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생경(本生經) 남전부 四
동국역경원 발행
불기 2560. 5. 1
제 九 편
四三八. 자고새의 전생 이야기 (팃티라 · 쟈아타카)
[보살 - 자고새]
머 리 말
이 전생 이야기는 부처님이 영축산에 계실 때,
부처님을 죽이려고 돌아다니는 제바달다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그 때 비구들은 법당에 모여
[법우들, 저 제바달다는 부끄러움도 모르고 비루한 사람이다.
그는 저 아사세왕과 결탁하여 활장이를 추근거리기도 하고 바위를 굴리기도 하며 혹은
나라기리(코끼리)를 놓기도 하면서 가장 덕행이 있는 부처님을 해치려고 온갖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하며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때 부처님은 거기 오셔서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지금 무슨 이야기로 여기 모여 있는가.]고 물으셨다.
비구들이 사실대로 사뢰자 부처님은
[비구들이여, 제바달다가 나를 죽이려고 돌아다니는 것은 지금만이 아니요,
전생에도 그러했다.
그러나 그는 나를 두렵게 하기 조차 하지 못했다.] 하고 그 과거의 일을 말씀하셨다.
본 말
옛날 범여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어떤 유명한 스승은 바라나시에서 오백 명의 젊은 바라문에게 학문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는 어느 날 마음속으로
「나는 여기 있으면 장애가 많아 제자들 교육도 충분히 되지 않는다. 설산지방의 숲으로 들어가 거기서 살면서 가르치기로 하자.」 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제자들에게 이야기하여 깨 · 쌀 · 기름 · 옷 등을 준비시켜 숲으로 들어가, 큰 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선인의 초막을 짓고 거기에 자리를 잡았다.
제자들도 각기 초막을 지었다.
그래서 제자들의 친척이 쌀을 보내 주었다.
그리고 그 지방 주민들도 유명한 스승이 어떤 장소에서 학문을 가르친다는 말을 듣고 쌀 등을 보내 주었다.
또 그 숲에 사는 이들도 물건을 보내 주었다.
또 어떤 사람은 우유를 짜 먹도록 하기 위해 한 마리 송아지와 한 마리 젖소를 보내었다.
그런데 그 스승이 사는 초막 가까이 두 마리 새끼를 가진 도마뱀이 살고 있었다.
또 사자며 호랑이도 그 스승을 섬기고 있었다.
또 자고새 한 마리가 거기 살았는데, 그는 그 스승이 제자들에게 가르치는 성전(聖典)을 듣고 세 가지 베다를 모두 외웠다.
제자들은 그 자고새와 매우 친해졌다. 그 뒤에 제자들이 아직 학문을 완전히 마치기 전에 스승이 죽었다.
제자들은 그 시체를 화장하고 모레로 무덤을 만든 뒤에 갖가지 꽃을 바치며 슬피 울었다.
그 때 자고새는 그들에게 왜 슬피 우느냐고 물었다. 그들은
[우리가 아직 학문을 마치기도 전에 스승님이 돌아가셨는데, 어떻게 울지 않겠느냐.] 고 하였다.
[만일 그런 일이라면 걱정할 것 없다. 내가 대신해서 가르쳐 주리라.]
[너는 어떻게 그것을 아는가]
[스승님이 그대들에게 가르치는 것을 듣고 나는 세 가지 베다를 다 외우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다고.] 자고새는
[그러면 그대들은 잘 들어라.] 하고,
마치 산꼭대기에서 물을 쏟는 것처럼 그들에게 그 요소요소를 설명해 주었다.
제자들은 기뻐하고 만족하여 이 현명한 자고새 밑에서 공부하였다.
그는 저 유명한 스승의 자리에 앉아 그들에게 학문을 가르쳤다.
제자들은 그를 위해 황금 장을 만들고 그 위에 일산을 씌운 뒤에 황금 그릇에 꿀과 볶음쌀을 담아 그에게 바치고 또 갖가지 꽃을 올리면서 크게 존경하였다.
그래서 자고새가 삼림지방에서 오백명 제자들께 성전을 가르치고 있다는 소문이 온 세계에 퍼졌다.
그 때 인도에서는 산상집회
(山上集會)와 같은 큰 축제가 열린다는 소문이 전해졌다.
부모들은 그 제자들에 그 축제를 구경하러 오라고 사람을 보내었다.
제자들은 그 사정을 자고새에게 알리고는, 자고새와 그 초막을 도마뱀에게 맡기고 제각기 집으로 돌아갔다.
그 때에 어떤 악덕 선인이 사방을 떠돌아다니다가 거기 왔다.
도마뱀은 친절히 그를 맞이해
[쌀과 기름과 기타 여러 가지 물건은 이러이러한 장소에 있습니다. 밥을 해 자십시오.] 하고 일러 두고는 그는 먹이를 찾아 나갔다.
그 선인은 아침 일찍 쌀로 밥을 짓고 두 마리 도마뱀 새끼를 잡아 맛나게 요리해 먹고,
낮에는 그 자고새와 송아지를 잡아 먹고, 저녁에는 젖소가 돌아오는 것을 보고 그것을 잡아 그 고기를 먹었다.
그리고는 나무 뿌리를 베고 누워 코를 골면서 자고 있었다.
저녁때가 되어 도마뱀은 돌아왔다.
그 새끼가 보이지 않으므로 사방으로 찾아 보았다.
그 새끼가 보이지 않으므로 그가 떨고 있을 때 목신(木神)은 그것을 보고 그 신력(神力)으로 나무 가장귀의 구멍에 서서
[도마뱀아, 그리 떨지 말라.
저 악덕 선인은 네 새끼와 자고새와 송아지와 젖소를 다 잡아먹었다.
