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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이 대만을 침공할 이유와 반론
지난 10월 22일 중국 시진핑(習近平)이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이후 “黨大會”)을 마치자, 홍콩, 대만 등 중화권과 미국, 인도 보수적 연구기관, 매체와 전문가들로부터 다시 “중국 시진핑 주석이 대만 침공을 지시할 것이다”는 기사들을 재현하고 있다.
우선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번 제20차 당대회에서 2022년부터 2027년까지 당서기와 당 중앙군사위원회(Party Central Military Committee: 이후 中軍委) 주석 3연임을 확정지었으며, 자연히 내년 3월로 예정된 제14차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에서 국가주석직도 연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번 당대회에서 45년만에 당장(黨章)에 ‘인민영수’ 용어와 제19대 당대회에서의 ‘시진핑 사상’을 이번 당대회에서는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현대화 사상’을 명문화하여 시진핑을 중심으로 한 중국 공산당과 중국이 탄생하였는바, 과연 시진핑 주석이 미국과 나토 등의 중국 고립화 전략에 시달리는 중국 공산당과 코로나바이러스 제로 정책에 지친 중국인민에게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이에 그동안 중국의 대만에 대한 거친(coercive) 군사 행동을 비난하던 대만, 미국, 인도 등 보수적 연구기관, 매체와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시진핑 주석이 중국군이 대만을 침공한다는 가능성을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제기하였다.
첫째, 시진핑 주석의 1인 절대 권력 장악이다. 이번 제20차 당대회를 통해 시진핑 주석은 덩샤오핑(鄧小平)이 유언으로 남긴 1) 3연임 금지, 2) 절대 리더십 금지(絶不當頭), 3) 개인숭배(personal cult)를 모두 무시하고 1인 치하 중국을 만들었다.
물론 명분은 미국이 중국을 괴롭히는 것과 미국이 중국을 발전하지 못하도록 저지한다는 것이었으며, 실제 미국은 2010년대 초반부터 중국이 지난 30년 간의 글로벌화 추세를 탄 『전략적 기회(strategic opportunty)』로 활용하여 대국(大國)으로 부상하는 것을 견제하였다. 이를 감지한 중국은 일찍이 미국에 『新型大國關係』 형성을 제안하고, 『중국의 평화적 부상(peaceful rise)』을 제시하였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에 시진핑 주석은 덩샤오핑이 남긴 집단지도체제가 부패와 사회적 불균형 등의 내부적 문제로 나타났으며, 시진핑 주석과 측근들은 집단지도체제의 후유증인 각 파별 간 권력 나누기 공산당 체제으로는 중국이 미국을 견제하기에 역부족이었다고 평가하였다. 2013년 최고 지도자로 등국한 시진핑은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집단지도체제를 무력화시키며, 시진핑의 1인 절대권력을 공고히 하였다. 즉 시진핑 주석의 절대권력 정당화가 대만이 아닌, 중국 자체 문제와 미국으로부터의 위협을 들었다는 것이다.
이에 많은 국내외 중국 전문가들은 3연임에 성공한 시진핑 주석이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같이 권위주의(authoritarian)에서 전제주의(totalitarian)로 그리고 독재(dictatorship)로 변형되었다고 비난하면서, 대만에 대한 상황에 대한 오판과 몰이해로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같이 대만 민진당 차이잉원 총통의 대만 독립을 저지하기 위해 침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는 논리를 10월 16일 전후에 집중적으로 제기하였다.
하지만 일부 중국 전문가들은 2013년 등국한 시진핑 주석이 국내 이념전쟁으로 지쳐있었던 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 이들에 의해 최고 지도자로 등국한 장쩌밍(江澤民)과 후진타오(胡錦濤)와 달리 2010년부터의 소위 『아시아로 회귀(pivot to Asia)』의 미국 견제를 받아, 과거와 차별화를 해야 했다는 평가를 내린다.
