있는 것 같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무엇인지도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다만 손을 대지 않으려 할 뿐이다. 손을 댈 수도 없거니와 손을 대면 다치니까. 일부에 해당하겠지만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좋을 수도 있겠다(!)
그래서 이 땅의 교육이 총체적으로 난맥상이란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해결할 수도 없다. 소통없이 이념으로 가르기만 하는 정치, 경쟁만 외치는 신자유주의적 경제, 바로잡히지 않은 현대사 흐름에 따라 형성된 시민의식(!) 등 여러 분야와 교육은 매우 민감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러니 누가 교육을 개혁할 수 있으랴. 그래서 교육정책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만큼이나 쓸데없는(!) 짓도 없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그런 시각에서 교육정책 전반에 대한 얘기는 생략하고 입시 관련 부분만 짚어보고자 한다.
1. 외부 '스펙' 차단
교육부는 오는 2015학년도 대학 입시의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토익·토플 등 공인어학성적을 비롯한 외부 '스펙'을 자기소개서에 쓰면 서류 전형 점수를 0점 처리하겠다고 한다. 참고로 학생부 종합전형은 기존의 입학사정관제와 비슷한 걸로 보면 된다. 비교과 중심 전형이다. 교과 중심의 전형은 학생부 교과전형이다. 입시제도에 밝은 사람이야 상식이겠지만 대부분 자녀의 나이에 따라 입시에 관심을 갖게 되니 매우 생소할 수 있는 용어다. 입시관련 용어가 너무 자주 바뀌기도 한다.
'스펙'에 의한 변별을 막으면 대학은 어찌 대응할까? 자사고,특목고,교육특구 학생들을 전국의 일반고 학생들과 동일한 선상에 두고 선발할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강력하게 막는다고? 막아서 성공할 수 있다면 훨씬 이전에 대학서열이 사라졌겠다. 대학은 기필코 우수학생 변별 방법을 궁리해낼 것이다. 물론 사교육이 제안(!)하거나 대비할 것이다. 비교과 전형은 일부 특기자를 제외하고는 만들어지는 전형이다. 부모가 시간과 돈과 지식(적어도 입시에 관한)을 갖추고 있는 경우 상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진짜 특기자만을 위해 축소해야 한다고 믿는다.
2. 국·검·인정제도 검토
문·이과 통합형으로 개정되는 국가교육과정 총론의 핵심사항과 한국사를 포함한 전 교과목의 국·검·인정 등의 교과서 체제가 오는 7월 발표된다고 한다. 왠지 특정과목에 대한 기존 검정제도를 취소하고 국정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도로 읽혀진다. 양치기 소년한테 수도 없이 속아본 농부(^^)는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안믿게 된다.
3. 수능영어를 쉽게 출제하기
수준별 수능이 폐지되는 수능영어 영역에서 출제범위를 줄이고, 지문 길이를 줄이고, 난도가 높은 '빈칸 채우기' 문항 수를 줄이는 등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하겠다고 한다. 한 문제 틀려서 3등급이 나오는 일 생기겠다^^ 우수학생 선발에 대학 명운을 거는 이 땅의 대학들이 영어영역에서 변별력이 없어지면 어떤 일이 생길까? 국어, 수학 영역으로 변별력을 확보하거나 면접 형식으로라도 우수학생을 가리려고 하지 않을까? 풍선효과(한쪽을 누르면 나머지 쪽이 팽창)가 생겨나겠지.
4. 혼자 중얼거리기!
나는 수시를 최소화했으면 좋겠다. 수시의 근본적인 취지는 이해한다. 모든 아이들이 국,영,수 재능 만으로 비교하는 건 잘못이니까. 하지만 그 제도를 '활용' 아닌 '이용'하려는 사람들을 사전에 억제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특별한 재능을 만들어 장착시켜 주는 것이 어렵지 않은 세상이니까. 수시 비중 최소화가 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수시로 해본다.
