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면접 전날밤
5월 31일 면접 전날밤 입니다. 철암도서관 카페에 올라온 아이들의 이름, 강점, 질문들을 하나하나 살펴 봅니다. 사진을 보며 이름 하나하나를 외웠습니다. 아이들은 지원자 이름을 다 알텐데, 지원자가 아이들 이름을 모르면 서운하지 않을까. 첫 만남에 당신의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 생각하며 열심히 외웠습니다. 더불어 강점도 살펴 보았습니다. 축구를 잘하는 재현이, 야구 좋아하는 태희, 요리 잘하는 승규 이렇게 강점과 이름 외웠습니다. 아이들이 준비한 질문들을 살펴 봅니다. 생각지도 못한 질문들이 가득 합니다. ' 선생님의 강점인 끈기는 어디서 나오나요?',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의 특징이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어렵습니다. 몇시간 펜을 굴리며 답을 써서 준비하고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철암도서관의 비전과 목표들을 살펴 봅니다. 핵심 키워드들을 머릿속에 새겨 넣었습니다. 아이들의 인격, 아이들의 관계, 자주성, 공생성, 이웃과 인정, 사람다운 삶.
오늘 오후 4시에 진행한 책모임에서 신의, 지현과 함께 나눈 복지 요결 지역아동 센터 편을 다시 살펴 봅니다. 이해안가고 어려웠던 부분을 다시 읽어 봅니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어 복지를 이루어 주기보다, 아이가 자신의 눈으로 복지를 이루게 돕습니다. 아이 눈을 알고 있을지라도, 아이에게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여 아이가 아이 자신의 눈으로 복지를 이루게 돕는 겁니다.'
글의 의미를 다시 한번 곱씹으며 생각해 보았습니다.
#면접 첫날!
아침 9시. 과사무실에 출근했습니다. 근로를 마치고 11시45분에 급하게 택시를 잡고 지현이가 기다리는 유성 시외버스 터미널로 향했습니다. 버스안에서 면접질문들을 다시 생각하고 3분스피치를 연습하니 어느새 원주에 도착했습니다. 원주에서 기차를 타고 태백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인택, 민, 현지을 만났습니다. 밝은 얼굴로 서로가 서로를 맞아 주었습니다. 서로 안면이 있는 인택과 민에게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면접 준비는 잘했는지 물었고, 현지와 첫인사를 나누고 어떻게 광활 지원하게 되었는 이야기 했습니다.
그렇게 철암으로 가는 7번 버스를 탔습니다. 철암에 갈수록 긴장이 되고 떨렸습니다. 워낙 사람들 앞에서 말을 잘못하는데, 면접위원님들이 나쁘게 보지는 않을지, 외운 것들을 까먹지는 않을지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런데 철암 정류소에서 환영인사가 적힌 종이를 들고 있는 아이들과 김동찬 선생님의 밝은 얼굴을 보자, 긴장이 쑥 내려갑니다. 아이들의 환영에 깜짝 놀라고 너무 고마워서 면접 생각은 사라졌습니다. 아이들에게 한명, 한명 이름을 불러주었습니다.
" 제 이름 어떻게 알았어요! 와 신기하다."
밤 늦게 까지 이름을 외운 보람이 있었습니다. 고마웠습니다.
철암도서관으로 가는길. 김재극 할아버지를 만났습니다. 선생님께서 소개해주셨습니다. 응원의 악수를 해주시고 좋은 덕담도 해주셨습니다. 힘이 불끈 났습니다. 드디어 사진으로만 보던 철암도서관을 실제로 만났습니다. 민아가 철암도서관을 하나하나 소개해주었습니다. 아가방. 비밀의 방. 청소년방. 작은 물건하나에도 아이들의 손때가 묻어있고 사연이 담겨있습니다.
아이들이 가져온 음식으로 맛있게 저녁을 먹고 나니, 면접시간이 다가왔습니다. 단짝 친구인 현아와 규리가 면접대기실로 안내해주었습니다. 메뉴판에서 토마토 주스를 골라 마셨습니다. 드디어 면접이 시작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을 외치고 면접실로 들어갔습니다. 목소리가 크다며 아이들이 칭찬해주었습니다. 고맙다고 해주었습니다.