특히 2017년부터 대중국 강경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위해 마구잡이식 『대만카드(Taiwan Card)』를 사용하여 중국 때리기를 시작하였고, 중국 공포증(sinophobia)을 우려한 서방 주요 국가들이 미국의 대만카드 활용에 동참하는 상황에 직면한 시진핑 주석이 취할 수 있었던 선택은 중국 공산당 집권을 “현대화”하고, 혁명기 동안 지방성과 결탁에 익숙하였던 중국군을 2016년 『國防與軍隊改革』에 의해 “외부 적과 싸울 수 있는 중국군”으로 변형을 시키는 것이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국내적으로 그동안의 집단지도체계 단점을 제거하고 변화무쌍으로 중국을 괴롭히는 미국 등 서방 주요 국가에게 중국 공산당의 건재함을 견지시키기 위해 시진핑 주석의 절대 권력을 강화하면서, 자신의 사상을 전파할 수 있는 측근 중심의 일사불난한 『원팀(One Team)』 구성이 최선책이었다고 주장하였다.
반면, 이번 시진핑 주석의 3연임에 대한 미국 등 서방의 평가는 매우 획일적이었다. 예를 들면 지난 10월 19일 전후의 미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 국제판이 반시진핑(anti-Xi)의 해외 거주 중국인과 미국 등 서방 국가 내 중국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신시대 1인 개인권력 국면을 맞이한 중국 문제점을 획일적으로 보도한 기사였으며, 심지어 지난 10월 20일 『NYT』 국제판은 컬럼니스트 브레트 스테판이 “1인 독재를 보여 준 시진핑 주석에게 감사합니다(Thank you, President Xi Jinping)”라는 매우 편향된 논평을 보도하였다.
반면, 미국 내 중국 국내정치 전문가들은 모든 것을 갖춘 태자당파(太子派) 출신인 시진핑 주석이 태자당파보다 공산당 집권에 대한 집착이 큰 공청단파(共靑團派)와 공산당을 통한 부패로 만연된 상하이파(上海派)를 일시에 제거한 것은 일종의 아이러니라며, 시진핑 주석의 1인 권력 강화는 국내정치가 대외경제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인식한 결과였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시진핑 주석이 최근 미국으로부터 중국에 대한 위협이 반도체 수출과 제조 장비 수출 제한보다, 중국 내 사회구조를 흔드는 자유민주주의 호감도 증가, 공산당에 대한 불신, 소수민족의 반발 등의 국내 정치적 도전을 더욱 심각하게 다루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하였다.
즉 이런 문제에 직면한 시진핑 주석이 미국의 개입이 예상되고, 미국이 동맹국들에게 중국군이 대만을 침공하면 개입을 하라고 강요하는 상황에서 3연임에 성공하였다고 해서 대만을 침공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또 다른 미국 등 서방의 중국 공포증을 조장이며, 이를 통해 중국 때리기라고 볼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둘째, 지난 10월 16일-22일 간의 제20차 당대회 이후 중화권, 미국, 인도 언론들은 시진핑 주석이 “전시내각(War Council)”을 구성하였고 이를 통해 대만과의 일전(一戰)을 준비한다는 기사를 보도하였다.
예를 들면 홍콩 명보(明報)와 성도일보(聖島日報) 그리고 대만 연합보(聯合報)와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교(Nanyang Technical University) 등이었으며, 미국 CNN, 블롬버그(Bloomberg), 워싱턴 타임스(Washington Times), 국방대학교(National Defense University), 공군대학교(Air University) 산하 중국 항공우주연구소(China Aerospace Studies Institute: CASI)와 인도의 힌두신문(The Hindu) 등이었다.
이들 매체들은 지난 10월 23일 중앙 공산단 정치국 상무위원에 자오러지(趙樂際), 왕후닝(王扈寧)에 이어 정치국 위원에 리창(李强), 딩쉐상(丁薛祥), 리시(李希) 등이 새로이 진입하였고, 동부전구 사령관 허웨이둥(何衛東, 65세) 상장의 중군위 부주석으로 임명함으로써 촹간쯔(槍杆子), 공안부장에 임명된 중앙 서기 왕샤오훙(王小洪, 65세)의 공안부장으로 비간쯔(筆杆子), 정법위원회 서기 천원칭(陳文淸)의 국가안전부장으로(刀把子)를 장악하였다며, 이들 모두 지전파(知戰派)라고 평가하였다.
