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눔 맹호부대에 안착하고는...
사단본부 어디에선가 2~3일동안 대기하면서 하는일 없이 아들은 동기너댓명과 내무반에서 티비나보고, px나 들락거리고 있다는데,
요즘군대 뭐~ 그래? 빨리 자대배치시켜달래서 빡쎄게 뺑뺑이좀 돌구그래야 되는데...
뭐~ 맘에없는말로 아들을 닥달했었습니다.ㅎ~^^
솔직히...
아들입대전엔 아들로부터 속터지는일들이 한둘이 아니였어서 아들보고 매일했던 잔소리는,
군대가서 행동좀 빨리하는거 배워오고, 묻는말에 재깍재깍 답변하는것도 배워오고,
빠릿빠릿하면서 톡!톡!튀는 아들로 변해오라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잔소리아닌 잔소리를 했거든요...
사회나오면 아들같은사람은 어디서 발붙일곳 없다며, 아빠인 나도 아들같은 사람 절대 채용않한다고,
핀잔과 무시하는 말을 자주했었습니다. ㅎ~^^
(지금은 그렇게 아들에게 했던 말을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칭찬에 너무 인색했던것 같아서요...)
자대안착하던날...
정작과장이란분이 전화를 주시고는 형준이 자대 잘~도착했으니 걱정하지 마시고,언제든지 궁금한일 있으면
연락하라 하시곤,이런저런 이야기 몇마디 나누고는 형준이에게 전화기 넘겨주셨는데,전화기넘어로 들여오는 아들놈 목소리는,
영~ 이등병다운 목소리는 찾을수가 없더군요.
군기가 빠졌다기보다는 군기가 아예 들지가 않았더군요...
지금생각해보면 왜 그런아들을 안타까워하면서 매일매일 속앓이를 했었는지...ㅎ~^^
첫주를 그냥 보내고, 둘째주에 아들 찿아가서 날씨도 슬슬 추워지니,
털장갑,털모자,양말,내의,귀마개,목토시,핫팩... 배낭까지 군장점에 있는 겨울용품이란건 모조리 배낭에 쓸어담아줬습니다.
나중에 들었던 이야기인데,
벙어리털정갑을 사줬더니, 선임들이 하는말이 쫄병이 벌써부터 작업안할려구 손가락장갑않끼고 벙어리장갑끼고 있겠다 이거지...
이런말을 하더라네요.
그래서 그 벙어리장갑은 한번 사용하고는 지금은 집 형준이옷장에 잘 모셔져 있습니다.
올겨울 시작하기전엔 저 애물덩어리 벙어리 털장갑 떳떳하게 냉큼 가져다 줄렵니다.ㅋ~
힘들다는 이야기는 절대하지 않는눔이였는데, 첨으로 군대가서 힘들다는 말을 한날이 있었습니다.
자대안착후 몇일지나지않아 야간행군 하고 돌아온 다음날...
저는 다른훈련은 뭐든지 다 잘할수 있는데, 행군은 정말 힘들었다 하면서 투정을 부리더군요.
그래서 모랬는지 아세요?
"쌤통이다 이눔아~!"
아빠가 입대전 체력단련좀 하고 가라고, 헬스장 끈어줬더니 친구들이나 만나고 돌아다니느냐 한달도 못하고 가더니 쌤통이다.
그러면서도 속으론...ㅠㅠ
작년겨울에 유난히도 눈이 많이 내렸었지요...
막내인 형준이는 제설작업이 시작되면 쏜살같이 먼저 뛰어가서 빗자루랑 넉가래 챙겨서 소대원들에게 나눠주곤,
쉴새없이 빗자루질을 해댔던 지난겨울은 무척이나 안타까운 겨울이였습니다.
가끔은 밤잠 설치면서까지 제설작업을 했다고 하니 말입니다.
덕분에 나름 체력단련은 되었나 봅디다. ㅎ~^^
극성맞다 싶을정도로 한주건너 한번씩 아들찾는 나날은 어김없이 이여졌습니다.(휴가나왔다가는주는 패스했지만요.ㅋㅋ)
비가와도 눈이내려도 그토록 좋아하는 주말운동도 아들찾아가는 시간을 피해 다니면서...
하루는 새벽운동마치고 아들놀래켜줄 마음에, 말두없이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 골고루 아이스박스에 가득채워서 찾아가는날...
왜그렇게 차가 밀리던지...
시간은 오후에 접어들고 맘은 급해져오고, 3시쯤 도착해서 아들면회신청했더니, 아들눔 점심먹고 PX가서 컵라면에 냉동식품
먹고있는와중에 면회왔다는 전달을 받고는 허둥지둥 나왔었는데,싸들고간 음식은 눈요기만 하고 먹지도 못하고, 먹을시간도 없고...
그날이후로 저 다짐을 했습니다.
내사전엔 절대 서프라이즈는 없다~! 라구요...
선임들 한두명씩 집찾아 나가고, 후임들 한두명씩 들어오더니, 어느새 형준이가 지금은 중간정도의 자리에 서있네요.
입대전 아들한테 군대생활은 어차피 반은 고생하고, 반은 나름편안하게 생활하고 올거니깐 힘들더라도 반만 참으면되니,
잘~ 참고, 잘~ 이겨내라고 말해주곤 했었는데,지금껏 잘참고 잘이겨내고 있는것 같습니다.
이제 남은 시간은 저도 걱정을 조금은 덜하면서 지내도 될것 같습니다.건강하게만 지내다 왔으면...
요즘아들눔 일과끝나고는 저녁먹고 매일같이 헬스에 연병장 몇바퀴씩을 돌며 몸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답니다.
공부를 하겠다고 싸들고간 책은 언제볼려는지...(참고로, 키타까지 챙겨가더군요 무슨군대가...ㅋㅋ)
하루에 평균300보도 걷지않는 저를 이젠 아들이 아빠를 걱정해주면서 매일매일 아빠운동했냐고 체크하는데,
당연했지~! 헬스자전거 5분탓고, 내일은 10분탈거야~^^ 다음날엔 사무실에서 앉았다일어났다 30번했다.
이러면서 저는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ㅎ~^^
아들눔 이번주 헬스운동 같이 하는 선임과 동기랑 외박한다하고, 다음주엔 정기휴가랑포상묶어서 휴가나왔다 귀대하면,
9월첫주 유격훈련이 기다리고 있는데,유격마치고 40Km를 행군으로 귀대한다고 하니, 힘들다하나 두고 보겠습니다.
그동안 체력단련을 얼마나 잘했는지...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