진지하게 면접에 임했습니다. 아이들은 제 이야기를 잘 들어주었습니다. 준비했던 대답에 50%도 다 말하지 못한것 같아 아쉽기도 합니다. 그래도 아이들은 잘 했다며 마이쮸와 초콜릿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때 재현이가 나에게 마이쮸를 줍니다.
"선생님, 마이쮸 드세요!"
"재현아 고마워!'
지현이가 자신에게도 줄 수 없겠냐고 재현이에게 물어보았습니다.
" 선생님한테는 마이쮸 대신 정을 줄께요"
지현이와 얼굴을 마주보며 웃었습니다. 재현이에게 정을 주어 고맙다고 해주었습니다. 물질적인것 보다 소중하고 귀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철암아이들에게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면접이 모두 끝나고 밤산책을 나섰습니다. 2명, 3명 손을 잡고 이야기를 도란 도란 나누었습니다. 대전하늘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별들이 하늘에 가득합니다. 북두칠성도 찾았습니다. 야구를 좋아하는 태희와 걸으며 이야기 했습니다.
"선생님은 꿈이 뭐에요?"
"나는 좋은 사회사업가가 되고 싶은데, 어떤것이 좋은 사회사업가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네"
"저는 경찰관이 될거에요. 그래서 요즘 열심히 운동도 하고 있어요. 나중에 서울에서 경찰관 해보고 싶어요. 힘들어도 보람이 있을것 같아요. 선생님 광활오시면 같이 운동해요."
태희의 꿈은 구체적입니다. 그것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준비합니다. 나를 되돌아 보고 반성하게 됩니다. 태희에게 고맙습니다.
동건이가 팔을 끌어 당깁니다.
"선생님 이따 축구하기로 했죠? 얼른 철암초가서 축구해요!"
가위바위보 이긴팀과 진팀으로 나누어 밤축구를 했습니다. 이긴팀이 지고, 진팀이 이겼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고생했다며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약수터에서 시원한 물을 마시고 재현이, 동건이 손을 잡고 철암도서관으로 돌아왔습니다.
청소를 하고 씻고 나서 감사편지 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두가 한글자, 한글자 꾹꾹 눌러가며 글을 씁니다.
지원한 선생님은 면접을 잘 준비해주고, 긴장을 풀어준 면접위원들에게
면접위원 아이들은 멀리서 와준 지원자 선생님에게
서로가 서로에게 감사할 줄 아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 면접 둘째날
선선한 공기에 눈을 뜹니다. 각자 잔 이불을 개고 일어나 아침산책에 나섰습니다. 전망대에 올라갔습니다. 승규와 종범이가 전망대에서 보이는 학교를 설명해 주었습니다. 조심조심 전망대에서 내려와 도서관으로 돌아오니, 아침식사가 준비되고 있었습니다. 맛있게 아침밥을 먹었습니다. 이제 승마부 아이들은 동아리 활동을 하러 갈 시간입니다. 대신 지원이, 규리, 종범이, 승규네 집까지 바래다 주기로합니다. 보아도 함께 나섰습니다. 떡볶이가 일품인 지원이 어머니를 만났습니다. 떡볶이 정말 맛있었다고 감사하다고 인사드렸습니다. 철암의 역사가 한눈에 보이는 박물관도 구경했습니다. 선생님께서 잘 설명해주셨습니다.
보아가 오늘은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어제는 같이 손잡을까 이야기해도 악수만 하고 부끄러운듯 사라졌는데 오늘은 "새끼, 새끼" 이야기 합니다. 나는 새끼손가락을 내밀고 보아는 작은손으로 내 손가락을 붙잡습니다.
급하지 않게 천천히 마음의 문을 열어준 보아가 고맙습니다.
아이들을 배웅해주고 도서관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제 떠날 시간입니다. 꿈만 같았던, 행복했던 1박 2일 면접을 마치고 이제 다시 대전으로 돌아갑니다.
