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된 것과 헛되지 않은 것
전도서 1 : 12 - 18
오늘 저녁은 우리 교회에서 새로 설치하게 된 알렌 디지털 컴퓨터 오르간을 하나님께 봉헌하는 순서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드립니다.
이 오르간은 파이프 오르간과 가장 가까운 음을 내는 오르간입니다. 한국에 두 세 개 있으나 아주 작은 것들이어서 소리나 효과 면에서 우리 교회 오르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외람된 말씀 같습니다만 지금 동양 최대의 파이프 오르간을 설치한 세종문화회관의 것과 비교하고 싶을 정도의 굉장한 음과 성능을 가진 것입니다.
우리 오르간은 파이프 오르간의 약점을 극복한 오르간입니다. 가령 파이프 오르간은 우선 설치가 엄청나게 비쌉니다. 그러나 우리 오르간은 파이프 오르간의 10분지 1의 설치비가 들었습니다. 파이프 오르간은 온도의 차이에 따라서 파이프의 신축이 생기기 때문에 음의 차이가 생깁니다. 겨울과 여름의 차이는 말할 것 없고 여름에도 아침 서늘할 때와 낮에 더울 때 음의 변화가 있습니다. 우리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유지비에도 굉장한 문제가 있습니다. 파이프 오르간을 설치하면 겨울에 우리 나라의 경우 영하 20도(섭씨)까지 내려가는데 이 예배당 안에 일주일 내내 적어도 영상 5도 내지 8도는 유지시켜 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일년 동안에 파이프 오르간을 유지하는데 소용되는 유류비만 해도 수천 만원이 들것입니다.
세종문화회관처럼 매일 공연을 갖는 데서는 운영비가 가산되지만 교회 건물에서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미국에서도 이미 설치된 교회에서도 그것을 유지하는 것이 심각한 문제가 되어서 다시 전자 오르간을 설치하는 교회가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할 때 우리 나라 실정으로 보나 우리 교회 형편으로 생각할 때 이번 창립 35주년 기념 사업 위원회에서 이 오르간을 우리 교회에 새로 설치하신 것은 참으로 잘하신 일이라고 생각하며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기념 사업 위원회 여러분에게 치하를 드립니다.
지난 주일 처음으로 이 오르간의 소리를 들었는데 온 교우가 다 기뻐하며 만족해하시는 모습을 볼 때 저 자신이 교회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써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아무쪼록 이 오르간을 통해서 우리 성가대가 전보다 더 은혜롭게 찬양하게 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성도들도 전보다 좀더 열심히 큰 목소리로 찬송을 부르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들으시는 대로 여기 들어오신 4천명이 부르는 목소리가 이 오르간의 소리를 이기지 못합니다. 더 힘있게 부르십시다. 그리고 이 기회에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 동안은 오르간 소리가 교회당에 비해서 너무 작았기 때문에 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충분하기 때문에 찬송을 부르실 때 전보다 좀 빨리 불렀으면 합니다. 우리 교회가 다 좋은데 찬송 부르시는 속도가 너무 느립니다. 이제부터 좀 빨리 부르시기를 힘쓰시면 더 힘이 있고 더 은혜가 되실 줄 믿습니다. 이런 좋은 오르간을 우리에게 허락하신 하나님께 다시금 감사를 드립니다.
사실 삼일 저녁 기도회 시간에는 요사이 구약의 전도서를 읽고 강해 하는데 성도 여러분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기다리시다가 멀리서도 오신다는 말씀을 듣습니다. 그래서 제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삼일 기도회 시간의 성경 강해를 계속하려고 힘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 자신도 이 강해를 위해서 정성껏 준비하고 있습니다. 주일 아침 예배 설교나 다름없이 준비에 성의를 기울입니다. 그러면서 저 자신이 많은 은혜를 받고 제가 받은 은혜를 여러분에게 전하지 아니하고는 견딜 수 없을 정도의 간절한 마음이 불일 듯 합니다.
여러분에게 이 전도서를 강해하는 첫 시간에도 말씀드린 대로 솔로몬이 세상의 모든 경험을 다해 보고 쓴맛 단맛 다 보고 쓴 글이기 때문에 인생의 깊은 면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 저녁 봉독한 말씀은 인간의 지혜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헛된 것을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그는 이웃 나라 사람들에게까지도 지혜 있는 왕이라고 존경의 대상이 되었고 자신도 한때 그렇게 생각하기까지 하였었습니다.
그는 전성기의 아테네보다도 더 훌륭하게 ‘세계의 눈’이라는 칭호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부족한 것이 없었고 예루살렘에서 왕좌를 누리고 있었습니다. 그 입에서 나오는 판결은 하나님의 판결과 같다고 인정을 하였습니다. 그의 재산과 존귀는 그의 조정을 학문의 중심지와 박학다식한 석학들의 집합처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마음대로 서적을 구입하여 지식의 보고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되니 솔로몬은 더욱 성장하고 발전해서 추종을 불허하는 높은 경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 본문에 보면 ‘나 전도자는 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의 왕이다’ 하지 아니하고 ‘나는 왕이었다’고 말합니다.
