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보다 더 잔악하고 사악한 동물이 이 지구 상에 또 있었을까?
동물이 사라지면 인간 또한 지구상 6번째 대멸종을 앞당길 뿐이다.
고대부터 현대 최첨단 무기까지 우리가 몰랐던 동물 착취의 역사.
진정한 진보는 동물, '타자'의 죽음과 고통을 거부할 때 비로소 이루어진다.
"전쟁은 지옥이다" 미국 남북전쟁시 월리엄 셔먼(1820~1891) 장군이 한 말이다.
전쟁은 정말로 인간 안에 악마를 풀어 놓는다 .
"전쟁은 잘해봤자 야만이다.
전쟁의 영광이라는 것은 모두 헛소리이다." 윌리엄 셔먼 장군
전쟁은 인간이 서로에게 합법적으로 가하는 야만적 행위에 대한 용납이다.
조직적으로 강간하고, 사지를 찢고, 마을을 불태우고,
부모에게 제 자식이 학살당하는광경을 지켜보게 하거나
심지어 직접 학살에 동참하게도 하지 않던가.
몇 해 전만 해도 인간의 전쟁으로 인해 동물이 겪는 고통은 별관심을 끌지 못했다.
노자 도덕경 - 34장 집대상 장을 올리면서 태국에서 성행하는 코끼리에 대한
파잔의식이라는 잔혹한 만행에 분노를 감출 수 없어 이 책을 추천하게 됐다.
지구는 인간만을 위해 창조되지 않았다.
만물은 서로 도와가며 스스로 그러하게 진화한 결과다.
전쟁과 관련해 동물에게 가해지는 위해는 다음과 같다.
부수적 피해
1991년 걸프전을 담은 사진 중에서 가장 잊히지 않는 것은 불타는 유정 언저리에 그을리고 부어오른 채 버려진 낙타들의 사진이었다. 샘물과 초목이 모두 기름으로 뒤덮였기 때문에 살아도 산 것이 아니다.
고의적 공격
1900년 대 초반, 세르비아 내전 때 군인들은 심심해서 더러는 초조해서 야생동물을 쏘아 맞추며 즐거워했다. 동물원에 갇힌 동물은 굶주리고, 두들겨 맞고, 불에 타고, 심지어 수류탄으로 공격을 받았다.
버림받는 동물
교전이 시작되면 들판에 가축이 버려진다. 반려동물인 개, 고양이, 물고기, 기니피그, 새는 사람들이 탈출한 후 아수라장이 된집에 남겨진다. 남겨진 동물은 굶주리고 목이 말라 울부짖지만, 무시무시한 총성과 폭발음만이 그들을 에워싼다.
최전선 희생물
고대 그리스로 거글러 올라가면 대격전을 치룰 때 인도코끼리를 이용했다. 최근에는 독일 셰퍼드가 낙하산에 매달린 채 아프가니스탄 내 탈레반 주둔지에 파견되어 적의 은신처를 찾아내기도 했다. 최근 동물 징집병의 시대가 열렸고 과거보다 훨씬 능숙하게 통제되고 조종된다. 가령 돌고래는 극도의 정신적 · 신체적 압박 아래 훈련을 받는다. 뇌에 전자장치가 이식되어 있는 쥐는 키보드 하나만 눌러도 쉽게 지시를 받고 벌과 보상도 받는다.
