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는 떠나고
사람들은 도움을 요청하는 곳으로 검문소에 근무하던 어느날
마당가에 작은 화단을 만들고 채송화와 붓꽃을 곱게도 기르던 하얀 목선을 닮은 한복도 곱게 차려입고 흰머리 결이 윗저고리와 잘 어울리고 자태 또한 곱상하신 할머니가 평촌리 차량이 오기를 기다리며,
'참 곱다.' 하신다.
'아무리 봐도 참 곱다.' 또 이런다.
손주로 보이는 복무자를 위하는 말로 여기고 할머니 씩씩하고 늠름하다고 하시는 거예요 했다.
'젊은이가 참으로 곱다.' 자꾸 그러신다.
할머님도 참 고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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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이 많아요 돌아보면
서른에 청상이 되었는데 시부모님 모시고 두 자녀 장성할 때까지 돌보다 보니 지금 이렇게 있네요.
정절을 지키고 살아오는 게 예법이고 법도였으니 후회는 없으나 아쉬움이 드는 게 젊은이를 보니 나도 한때는 고왔음으로 아쉽다 하는 거라오.
네!
철 어린 시절은 머리를 맞은듯 텅 하니 혼란스러웠다.
동리 어귀에 정려문은
열려문이라고 하며 마을과 가문의 얼이된 경건한 자긍심으로 드나들며 본보기로 삼았던 시대에 참으로 애틋하다는 생각뿐이었다.
평촌리로 향하는 차량이 도달하여 모셔드리기를 안내하고 고운 치마 둘러 잡고 차에 올라 떠나시는 할머니를 한동안 내다본다.
차량의 꽁무니를 따라가는 다홍 불빛들이 이리 저리로 흩어진다.
시골엔 어머니가 홀로 계시었다.
고적하신 날에는 장롱에서 옷을 꺼냈다. 넣었다 반복하시는 걸 가끔 보았다.
사진 네이버에서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