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만성피로 환자가 겪는 증상 중의 하나가 극심한 피로이고 피로를 유발하는 부분이 갑상선기능저하로 인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 피검사를 하게 되면 대부분 갑상선기능은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많이 언급되는 것이 윌슨 증후군(Wilson temperature syndrome)입니다.
오늘은 이 윌슨 증후군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갑상선은 모두 아시는 바와 같이 목 앞 목젖 아래 쪽에 위치한 내분비 기관입니다. 이 기관의 역할은 인체의 대사를 조절하는 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입니다. 그 갑상선호르몬을 일정하게 조절해서 신체에 문제가 생기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호르몬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경우를 윌슨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윌슨 증후군의 증상은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증상과 아주 유사합니다. 먼저 체온이 정상보다 약 0.5도 정도 낮아집니다. 그리고 피로감, 두통, 부종, 불안, 우울, 탈모, 성욕 감소, 변비, 건조한 피부와 모발, 불명증, 알레르기, 식은 땀, 손발이 차고 추위를잘 못참는 등 약 60가지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증상만으로 보면 마치 갑상선기능저하증과 아주 비슷하여 혈액 검사를 통해서 갑상선 호르몬 수치를 확인하게 되지만 결과는 정상으로 나옵니다.
그래서 윌슨 증후군은 지금까지 현대의학에서 질병으로 분류되지 못하였습니다. 왜냐하면 혈액 검사 상 특별한 이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분명 갑상선에 문제가 있습니다. 갑상선호르몬이 감소되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혈액검사의 한계점입니다. 혈액에서의 갑상선호르몬 농도가 실제 세포 내에서의 갑상선호르몬의 상태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분명 혈액 검사 상에서는 T3와 free T4의 농도는 정상입니다.
그런데 어떤 상태이기에 윌슨 증후군이 생기는 것일까요? 그 수수께끼는 아직도 대부분의 의사들조차 모르고 있지만 그 해답은 분명하게 풀려져 있습니다.
혈액내 T4호르몬이 인체에 유효한 T3로 변환될 때는 여러 조직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 조직 과정 중에 문제가 생기되면 제대로 된 T3를 생성하지 못하고 리버스 T3(reverse T3 ; rT3)라는 호르몬으로 대체되어 생산되는 경우입니다. 이 rT3는 갑상선호르몬의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합니다. 그러면서 정상 T3가 세포에서 작용하기 위해 접촉하는 부분을 대신 차지하면서 정상 T3의 역할까지 방해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들이 모두 조직 내에서 이루어지므로 혈액 내의 T4와 T3의 수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그래서 혈액 검사에서는 모두 정상으로 나오는 것입니다. 즉 T4가 정상 T3로 변하지 못하고 rT3로 변하면서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기능을 못하는 rT3가 많아질수록 세포에 작용하는 T3가 적어지고 세포에서의 적절한 호르몬의 기능이 이루어질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혈액검사에서는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갑상선호르몬 기능 저하의 증상들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T4가 정상 T3로 변하지 못하고 rT3로 변화하는 것일까요? 이것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자신을 보호하려는 방어기전 때문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이해가 잘 되지 않으므로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대한민국의 많은 참사들 중 삼풍백화점 사건을 기억할 것입니다. 벌써 수십 년이 지난 일이지만 아직도 그때의 사건을 생각하면 충격적이며 안타깝습니다. 갑자기 무너지 삼풍백화점으로 아주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지만, 그 무너져내린 잔재 속에서 극적으로 구출된 몇몇의 생존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어둠 속에 갇혀서 꼼짝 못하고 며칠을 아무것도 먹지 않고 버텼습니다. 사람이 음식을 먹지 않고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에는 아직도 논란이 많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이렇게 극단적인 스트레스 상황에서 음식을 먹지 못한다면 인체 스스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비상체제에 돌입하게 됩니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모든 세포들이 에너지를 아껴 쓰기 위해서 신진대사를 줄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정상적인 갑상선 호르몬은 신진대사를 촉진합니다. 특히 T3는 대사를 촉진하는 강력한 호르몬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T3의 역할이 오히려 세포의 에너지를 빨리 사용하게 되어 신체에 얼마 남지 않은 에너지들을 고갈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인체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T4를 정상 T3가 아닌 rT3로 변하게끔 조절하게 됩니다. 이렇게 변화된 rT3들은 세포에서 T3가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세포의 신진대사를 최소화시켜 상황이 정상화 될 때까지 인체가 버텨낼 수 있도록 지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상황은 삼풍백화점 참사와 같은 극한 상황뿐 아니라, 살을 빼기 위해서 금식을 하는 과정에서도 나타납니다. 또 심한 스트레스에 의해서도 우리 인체는 그 상황을 잘 극복하기 위해서 신진대사를 줄이려고 합니다. 그 결과로 T3 대신 rT3을 만들어내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부터 시작됩니다. 이러한 상황이 종료되고 정상화되었음에도 정상 T3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이것은 어쩌면 인체의 보호 작용에 대한 가혹한 대가일지도 모릅니다. 스트레스 상황이 없어지고 모든 상황이 정상화된 이후에도 정상 T3가 잘 만들어지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결국 윌슨 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생겨나게 되는 것입니다.
일례로 여성들은 일생에서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는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출산입니다. 큰 수술을 받는 것도 인체에 큰 스트레스입니다. 또한 사고에 의한 스트레스도 포함됩니다. 이렇게 신체가 스스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정상 T3 대신 rT3를 만들어낼 만한 상황은 아주 많습니다. 그러나 빈도순으로 본다면 아마 출산이 가장 많은 이유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출산 후에 생기는 산후풍으로 고생하는 수많은 여성의 신체에서는 정상 T3 대신에 rT3가 만들어지면서 갑상선호르몬의 역할을 방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부분에 대한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진다면 많은 만성피로 환자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음에는 이러한 증상에 대한 치료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첫댓글 좋은 정보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셔요~~~~♥
★★★★★★★★★★★
새로운 정보를 배웠어요
좋은정보 올려주셔서 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