너는 그의 목을 물어 죽여버려라.] 하며 다음 게송을 외웠다.
그가 얻은 음식이 많았는데
죄 없는 네 새끼까지 잡아먹었다.
너는 그 이빨로 그 목을 깨물어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게 죽여버려라.
그 때 도마뱀은 다음 게송을 읊었다
마음이 어지러워진 가혹한 사람
그는 기저귀처럼 두려워졌나니
나는 내 이빨을 세우려 하나
어디를 물어야 할 그 자리를 못보네
끊임 없이 그 틈을 엿보고 있는
은혜를 모르는 그런 무리들
이 온 세계를 다 준다 해도
그들은 만족할 줄 모르느리라.
도마뱀은 이렇게 말하고 다시 마음 속으로
「저 사람은 잠을 깨면 반드시 나를 죽일 것이다.」 생각하고, 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거기서 달아났다.
그런데 그 사자와 호랑이도 이 자고새의 친우였었다.
때로는 그들이 자고새를 찾아가기도 하고 또 때로는 자고새가 그들을 찾아가 설법하고 돌아오기도 하였다.
그 날 사자는 호랑이에게
[벗이여, 우리는 오랫 동안 자고새를 만나지 못하였다.
벌써 7, 8일이나 된다.
그대는 지금 가서 그 안부를 알아 보고 오라.] 고 하였다.
호랑이도 동의하였다.
마침 도마뱀이 달아난 그 때 호랑이는 거기 가서 그 선인이 자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선인 묶은 머리털 사이에는 자고새의 털이 섞여 있었고,
그 주위에는 젖소와 송아지의 뼈가 흩어져 있었다.
호랑이는 이 광경을 보고, 또 황금 장에 자고새가 없는 것을 보고
「이것들은 다 틀림없이 저 나쁜 선인에게 죽은 것이다.」 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호랑이는 발로 차서 그 선인을 깨웠다.
선인은 호랑이를 보고 두려워 떨었다. 호랑이는 선인에게
[너는 이들을 다 잡아먹었지] 하고 물었다.
[나는 죽이지도 먹지도 않았습니다.]
[이 나쁜 놈아, 네가 죽이지 않았으면 누가 죽였겠느냐.
자백하라. 자백하지 않으면 죽인다.] 하고 호랑이는 위협하였다.
선인은 죽음의 두려움에 떨면서
[나는 도마뱀 새끼와 송아지와 젖소는 잡아먹었지마는 자고새는 죽이지 않았습니다.] 하였다.
이렇게 선인은 여러 가지로 변명했으나 호랑이는 믿지 않고
[너는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다. 그는
[나는 가릉가국에서 행상(行商) 등 여러 가지 일을 하다가 오늘 여기 왔습니다 ] 하고 그가 지금까지 한 일을 모두 이야기하였다.
그 때 호랑이는
[이 나쁜 놈아, 네가 자고새를 죽이지 않았으면 누가 죽였겠느냐.
이제 너를 저 짐승의 왕인 사자에게 끌고 가리라.] 하고는
그를 앞세우고 위협하면서 갔다.
사자는 호랑이가 선인을 데리고 오는 것을 보고 다음 게송으로 그 까닭을 물었다.
수바후여, 너는 이 젊은이 데리고
왜 그처럼 바쁘게 돌아오는가,
이제 네가 무슨 할 일 생겼느냐
나는 묻노니, 너는 빨리 말하라.
이 말을 듣고 호랑이는 다음 게송으로 답하였다.
당신의 벗인 거룩한 자고새는
이제는 그대로 죽지 않았는가
이 나쁜 사람의 그 이력을 들으면
자고새의 좋은 소식 얻기 어려우리라.
그 때 사자는 다음 게송을 읊었다.
이 사람의 생활과 관련하여
범한 그 죄가 무엇이든 간에
그의 어떠한 고백에 의해
자고새를 죽였다고 의심하는가.
그 때 호랑이는 사자에게 다음 게송으로 설명하였다.
가릉가국를 행상하며 다녔고
막대기 들고 험한 길 걸었으며
그물 갖고 곡예사(曲藝師)의 무리속에 들었고
막대기 휘두르며 대중 앞에서 싸웠네.
새들을 잡아 먹고 곡식 분량 속이고
때로는 주사위놀이에 이겨 방종하게 지냈으며
어둔 밤에 나쁜 짓해 피를 흘렸고
보시 음식 받고는 손을 데었네.
이런 것들이 그 생활과 관련해
그가 행해 온 이력이거니
소도 송아지도 그에게 죽었고
자고새 털은 거기 남아 있었네
그러므로 저 자고새의 죽음은
그 때문이 아니고 그 누구 때문이리
그 때 사자는 그 선인에게
[그 어진 자고새를 죽인 이는 그대인가.] 고 물었다. 그는
[그렇습니다. 내가 죽였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그가 사실을 자백하는 것을 보고 사자는 그를 용서하려 하였다.
그러나 호랑이는
[이런 나쁜 사람은 죽여 버리는 것이 옳다.] 하고 그 자리에서 이빨을 세워 물어 죽여버렸다.
그 뒤에 그 제자들은 돌아왔으나
그 자고새가 없었기 때문에 슬피 울면서 그 곳을 떠났다.
맺 음 말
부처님은 이 법화를 마치고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제바달다는 전생에도 나를 죽이려 돌아다녔다.] 하고 다시 전생과 금생을 결부시켜
[그 때의 그 머리를 묶은 선인은 지금의 저 제바달다요,
그 도마뱀은 저 기사 · 고오타미요, 그 호랑이는 저 목건련이요,
그 사자는 사자불이며 그 유명한 스승은 저 가섭이요, 그 어진 자고새는 바로 나였다.]고 말씀하셨다.
득자량 사경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