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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드개에 대한 하만의 분노(1-6)
세상에서는 ‘호사다마(好事多魔)’란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좋은 일 후에 나쁜 일이 있을 수 있고, 나쁜 일 후에 좋은 일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성취된 일에 만족해 취하지 말고 항상 깨어 있어야 합니다. 에스더는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왕비가 되었습니다. 모든 일이 순조로운 것 같지만, 점점 어두움의 그림자가 다가왔습니다.
1그 후에 아하수에로 왕이 아각 사람 함므다다의 아들 하만의 지위를 높이 올려 함께 있는 모든 대신 위에 두니 2대궐 문에 있는 왕의 모든 신하들이 다 왕의 명령대로 하만에게 꿇어 절하되 모르드개는 꿇지도 아니하고 절하지도 아니하니 3대궐 문에 있는 왕의 신하들이 모르드개에게 이르되 너는 어찌하여 왕의 명령을 거역하느냐 하고 4날마다 권하되 모르드개가 듣지 아니하고 자기는 유다인임을 알렸더니 그들이 모르드개의 일이 어찌 되나 보고자 하여 하만에게 전하였더라 5하만이 모르드개가 무릎을 꿇지도 아니하고 절하지도 아니함을 보고 매우 노하더니 6그들이 모르드개의 민족을 하만에게 알리므로 하만이 모르드개만 죽이는 것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아하수에로의 온 나라에 있는 유다인 곧 모르드개의 민족을 다 멸하고자 하더라(1-6)
에스더가 왕비가 되고 난 후, 바사 정국은 평정을 찾아간듯했습니다. 에스더의 민족 유대인들이 모든 것들이 형통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유대인들에게 점점 어두운 그림자가 찾아왔습니다.
(1) 최고의 대신이 된 하만(1)
“그 후”는 왕을 암살하려는 자들이 처형된 이후입니다. 시간적으로는 에스더가 왕후가 된 이후 수년이 지난 때일 수 있습니다. 에스더가 왕후가 된 시기는 아하수에로 왕제 7년 곧 BC 479년이고(2:16), 하만이 유다인들을 죽이려고 제비를 뽑은 때는 아하수에로 왕 제12년 곧 BC 474년 니산월이라고 언급하기 때문입니다(7). 에스더가 왕후가 되어 어느 정도의 기간이 흘렀을 때 왕은 아각 사람 함므다다의 아들 하만의 지위를 높여 모든 대신 위에 최고가 되게 했습니다. 모르드개가 베냐민 지파 기스의 증손으로 사울 왕의 자손(2:5)이라면, 하만은 사울 왕때 사무엘에게 죽임당한 아말렉 왕 아각 사람(삼상 15:8,32-33)의 후손인 함므다다의 자손입니다. 아말렉은 말살되기까지 이스라엘이 영원히 대적해야하는 족속이었습니다(출 17:14-16).
(2) 모르드개의 거부(2)
왕의 명령을 따라 대궐문에 있는 왕의 모든 신하는 하만이 드나들 때마다 그에게 꿇어 절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모르드개는 꿇지도 절하지도 않음으로 왕의 명령을 거부했습니다. 이는 왕의 명령을 거부했던 왕후 와스디의 일을 상기시킵니다. 모르드개가 하만에게 절하지 않은 것은 유다인으로서 적대적 관계에 있는 아말렉 후손에게 절을 할 수 없었거나 신에게나 경배하는 행위를 하만이 요구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그는 유다인으로서 신앙적 지조를 굽히지 않았습니다.
(3) 신하들의 권면과 모르드개의 답변(3-4)
대궐문에 있는 신하들은 하만에게 절하지 않는 모르드개에게 절하라고 날마다 충고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모르드개는 자신이 유다인 임을 알립니다. 에스더에게는 밝히지 않도록 지시했는데 모르드개는 그 사실을 알렸습니다. 유다인이기에 하만과 적대적인 관계에 있고 신에게 하는 행위를 하만에게 할 수 없다는 것을 밝힌 것입니다. 이유를 알게 된 신하들은 이 사실을 하만에게 보고합니다.