나는 수능시험을 어렵게 출제했으면 좋겠다. 서열화된 대학 입맛에 맞게 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어차피 상대평가 아닌가? 시험점수 올라간다고 등급이 올라가는 것도 아닌데. 그래야 대학도 선발기법의 변형 연구도 줄어들 것이고 평범한 아이들의 입시대비가 예측가능해지리라고 본다. 그게 개천에서도 용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수능시험이 변별력을 잃어버리면 대학은 새로운 변별방법을 내놓게 되는데 '개천에 사는 아이들'은 그게 더 어렵다. 지방 중도도시나 시골에 사는 학생들과 대도시에 살지만 부모가 돈, 시간, 입시정보 지식을 갖추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학과목 들이파는게 제일 수월한 길이다. 아! 수월하다는 건 우수하다는 수월(秀越)이 아니라 쉽다는 뜻이다. 참 맘에 안드는 교육용어임.
쉽게 출제해야 하는 과목도 번짓수가 틀렸다. 영어가 아니라 수학이다. 공부 시간이 가장 많고, 수포자를 가장 많이 양산해서 무력감만 뼈저리게 자각하게 하는 과목, 수학 말이다. 무능력을 처절하게(중고등 6년이면!) 내면화해서 평생을 수동적으로 순응하며 살게 하려는 깊은 뜻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수학이야말로 출제범위를 줄이고 쉽게 내야 한다. 대학 이공계나 경제학과 등 수학이 필요한 학과 때문인지 서울 상위권 대학의 학생선발 변별력 확보를 위해서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다만 그대로 두기에는 너무 많은 아이들의 인성을 파괴한다. 수학은 쉽게 내야 한다. 범용성이 큰 영어를 어렵게 내서 변별력을 확보하더라도.
영어사교육 시장이 제일 크다고? 산 속에 살며 단 한번도 학교, 학원에 가서 영어를 배우지 않은 아이도, 그것도 스트레스 받지않고 공부해서 수능영어 만점 어렵지 않게 받았다. 어떤 아이는 중3 때 고1 3월 모의고사로 영어 8등급에서 7개월 만에 4등급이 나온 경우도 있다. 당연히 혼자 공부해서다. 영어에 돈이 가장 많이 들어간다고 하는데 영어가 언어라는 점, 언어는 쉽게 그리고 많이 노출되어야 한다는 점만 이해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영어노래, 애니 등에 노출하면 된다. 굳이 돈많으면 캐나다, 돈적으면 필리핀 가지 않아도.
입시제도의 변화를 지켜보다 보면 정말이지 궁금해지는 것이 하나 있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건지 눈가리고 아웅하는 건지가.
*** 아래 사진은 강원도 산골에서 학교교육, 사교육, 영어권여행 경험이 전혀 없이 6년간 홈스쿨링한 아이의
평가원모의 및 수능 성적
(핑크색 표기부분은 100분위로 만점받아도 만점자가 많으면 100이 아닌 99로 표기될 수 있음)
첫댓글 음... 명확히 배우지 않아서 이해하기는 좀 어렵네요... ㅠㅠ
하지만 영어, 수학부분은 이해가 되요~ ㅎㅎ
영어가 수학에 비해서 어렵지 않은 편인데 수학이 아니라 영어를 더 쉽게 한다니...
글을 읽을 때 이해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었어요..
영어가 수학보다 쉬우니 영어를 쉽게 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 성적 통지표에 만점자가 많다고99점으로 표시하는 것은 않좋다고 생각합니다.
수능을 쉽게내도 문제가 되는군요,,
그렇게된다면 변별력이 없어지고 다른것들이 문제될수 있겠어요,,
저도 수학을 쉽게 내야한다는 아저씨 말에 동의 합니다
저도 여기와서 공부하면서 왜 영어에돈을 들이는지 모르겠어요..
제동생도 학원을 많이 다니지만..
프리리스닝..그걸해서 자원이언니가 1등급을 받았다니..역시 혼자 스스로 공부하는게 역시 답(?)인 것 같아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