심지어 인도 『The Hindu』는 당 중군위 위원들 중에 서부전구 사령부에서 근무한 위원이 무려 3명이라면서, 2019년 중국-인도 간 다크람(Daklam) 국경지역에서의 군사적 분쟁이 재현될 수 있다는 주장을 담은 기사를 보도하면서, 시진핑 주석이 대만이 아닌 인도를 겨냥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많은 중국 국내문제 전문가들은 이번 권력 장악이 2027년 이후 추가 5년 연임을 위한 『시자쥔(習家軍)』 배진이라면서, 이들 측근 간 충성경쟁을 유도하면서 10년 이후 후계자를 지명하는 과정이라고 평가하였다.
또한,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outh China Morning Post)』는 소위 전시내각 구성이 대만 침공을 고려한 국가안보 우려가 아닌, 중국 미국과의 미중 전략경쟁과 국내 문제 등을 고려한 분야별 균등한 배진이었다면서, 대표적으로 정치국에 진입한 왕이(王毅)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은 여전히 외교를 중시한다는 암시이자, 신장 위구르 자치구 당서기 마싱루이(馬興瑞, 63세), 저장성 당서기 위안자쥔(袁家軍, 60세) 등의 항공우주 분야 전문가를 임명한 것과 푸젠성 당서기 인리(尹力, 60세)는 공중보건, 천지닝(陳吉寧, 58세) 베이징 시장은 환경 분야 전문가로서 대만 침공을 전시내각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셋째, 시진핑 주석이 당 중군회 신임 부주석에 공군총사령 출신 쉬치량(許其亮, 72세) 공군상장(空軍上將)을 은퇴시키고 동부전구 사령관 허웨이둥 상장으로 전격 임명한 것이었다.
특히 2019년부터 지난 10월 24일까지 동부전구 사령관을 지낸 허웨이둥 상장은 지난 8월 2일 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19시간 동안 대만을 방문한 이후 8월 4일부터 실시된 대만을 대상으로 가정한 대대적 상륙작전 훈련을 지휘통제하였으며, 시진핑 측근으로 알려져 있어 대만 침공 가능성을 더해 주었다.
이에 국내외 매체들은 시진핑 주석이 정치 경력 위주의 상장급 장성을 당 중군위 부주석과 위원으로 임명되던 관례를 깨고, 이번에 파격적으로 정치 경험이 없는 허웨이둥 상장을 임명한 것을 두고 대만 침공을 염두에 둔 허웨이둥 상장의 대만 침공의 『행동대장(action man)』 역할을 부여한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이번에 부주석으로 연임된 1979년 중국-베트남 전쟁 참전 경험의 장유샤(張幽俠, 72세) 상장과 함께 대만 침공을 대비할 것이라고 보도하였다.
통상 중국군 당 중군위는 민간인 시진핑 주석을 제외한 6명의 상장 계급 장성이자, 각군 총사령 또는 전구사령관, 로켓사령관과 전략지원사령관을 지낸 이후에 정치국 위원 등을 거친 최고위급 장성들로 구성되나, 시진핑 주석은 이번에 제20차 당대회 대표도 아닌, 허웨이둥 상장을 당 서열 23위의 중군위 부주석에 임명하였으며, 그동안 부주석 후보로 거론되던 상장급 장성들을 모두 낙마시켰다.
하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이는 상징적 의미라며, 실제는 다른다고 평가한다. 즉 시진핑 주석의 허웨이둥 상장 임명을 시진핑 주석의 개인적 신뢰와 동부전구 사령관 재직 경력을 바탕으로 미국의 마구잡이식 대만카드 사용에 대한 대응이자,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에 대한 상징적인 경고일 카드라고 평가하면서 이를 마치 대만 침공이 임박한 것으로 전망한 것은 실수라고 평가하였다.
특히 중국군이 대만에 대한 군사적 행동 양상이 과거와 다르다고 주장하며, 기존의 해공군력, 로켓사령부와 전략지원사령부가 선도하고 대규모 상륙작전이 후속조치로 진행되는 양상에서 단중거리 탄도 미사일, 전자전, 심리전, 사이버전 위주의 비접촉전과 체계파괴전 양상으로 변형되었다면서 허웨이둥 상장이 중군위에서 대만에 대한 침공을 어떻게 미국과의 군사적 대립없이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를 주도할 것이라는 평가를 하였다.