목차
서문 - 동물 학대 문제에서 결백하고 무고한 사람이 있을까? 콜먼 매카시
머리글 - 진보는 동물, ‘타자’의 죽음과 고통을 거부할 때에야 비로소 이루어진다 앤드류 타일러
들어가는 말 - 군·동물 산업 복합체를 소개하며 콜린 설터
1장 - 운송 수단부터 전쟁 미화의 상징까지 : 존 소렌슨(매니토바대 재해 연구부)
수천 년 동안 동물은 전쟁 수행의 필수 요소∥야생에서 포획하고, 동물원에서 징집하여 권력의 상징으로 이용하다∥개는 폭발물을 짊어진 채 적진으로 향했다∥전쟁에서 가장 널리 이용되어 온 동물은 말이다∥폭격이나 서식지 파괴를 통한 ‘부수적 피해’∥전쟁에서 말은 소모품이었고 당시의 참상은 홀로코스트였다∥전쟁에 동원된 동물은 전쟁 미화, 애국주의 고취에 이용된다∥종차별주의는 전쟁에 사용되는 동물을 동정하는 것도 못마땅하다∥군대 안에서 여러 이유로 지속되는 동물실험∥군대는 동물을 인간을 타락시키는 도구로 활용한다
2장 - 동물들의 최전선: 미군 의료 훈련 활동에서의 동물 착취 : 저스틴 굿맨(매리마운트대 교수), 샬린 갈라(인류학자), 이언 스미스(동물해방 활동가)
생체 훈련∥화학 사상자 훈련∥기관내삽관 훈련∥동물에 대한 상해와 살상의 사회적 기능∥동물 살상에 대한 턱없이 낮은 기준
3장 전쟁 무기로 이용된 동물들의 역사 애나 폴리나 모론
선사 시대 또는 기록 이전 시대 : 동물의 유해로 무기를 만들다∥고대 : 개, 말, 낙타, 곤충, 코끼리, 전쟁 무기가 되다 ∥중세 : 동물 없이는 전쟁이 불가능했다∥근세 : 무기로서 동물의 임무는 계속되기도, 대체되기도 ∥근대 : 동물은 전쟁 영웅이 되고, 돌고래는 전쟁 무기로 이용됐다
4장 - 전쟁 이후의 동물 줄리 : 안제예프스키(세인트클라우드주립대 교수)
비가시화와 제국∥비밀주의와 검열∥동물 억압∥동물에게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현대 전쟁의 핵심 양상은 무엇인가?∥제국주의는 끝없는 전쟁을 통해 동물 억압과 멸종을 가속화시킨다∥인간의 자연 파괴는 범지구적 갈등을 증가시킨다∥전쟁은 생물다양성 집중 지역에 편중된다∥환경전은 죽음의 서식지를 널리 퍼뜨린다∥현대 무기의 파괴적 위력은 생물 절멸의 포문을 연다∥난민은 전쟁이 동물에게 미치는 영향을 가중시킨다∥전쟁은 범지구적 문제에 쏟아야 할 자원을 유용한다∥환경전(화학 무기, 생물 무기, 방사능 무기, 폭발성 무기, 그 외 환경을 변형시키는 무기)이 동물에게 미치는 장기적 영향은 무엇인가?∥화학 작용제와 소이 무기∥생물전과 곤충전∥전쟁이 특정 동물 집단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멸종위기 동물과 멸종∥전쟁과 전쟁 후에 동물에게는 어떤 선택지가 있는가?∥야생동물 보호구역은 동물을 보호하는가, 오염을 보호하는가?∥국립공원은 동물을 위한 곳인가, 관광을 위한 곳인가?∥해답은 무엇인가
5장 - 인간 전쟁의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이 되다 : 라즈모한 라마나타필라이(펜실베니아대)
동물은 동등한 존재 그 이상이다∥가축화 : 새로운 지위로의 진화∥말의 운명∥개와 돌고래∥게릴라전과 야생동식물∥결론
6장 - 전쟁과 동물의 미래 : 빌 해밀턴, 엘리엇 카츠
유전자 변형 동물과 원격 조정∥사이보그와 군 동물실험의 ‘외주화’∥대중매체와 오락물에서 얻는 영감∥결론
결론 모든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비판적 동물과 평화 연구 앤서니 J. 노첼라 2세
동물을 상대로 한 전쟁∥인간끼리 벌이는 전쟁이 모두에게 영향을 끼친다∥에코 테러리즘과의 전쟁∥에코 테러리즘에 대한 녹색 범죄학의 관점∥전환과 전쟁의 종식
고대부터 현대 최첨단 무기까지, 우리가 몰랐던 동물 착취의 역사
미국산 무기는 무고한 민간인과 동물의 목숨 값을 담보로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개를 자살폭탄 테러범으로 훈련시키다
책에는 전쟁에 이용되는 동물에 관해 역사적인 대규모 동원에서부터 현대전의 좀 더 비밀스러운 작전에 이르기까지 두루 기록되어 있다. 보급품 운송, 인간 병력의 기동수단, 통신사, 무기, 의료 훈련용, 무기 실험용 등 동물들의 역할도 다양하다.