(4) 유다 민족을 멸하고 자하는 하만(5-6)
하만은 모르드개가 무릎을 꿇지도 절하지도 않는 것을 보고 분노합니다. 더욱이 모르드개가 유다인이라는 이유로 자신에게 경배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 하만은 모르드개와 그의 민족 전체를 죽이려고 계획합니다. 하만이 모르드개개인의 일을 유다 민족 전체 문제로 확대하는 것을 통해 그도 유다인들을 자기 선조들의 원수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유대인을 말살할 흉계(7-11)
옛말에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서 서리가 내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뜻하지 않는 일을 만나고 화가 날 수 있습니다. 화가 심하면 분노가 일어납니다. 분노가 심하게 나면 독기가 설립니다. 독기를 가지면 그 때부터 눈에 보인 것 없이 불물 가리지 않고 행동합니다. 아말렉 족속 총리 하만은 점점 살인가 등등했습니다. 독기가 서려 물불 가리지 않습니다.
7그들이 모르드개의 민족을 하만에게 알리므로 하만이 모르드개만 죽이는 것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아하수에로의 온 나라에 있는 유다인 곧 모르드개의 민족을 다 멸하고자 하더라 7아하수에로 왕 제십이년 첫째 달 곧 니산월에 무리가 하만 앞에서 날과 달에 대하여 부르 곧 제비를 뽑아 열두째 달 곧 아달월을 얻은지라 8하만이 아하수에로 왕에게 아뢰되 한 민족이 왕의 나라 각 지방 백성 중에 흩어져 거하는데 그 법률이 만민의 것과 달라서 왕의 법률을 지키지 아니하오니 용납하는 것이 왕에게 무익하니이다 9왕이 옳게 여기시거든 조서를 내려 그들을 진멸하소서 내가 은 일만 달란트를 왕의 일을 맡은 자의 손에 맡겨 왕의 금고에 드리리이다 하니 10왕이 반지를 손에서 빼어 유다인의 대적 곧 아각 사람 함므다다의 아들 하만에게 주며 11이르되 그 은을 네게 주고 그 백성도 그리하노니 너의 소견에 좋을 대로 행하라 하더라(7-11)
이제 총리 하만은 존경받길 원했지만 모르드개 한 사람 때문에 자존심을 구겼습니다. 그는 모르드개가 유대인이라는 사실에 유대인들에게 대한 독기가 설었습니다. 어떻게 하든지 유대인들을 멸절시키기로 작정합니다.
(1) 유다인들을 멸절할 시기(7)
하만과 그의 추종자들이 모르드개와 유다인들을 멸할 날짜를 정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그때가 아하수에로왕 제12년인 BC 474년 니산월 곧 양력으로 4월입니다. 그들은 날과 달을 결정하기 위해 ‘부르’(푸르)를 던졌습니다. 페르시아어 ‘부르’는 ‘던지다’와 관련한 명사로 ‘제비’, ‘주사위’를 뜻합니다. 고대 근동에서는 어떤 일을 결정하거나 신의 뜻을 알기 위해 주사위 같은 돌이나 나무조각에 기호나 문구를 써서 그것을 던져 판단했습니다. 이스라엘에서도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해 제사장의 에봇 흉패 안에 있는 우림과 둠밈을 사용했습니다(레 16:8; 민 27:21; 삼상 28:6). 하만과 추종자들은 히브리식 종교력으로는 12월 곧 아달월, 양력으로는 3월 13일이라는 날짜를 얻었습니다.
(2) 유다인들의 멸절을 요청하는 하만(8-9)
유다인들을 멸할 달과 날이 결정되자 하만은 왕에게 나아가 페르시아에 흩어져 사는 한민족이 왕의 법률을 지키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특별히 이 민족의 법률이 만민과 다르다며 그 독특함을 강조하는데 이것은 유다교의 제사, 십계명, 할례, 음식에 관한 법률을 의미할 것입니다. 하만은 이민족의 독특함이 왕의 법률을 무시하기에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말합니다. 왕이 조서를 내려 그들을 진멸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왕의 금고에 은 1만 달란트를 입금하겠다고 제안합니다. 은 1만 달란트는 당시 페르시아제국 1년 총수입의 3분의 2 정도로, 지금의 가치로는 약 184억원에 해당합니다.
