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식쿨 호숫가 AK-MARTEL RESORT에 짐을 풀고 호텔 주변과 이식쿨 호숫가를 돌아보는데 비도 내리고 호수에 안개가 껴 건너편 텐산산맥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호숫가도 비수기인지 관광객이 없어 쓸쓸하다.
이식쿨 호수 (Issyk Kul) 는 키르기스스탄 동북부의 톈산산맥 기슭에 있는 염수호(鹽水湖)로 해발 1,600m에 위치해 있다. 이식쿨호수의 넓이는 6,200㎢로 세계에서 24번째로 큰 호수이며, 부피는 세계에서 10번째로 크다. 호수의 평균 깊이는 279m이고 가장 깊은 곳은 702m에 이르러 세계에서 7번째로 깊은 호수이기도 하다. 이식쿨 주의 주도인 카라콜을 비롯해 발릭치, 휴양지인 촐폰 아타 등의 도시가 위치해 있으며, 호수 주위로 카라콜봉(5,216m)이나 촉탈산(4,771m)과 같은 4,000~5,000m급의 고봉들이 늘어서 있다.
이식쿨(Issyk Kul)은 키르기스어로 뜨거운 호수란 뜻으로, 신당서에는 열해(熱海)라는 이름으로, 이곳을 직접 다녀간 현장법사는 대당서역기에 大淸池라고 적었다. 과거에 이 일대는 실크로드가 지나갔으며, 도시유적이 여럿 남아있다. 중세에는 서방에서 피신해 온 마니교도와 네스토리우스파 기독교도가 거주하였고, 위구르족과 공존하였으나 14세기 흑사병으로 사라졌다. 이후에는 키르기즈 족이 살았는데, 그들은 17세기에 준가르에 의해 쫓겨났으나 청나라가 준가르를 멸하자 돌아왔다. 소련시절에 이식쿨 일대는 여름과 겨울 모두 일정 온도를 유지하여 피서지로 각광 받았으며 지금도 휴양지이다.(나무위키 사전에서)
중앙아시아의 진주를 품고 있다는 이식쿨 호수는 투르크족들의 영혼이 깃든 산정호수로 둘레가 총 450km 이상으로 가로 182km, 세로 60km, 수심 668m에 이르는 거대한 호수로 제주도 3.5배에 이르는 키르기스스탄에 있는 1,923개 호수가 중 가장 큰 규모다. 천산산맥의 해발 1,600m위치에 위치하고 있어 남미의 티티카카 호수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 큰 산중호수로 바이칼호수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투명하다고 한다. 키르기스스탄에서 수평선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이식쿨 호숫가에 있으면 마치 해변에 왔다는 느낌을 받는다. 키르기스인들은 이 호수를 바다라 부르며 “천산의 진주”라 칭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투르크어로 “이식”은 따뜻하다 “쿨”은 자연호수를 뜻하는데 즉 따뜻한 호수로 텐산산맥에서 호수로 유입되는 빙하의 얼음물이 염분과 만나 증발하면서 염도가 일정하게 유지되고 화산작용으로 인해 호수 바닥에선 온천수가 솟아나고 미네랄 함유량이 높아 연안 이외에는 겨울에도 얼지 않는 특성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래서 투르크족과 몽골의 겨울 야영지로 인기를 끌었으며 남부 호숫가에는 특히 온천이 발달해 여름이면 염호에서 수영을 하거나 사우나를 즐기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호수주변에는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더불어 카라콜봉(5,216m), 촉탈산(4,771m)과 같은 4,000~5,000m급의 만년설산 천산산맥이 병풍을 두르듯 에워싸고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곳이라고 한다. 118개의 강과 물줄기가 이식쿨호수로 흘러 들어오는데, 호수의 물은 온천수와 눈 녹은 물을 수원으로 해 공급된다고 하며 현재 이식쿨호수에는 하구가 없으나, 호수 깊숙한 곳에서 추 강으로 흘러가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한다. 호수의 물은 약 0.6%의 염분을 가지고 있으며, 연간 약 5cm씩 줄어든다고 한다. 1975년에는 람사르 호수로 인정을 받았으며, 2000년에 유네스코의 세계 생물권 보전지역이 되었다고 한다.