여기에도 깊은 뜻이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영화는 그 명예는 덧없이 지나갑니다. 솔로몬은 지혜를 얻기 위하여 무던히도 애를 썼습니다. 아무리 좋은 환경이라도 자신이 힘쓰지 아니하면 얻을 수 없습니다.
본문13절에 “마음을 다하며 지혜를 써서 하늘 아래서 행하는 모든 일을 궁구하며 살핀즉”하였습니다. 그는 왕의 신분에 있으면서도 계속 연구하고 공부해서 인간으로써 필요한 모든 지식과 기술, 지혜를 습득하려고 노력한 것입니다. 그는 자기 자신만을 위해 힘쓴 것이 아니라 사회와 민족을 위해 기여해 보려는 안타까운 마음에서 힘을 썼고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16절에는 그 자신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큰 지혜를 많이 얻었으므로 나보다 먼저 예루살렘에 있던 자보다 낫다”하였습니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명예와 지위에서 뿐만 아니라 지혜와 유용한 지식에 있어서도 타인들을 능가하려는 탐구와 노력은 그 나라 국민에게 얼마나 유익한 일인지 말로 다할 수가 없습니다.
솔로몬의 마음은 지혜와 지식을 크게 경험하였습니다. 그는 지혜의 법칙과 지령을 알고자 해서 그의 마음을 기울여 어떻게 하면 지혜를 획득할 수 있을까 하여 마음을 썼습니다. 그래서 그는 어떤 경우에도 배우는 열린 마음의 소유자였습니다. 부지런하여 좋은 소출을 내는 밭에서만 배운 것이 아니라, 게을러서 열매맺지 못하고 잡초가 우거지 밭에서도 배웠습니다. 힘쓰면, 마음만 가지면 어디서나 무슨 일에나 배울 것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솔로몬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도 다 지나놓고 보니 모든 것이 헛되다는 결론입니다.
아무리 얻어도, 아무리 배워도, 아무리 노력해도 끝이 없는 것이 이 세상입니다. “이제는 이만큼 누렸으니 됐다. 이만큼 얻었으니 만족하다”하는 것이 없습니다. 여러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는 70년 80년 아니 그 이상 사신 분도 계신데 “이제는 이만큼 살았으니 만족하다”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세상의 것은 만족이 없습니다.
그래서 전도서 1장 8절에 “눈에 보아도 족함이 없고 귀는 들어도 차지 아니한다”고 하였습니다. 지식을 이만큼 얻었으니 이제는 더 배울 것이 없습니까? 배우면 배울수록 사실 모르는 분야가 더욱 많이 나타납니다. 우리가 안다는 것은 극히 작고 좁게 압니다.
권세는 어떠합니까? 한 4년 정도 대통령 자리에 앉아 있으면 만족합니까? 한 8년 계시면 이젠 됐다하고 물러나고 싶을까요? 절대로 아닙니다. 권세의 자리는 이상해서 한동안 하다 보면 미치고 맙니다.
그래서 솔로몬은 “미친것과 미련한 것을 알고자 했다”고 17절에 말했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겠으나 요점을 말하면 권세를 누려도 만족이 없어서 그럽니다.
재물은 어떻습니까? 이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로마 격언에 “돈은 바닷물과 같아서 마시면 마실수록 더욱 목이 말라 합니다” 돈을 모으면 모을수록 더 모으고 싶어합니다. 서반아 격언에는 “수의(壽衣)에는 주머니가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도 “돈돈돈돈”하면서 죽습니다.
요사이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는 아파트 특혜 사건에 차관이 1, 국회의원이 6, 법원에서 4, 언론계에 5, 예비역장성 6, 금융계에 15, 교육계에 16, 특수 기관원 중에 21명이고 고급 공무원 가운데 190명이 걸려서 발표된다고 합니다. 자기 돈 가지고 자기가 버는데 누가 뭐라고 할 수 있습니까? 그러나 특수한 지위에 있는 것을 빙자해서 공짜로 벌겠다는데 문제가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러나 여러분 이것도 헛됩니다.
이 세상에 헛되지 않은 것이 어디에 있습니까? 세상에는 없습니다. 모든 것이 헛됩니다. 그러나 헛되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고린도전서 15장 58절에 “그러므로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견고하며 흔들리지 말며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되라 이는 너희 주소가 주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을 앎이니라.”
주안에서 수고하는 것은 헛되지 않습니다. 여러분, 우리의 앞날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모르지만 헛되게 살지 맙시다. 주안에서 살아서 보람있게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