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감집 개, 농부집 개
옛날 어떤 이가, 우리 서방西方의 나라에 사냥개 두 마리를 조공朝貢하였습니다. 모두 좋은 종자鍾子였습니다. 임금은 한 마리는 도성 안에 세력 있는 신하의 집에 기탁하였고, 다른 하나는 성 밖의 농가農家에 기탁하여 동시에 사육을 시켰습니다.
(이 개들이) 다 성장하니 왕은 사냥을 나가서 시험을 해 보기 위해 이 두 마리 개를 사냥터에 풀어 놓았습니다.
농가農家에서 사육된 개는 몸이 마르고 체중이 가벼웠습니다. (그 개는) 달려나가 날짐승이 한쪽을 냄새 맡고 재빠르게 쫓아가니 새들을 잡는 것이 다 셀 수 없었습니다. 대가大家에서 양육된 개는 비록 깨끗하고 아름다움은 볼만하였으나, 고기를 먹어 배 채우는데 익숙하여서, 사지가 느른하여 빨리 뛸 수가 없었습니다. (이 개는) 날짐승을 보고서도 거들떠 보지도 않더니, 우연히 길가에서 썩은 뼈다귀를 만나서는 곧 달려가 그것을 물어뜯었습니다. 물어뜯기를 끝내고는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사냥 나간 사람들은, 개들이 원래는 같은 의미에서 나왔으나 달라졌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왕이 말했습니다.
“이것을 이상해 할 것 없노라. 오직 어찌 오직 짐승들만 이러하겠느냐? 사람들 또한 이와 같지 않은 이가 없도다. 모두 양육에 달려 있을 뿐이로다. (사람을) 편안하게 즐기게 하고 실컷 배불리 먹이면서 양육한다면, (그는) 반드시 좋은 대로 나아가지 않는다. 그러나 잡다한 일로 수고롭게 하고 근검 절약해 가며 키우면, 반드시 그네들의 기대를 그르치지 않을 것이로다!”
출처:천주실의 하권 제 5편(11-12항)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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