기차안에서 아이들이 써준 편지를 하나 하나 읽었습니다.
"저는 김병창 선생님이 제일 기억에 남을것 같아요. 잘해주고 잘 웃어주고 선생님이 너무 좋아요"
"선생님은 어제 축구할때 패스 안줘도 괜찮았어요. 왜냐하면 선생님 만한 사람은 없어요"
"오늘도 있으시면 좋겠어요, 내일도 있으시고, 그러면 좋을것 같아요"
모두가 소중하고 아름답습니다. 내가 이렇게 관심과 사랑을 많이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인지. 이 사랑이 과분하게 느꼈집니다.
아이들의 정성이 고맙습니다. 편지를 읽으며 잘 준비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면접 그후
동료들과 꼭 다시 만나자며 연락했습니다.
꼼꼼하고 세심한 지현이
밝고 긍정적인 현지
인사 잘하고 잘 이야기 들어주는 민이
먼전 연락하고 적극적인 인택이
함께 해서 모두 고맙습니다.
면접이 잘되어서 광활하게 된다면 어떻게 준비할지 생각했습니다.
체력이 중요하니, 계속 잘 운동해야 하겠습니다. 광활선배들이 쓴 책읽고 공부해야겠습니다.
동료들과도 자주 연락하고 안부 묻고 정보교환 해야겠습니다.
무엇보다 지금 이 벅차는 감정, 기분 잃어버리지 않도록 잘 유지하고 가다듬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1박2일 철암 면접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첫댓글 아이 부럽다~
철암 가고 싶다~
권대익 선생님 고마워요. 올 여름에도 함께 해요. 후배들 체력이 좋아요. 덕풍계곡 트레킹 도전해요. 56Km 걷기여행도 가고 싶어요.
병창아 다음에 또 만났으면 좋겠다 ㅎㅎ☺️
현지 댓글, 고마워요.
좋은 인상과 선한 성격으로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고,
아이들에게 차분하게 때로는 활기차게 다가가는 병창.
그러니 아이들이 좋아하는 거 같아.
함께 광활하게 된다면, 그런 모습 보며 배우고 싶어.
철암에서 다시 만나길 바라!
나도 그렇게 느꼈어요.
좋은 인상, 선한 성품, 동료와 아이들 대하는 진실한 마음을 느꼈어요.
"철암도서관 카페에 올라온 아이들의 이름, 강점, 질문들을 하나하나 살펴 봅니다. 사진을 보며 이름 하나하나를 외웠습니다."
"아이들의 인격, 아이들의 관계, 자주성, 공생성, 이웃과 인정, 사람다운 삶."
"책모임에서 신의, 지현과 함께 나눈 복지 요결 지역아동 센터 편을 다시 살펴 봅니다."
이렇게 정성으로 준비했군요. 시내버스에서 내려 아이 한 명씩 이름을 불러주었지요. 아이들이 고마워 했습니다.
재현이가 김병창 선생님에게 준 마이쮸, 문지현 선생님께 준 情. 고마워요.
산책 길에 두세 명씩 걸으며 이야기 나누는 모습이 정다웠어요.
"저는 김병창 선생님이 제일 기억에 남을것 같아요. 잘해주고 잘 웃어주고 선생님이 너무 좋아요"
"선생님은 어제 축구할때 패스 안줘도 괜찮았어요. 왜냐하면 선생님 만한 사람은 없어요"
"오늘도 있으시면 좋겠어요, 내일도 있으시고, 그러면 좋을것 같아요"
아이들이 써 준 편지, 사랑이 가득편 편지로군요. 고맙습니다.
" 선생님한테는 마이쮸 대신 정을 줄께요"
응원의 댓글 남기러 왔다가, 철암아이들에게 배우고 갑니다.
병창이는 잘 할 겁니다. 그 동안 봐온 병창이는 뭐든 열심히 성실하게 끈기있게 잘 해냈습니다.
그런 병창이의 동료라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병창이의 이번 여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