또한 이들 전문가들은 미국 등 서방 주요 국가들은 여전히 중국군이 상륙작전에 의한 대만 침공을 예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뒤늦게 공개된 상용 위성사진을 들어 중국 동부전구 사령부의 대만 침공을 기정사실화하는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예를 들면 지난 9월 28일 『미 해군연구소 뉴스(USNI News)』는 8월 2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이후 실시된 동부전구 사령부 주관의 대만을 겨냥한 상륙작전 모의훈련에 동북부 보하이해에서 카페리로 운용중인 2020년에 건조된 15,000톤 규모로 함미 갑문형태를 갖춘 『보하이항통(渤海恒通)』 카페리를 보하이만에서 훈련 해안으로 약 1,000마일을 이동시켜 중국 육전대(陸戰隊)의 26톤 ZTD-05형 상륙장갑차 탑재 및 이안 훈련을 하였으나, 훈련이후 다시 보하이만으로 되돌려 보낸 사례를 들었다. 이어 지난 10월 12일 영국 『제인스 국방주간(Jane’s Defence Weekly: JDW)』은 동일한 상륙훈련에 국가동원령에 의해 중국 해군에 등록된 370,000톤 규모의 대형 크루스여객선 『보하이마주(渤海馬渡)』를 동원하였다고 보도하였으나, 이들 모두는 다시 평상 민간 해운 수단으로 되돌아 갔다.
이에 군사 전문가들은 시진핑 주석이 이번 당 중군위 인사에서 해공군 총사령 출신 상장 장성이 위원으로 지명되지 않고, 1979년 중국-베트남 전쟁 참전 경험의 노장 장유샤 상장을 부주석으로 유임시키면서, 로켓사령부 부사령관 겸 정치국원을 지내고 현재 중군위 위원인 장성리(張振立) 상장을 같이 유임시킨 것은 시진핑 주석이 미국의 도전이 거세지는 가운데 아직은 대만 침공은 시기상조로 간주한 것을 의미한 것이라고 평가하였다.
특히 중국 해군 부사령과 정치국원을 지내고 현재 중군위 정치작전부 부장인 먀오화(苗華) 해군 상장을 유임시킨 것은 젊은 장병에 대한 공산당 정치사상과 시진핑 주석 군사사상을 주입하는 것에 방점을 둔 인사라고 평가하면서 아직은 대만에 대해 군사적 행동에 나설 시기도 상황도 아니라는 평가를 내렸다.
문제는 미국과 중국 모두 향후 10년을 모두 결정적 기간으로 간주하며, 미국과 중국 모두 국내문제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것으로써 이번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대회를 통해 시진핑 측근 인사가 집중 배치되었고, 중군위 부주석으로 파격적으로 허웨이둥 상장이 임명되었으며, 국가안보팀이 강화되었다고 해서 시진핑 주석이 자신이 주도하는 절대권력의 정당성을 위해 대만해협을 두고 미국과 물리적 충돌을 만들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오즉하면, 지난 10월 21일 『NYT』 국제판에 비교적 미중 전략경쟁을 객관적으로 보는 제시카 천 웨스(Jessica Chen Weiss) 교수가 “미국과 중국 모두는 미중 전략경쟁에서 승리하기를 원치않는다”는 논평을 주장하였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궁극적으로 중국 전문가들은 이번 제29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이 매우 어두운 표정으로 72쪽 업무보고를 104분에 걸쳐 읽었으면서 미국에 대한 비난없이 “안보(安全: security)”와 “투쟁(鬪爭: struggle)”을 수차례 주문한 것은 점차 거세지는 미국의 압축망에 대응하여 중국의 성벽을 강화하고 뒤처진 과학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시진핑식 도광양회(韜光養晦)』이었다고 평가하면서 여기에 대만 침공이 들어갈 여지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작성자 윤석준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이자,
한국해로연구회 집행연구위원과 육군발전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예비역 해군대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