(3) 하만의 요청을 허락하는 왕(10-11)
하만이 언급하는 민족이 누구인지 확인하지 않은 채 왕은 하만의 요청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반지를 빼어 하만에게 줍니다. 돈이든 그 민족의 백성이든 하만이 좋은 대로 행하도록 허락합니다. 유다인의 대적인 아말렉 족속 아각 사람의 후손 하만에게 유다 민족의 전멸에 대한 모든 권한이 위임된 것입니다. 왕이 겉으로는 하만의 돈을 거절하는 것 같지만 하만에게 그의 모든 권한을 위임하는 것은 뇌물의 영향을 받았음을 암시합니다(참조, 7:4).
유대인을 말살할 조서(12-15)
조직에서 지도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국가에서 최고의 통치자인 왕이나 대통령이 질서를 세우지 않으면 그 나라는 온통 무질서하게 되어 집니다. 잠언에서는 “왕은 정의로 나라를 견고하게 하나 뇌물을 억지로 내게 하는 자는 나라를 멸망시키느니라”(잠 29:4)고 하셨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아하수에로 왕입니다.
12첫째 달 십삼일에 왕의 서기관이 소집되어 하만의 명령을 따라 왕의 대신과 각 지방의 관리와 각 민족의 관원에게 아하수에로 왕의 이름으로 조서를 쓰되 곧 각 지방의 문자와 각 민족의 언어로 쓰고 왕의 반지로 인치니라 13이에 그 조서를 역졸에게 맡겨 왕의 각 지방에 보내니 열두째 달 곧 아달월 십삼일 하루 동안에 모든 유다인을 젊은이 늙은이 어린이 여인들을 막론하고 죽이고 도륙하고 진멸하고 또 그 재산을 탈취하라 하였고 14이 명령을 각 지방에 전하기 위하여 조서의 초본을 모든 민족에게 선포하여 그 날을 위하여 준비하게 하라 하였더라 15역졸이 왕의 명령을 받들어 급히 나가매 그 조서가 도성 수산에도 반포되니 왕은 하만과 함께 앉아 마시되 수산 성은 어지럽더라(12-15)
하만이 왕의 명령을 받아 유대인들을 멸절하라는 명령을 발포한 사건을 다룹니다. 왕의 서명된 조서는 전국에 전달되어 유대인들이 멸망할 날이 정해졌습니다. 이로 인해 왕국 전체가 혼란에 빠지고, 유대인들은 절망과 공포 속에 처하게 됩니다.
(1) 하만이 작성한 조서(12-13)
첫째 달 곧 니산월 13일에 하만은 각 지방 관리들에게 보낼 조서를 왕의 이름으로 작성합니다. 각 지방의 문자와 각 민족의 언어로 작성된 조서에는 약 12개월 후인 히브리식 종교력으로 12월 곧 아달월(양력 3월) 13일 하루 동안 모든 유다인을 진멸하고 재산을 탈취하라는 내용이 기록되었습니다. 이 조서는 전령들에 의해 각 지방에 전달되었습니다.
(2) 조서 선포와 수산성의 반응(14-15)
하만이 만든 조서의 복사본이 각 지방에 보내지고 모든 민족에게 선포되어 시행을 위한 준비에 들어갑니다. 수산 성에 이 조서가 반포되었을 때 왕과 하만은 먹고 마시고 있었습니다. 유다인들의 두려움과 탄식 소리 그리고 적대자들의 웃음소리로 수산 성은 어수선했습니다.
본문에서는 하만의 악한 계획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섭리와 개입을 통해 결국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만의 교만은 그 자신의 파멸을 초래하고, 모르드개의 신실함은 하나님의 구원의 통로가 됩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가 고난 중에도 하나님을 신뢰하고 따를 때, 하나님께서 선한 결과를 이루신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믿으며 나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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