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향악단 정기연주회의 정상적인 프로그램은 먼저 서곡으로 시작하여 협주곡을 연주하고 중간 휴식시간을 가진 다음 교향곡을 연주하고 끝을 맺는다. 물론 앙코르가 뒤를 이을 수도 있다. 서곡은 마치 서론에 해당되고 협주곡과 교향곡이 메인 디시에 해당되며 앙코르는 마치 후식 같은 디저트 코스다. 그런데 협주곡 비중이 높을까,교향곡 비중이 더 높을까,물론 입장에 따라 다르겠지만 교향악단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교향곡이 메인 디시이다. ■ 교향곡의 감상 포인트 교향곡의 감상 포인트는 소나타와 같이 절대음악, 순 음악이라는 점이다. 말하자면 완전히 100% 상상의 세계에서 전개되는 추상의 예술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풍경화나,정물화가 아니라 추상화와 같은 세계이다. 추상화를 감상하면서 ‘저 그림이 뭘 그린 것일까’하고 이리저리 맞추어 보고 찾아보는 일 따위는 무의미한 일 아니던가. 오로지 반복과 변화,대비와 조화의 세계이다. 교향곡은 관현악단이 연주하는 일종의 소나타이므로, 그 안에는 당연히 2개의 주제가 제시되고 전개되며,재현되고 있다.어디까지가 제시부,전개부이며,어디서부터가 재현부인가를 알기에는 아주 많은 체험과 공부가 필요하므로 아마추어에게 그런 일까지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고 그저 ‘자주 나오는 음악,저것이 주제인가 보구나’하고 기억해 보는 정도는 필요할 것이다. 즉,이런 점은 소나타의 감상 포인트와 같다.
그런데 단일 악기로 연주되는 소나타를 만약 수목화라 한다면 산이며 냇물 등 구체적 사물이 없는 추상적 수목화일 것이고, 교향곡은 다양한 음색을 지닌 여러 종류의 악기들이 모여 연주하는 음악이기 때문에 총천연색의 컬러풀한 유화로 그린 추상화 같은 음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교향곡을 들을 때는 음색이 어떻게 변화하고 대비를 이루어가는지,추상적인 컬러 동영상을 상상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교향악단의 모든 악기가 총주(Tutti)로 연주하는 충만감, 꽉 찬 에너지도 느껴보고 현악기들의 음색,목관악기들의 음색,금관악기들의 음색,타악기들의 느낌 등등을 맛보는 것도 교향악 감상의 묘미이다. 제1악장의 빠른 속도와 에너지가 분출하는 특유의 질주감을 느껴보고,자주 들리는 음악이 주제이러니 하며 주제를 기억해 보기도 하고, 마지막 종결에서 결승점에 도달하는 종주감,완성감,무엇인가가 완성된 충만감 등을 느껴보면서 다음에 올 제2악징을 기다려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편안하고 아늑한 2악장은 아름답고 순수한 선율이 흘러가는 휴식을 즐긴다. 제3악장은 페스티벌,축제다.오스트리아 빈의 왈츠나 리오데자네이로의 삼바 축제쯤 상상해도 좋을 것이다. 4악장은 마지막 결승점을 향한 총력 질주와 휘몰아치는 격정의 분출하는 악장이다. 마지막 불꽃이 어떻게 타올라 거대한 햇불을 이루는지 장관을 이루는 불꽃을 상상해 본다. 마지막 엔딩의 장려한 종결이 끝나면 여운을 즐기면서 처음 시작부터 여기 종점까지 쉼 없이 달려온 과정을 회상해 보면서 그 무엇인가가 완성된 충만감,장대한 그 무엇의 거대한 그림을 상상해보는 즐거움도 맛보는 일,그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출처:김승일,‘클래식의 오해와 편견’,pp.145~146>
감상 : 모차르트<교향곡40번g단조,K.550,①악장> (6: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