인간이 동물을 얼마나 잔인하게 이용했는지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 1차 대전 때 소련은 독일 탱크를 폭파시킬 때 개를 이용했다. 소련군은 탱크 밑에 음식을 두고 개에게 찾아서 먹게 하는 훈련을 시켰다. 그런 다음 굶긴 개에게 폭발물을 짊어지운 채로 전쟁터에 풀어놓으면 개는 음식을 찾아 독일 탱크 밑으로 기어 들어갔고, 그때 폭발물을 터뜨렸다. 개를 자살폭탄 테러범으로 훈련시킨 것이다. 이라크 반군 역시 같은 방식으로 개를 이용했고, 아프가니스탄에서도 당나귀와 낙타를 같은 방식으로 이용했는데, 무자헤딘이 러시아를 상대로, 탈레반이 미국을 상대로 그렇게 싸웠다.
책에는 군사비와 안보비에 연간 9천억 달러, 1초에 3만 달러를 쓰며 군·동물 산업 복합체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 주로 고발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문제에 있어서 한국은 자유로운가? 무고한 민간인과 동물의 목숨 값을 담보로 만드는 미국산 무기를 매년 막대하게 사들이는 한 한국도 이 문제에 있어서 자유롭지 못하다.
군·동물 산업 복합체가 동물을 전쟁에 강제 동원하고 고문하는 현실을 고발한다
진보는 타자의 죽음과 고통을 거부할 때에야 비로소 이뤄진다
이 책의 기획은 소박했다. 미 해군의 돌고래 부대 운영 등 현대 전쟁에서 동물을 이용하는 뉴스를 가끔 접하면서 도대체 어떤 동물이 어떤 용도로 인간의 전쟁에 사용되는지 궁금해졌다. 생각해보니 국가 안보라는 명목으로 동물을 고문하고 죽이는 것에 대한 이야기하는 들어보지 못했고, 어쩌다 전쟁에 참여한 동물을 영웅화하는 뉴스만 접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전쟁의 끔찍한 파괴력을 생각할 때 전쟁의 참상이 미치는 영향이 과연 인간에게만 국한될까 궁금했다.
이 책은 예로부터 동물이 전쟁의 도구인 동시에 희생물이 되어온 역사와 함께 고도로 과학기술이 발달된 현대에도 계속되고 있음을 폭로한다. 계속되는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현대에 이르러 더 악랄해졌음을 밝힌다. 동물·산업 복합체 개념은 1989년 바버라 노스케에 의해 처음 소개되었는데, 동물·산업 복합체는 오늘날 존재하는 군산 복합체의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특징이다. 세계 최대 무기상인 미국 군산 복합체가 동물을 대대적으로 강제동원하고 고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책에서는 군·동물 산업 복합체라고 부른다.
전 세계 무기 수출량 1위의 미국산 무기는 무고한 민간인과 동물의 목숨 값을 담보로 만들어진다. 그 과정에서 동물은 교체 가능하고 쓰고 버리는 전쟁 무기로 착취된다. 동물은 전쟁터에서 직접 무기로 사용되는 것뿐만 아니라 군인들의 훈련 과정과 실험에서 그 못지않게 잔인하게 다뤄진다. 그 동안 세상이 몰랐던 군·동물 산업 복합체가 동물을 얼마나 잔인하게 이용하고 버리는지 처음으로 이 책을 통해 드러난다.
또한 여러 분야의 학자, 과학자가 군·동물 산업 복합체와 얼마나 긴밀히 밀착해 있는지도 밝힌다. 예를 들어 과학자들은 유전공학을 통해 동물을 유기적으로 개조하거나, 동물에게 로봇의 일부분이나 장비를 결합해서 ‘동물 병사’를 만드는 연구에 부역한다.
이 책은 물질을 생명보다 중시하는 세상에서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 동물의 목소리, 그저 전쟁을 계속하기 위해 비인도적인 방식으로 취급되는 동물의 목소리를 대중의 관심 속으로 끌어들인다. 또한 동물 해방 운동이 단일 쟁점이 아님을, 다른 진보 운동과 함께 해야 하는 이유를 알려준다. 세상의 모든 약자가 함께 평화를 외쳐야 하는 이유는 이성이 사라진 곳, 비정상이 정상이 되는 전쟁터에서 고통을 당하는 것은 언제나 약자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진보는 동물, 즉 타자의 죽음과 고통 또한 거부할 때에야 비로소 이루어질 것이다.《알라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