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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너벨과 신기한 털실은 애너벨이라는 소녀가 조그만 상자 속에서 끝없이 풀려 나오는 신비한 털실을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처음에는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위해 스웨터를 짜 입히고 나아가서는 동물과 사물에까지 스웨터를 만들어 나누어준다. 그렇게 회색빛으로 삭막해 보이던 마을은 애너벨 덕분에 점점 밝고 활기찬 공간으로 변해가는 듯 하다. 이렇게 한 작은 소녀가 마을을 따뜻하고 아름답게 바꾸어 가는 그림책 속 이야기는 내 마음도 따뜻하게 만들어주었다. 문득 며칠 전 길을 걷다가 겪은 일이 생각이 났다. 나보다 앞서 길가던 내 아이 또래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인도 한가운데 쓰러져 있던 전동 킥보드를 보더니 힘겹게 길 가장자리로 옮겨 바로 세우는 모습이었다. 걷기만 해도 땀나는 무더운 날씨에 그 무거운 킥보드를 한번에 일으키지 못해 낑낑거리면서도 끝내 바르게 세워 놓고 가는 아이의 모습.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아이의 작은 배려가 누군가의 발걸음을 안전하게 하고 또 보는 이의 마음까지 따뜻하고 환하게 밝히는 순간이었다. 이 모습이 그림책 속 애너벨이 털실로 마을을 바꾸어 가던 모습과 겹쳐져 생각이 떠올랐다. 일상 속 작은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큰 온기를 전할 수 있다는 것을... 점점 개인주의와 각박해져가는 분위기가 짙어지는 요즘의 세상 속에서 작은 선행이라도 실천해 내가 스쳐 지나가거나 만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선한 영향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그런 나에게 최근에 길에서 봤던 그 아이와 그림책 속 애너벨의 나눔은 나눔의 실천에 대해 고민하던 내 마음에 다시 한번 깨달음을 주었던 것 같다. 그림책 속 애너벨의 털실은 나누어도 줄어들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더욱 풍성해지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은 마을의 변화가 보여주듯 진심어린 마음이 가진 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지 보여주는 듯 했다. 어느 날 귀족이 나타나 애너벨에게서 털실 상자를 빼앗으려 하지만 그 귀족은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이것은 진정한 가치는 단순히 물질적인 소유에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주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만들어 가는 과정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나는 그림책 속 애너벨처럼 누군가에게 기쁨과 따뜻함을 나누어 줄 수 있는 신기한 털실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털실은 특별한 물건이 아니라 바로 마음을 나누는 작은 행동자체일지도 모른다. 이런 나의 작은 선행이 쌓여 나를 통해 드러나고 또 그것을 지켜보는 나의 아이가 본받아 이어 간다면 그 따뜻함이 우리로부터 흘러 더 많은 사람들의 삶에 아름다운 색을 더해 줄 수 있지 않을까? |
첫댓글 따뜻한 글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