전설에 따르면, 이 지역을 다스리던 왕은 당나귀처럼 긴 귀를 가지고 있어 그 비밀을 숨기려고 그의 머리를 깎은 적이 있던 모든 이발사를 죽이라고 명령했다.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이발사가 왕의 비밀을 밤중에 어떤 우물에 털어놓았는데, 그 우물이 넘쳐서 이식쿨 호수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호수 바닥에 도시가 잠겨 있다는 전설도 있는데, 이는 조사에서 어느 정도 사실로 드러났다.
작년(2025년) 15세기 초 대지진으로 지반이 침하해 물에 잠긴 실크로드의 잃어버린 도시가 러시아 학자들의 노력 끝에 발견됐다. 실크로드를 오가는 상인들의 중요한 상업도시로 번창했던 토르 아이길(Toru-Aygyr)로 불린 도시의 일부로 벽돌로 지은 건물터(모스크 추정)와 무너진 석조 벽, 곡식을 빻은 맷돌, 광활한 묘지터 등이 발견되었는데, 추후 조사를 계속해 물밑 퇴적물을 굴착하고 분석해 이 도시가 어떻게 발전하고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졌는지 밝혀낼 예정이라고 한다.
호수 주변 산책을 마치고 선배부부와 호텔 정문 앞 슈퍼에 들려 간식거리를 사 호텔로 돌아온다. 저녁은 식당에서 치킨 샐러드를 주문했는데 가격(630솜, 한화 2만원 정도)에 비해 맛이나 질이 내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그런지 호텔 식당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나를 포함해 3명밖에 되지 않는다.
오늘은 암각화 박물관과 비슈케크로 가는 도중 부라나탑을 보고 비슈케크로 가 숙박하는 일정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이식쿨호수주변을 다시 돌아 보려고 호텔 방을 나선다. 여전히 날씨가 흐리고 발감이 많이 불어 배를 타거나 이식쿨 호수를 전망하긴 어렵다.
이식쿨 호수를 오기 전까지만 해도 이식쿨 호수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쓸쓸한 이식쿨 호수만 바라보다 가려니 섭섭하다. 여행은 날씨와 시기가 반이라는데 날씨도 때도 안 받쳐 주니 어쩔 수 없다.
아침 식사 후 버스를 타고 암각화박물관(Petroglyphs Museum)가 있는 곳으로 간다. 촐폰 아타에 오는 사람들은 한 번은 들렀다 가는 곳인데 청동기시대 말기와 기원전 8세기에서 서기1세기에 돌을 긁고 쪼아서 그림을 그려둔 돌덩어리들이 빙하에 실려온 곳이라고 한다. 촐폰아타 암각화 공원은 BC 800년에서 AD 1200년에 이르는 약 2,000개의 암각화가 있는 야외박물관으로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입구에 입장료를 받는 사람이 있기는 한데 편의시설도 없고 암각화 관리는 제대로 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암각화 주제로 가장 많이 애용된 것은 사슴과 같이 뿔이 있고 굽 달린 동물이다. 사슴도 있지만 가장 많이 확인되는 것은 야생 염소로 뒤로 휘어진 뿔, 측면 몸통, 다리, 짧은 꼬리가 가장 기본적인 구성이다. 산양 표현은 시간에 따라서 좀 더 통통하게 그려지거나 추상화되고 단순하게 선으로 처리되기도 한다. 다리가 4개 또는 두 개, 뿔도 한 개에서 두 개로 바뀐다. 산양은 무리를 이루거나 맹수와 마주 보는 장면, 사냥에서 쫒기는 장면, 서 있는 모습 등 다양한 장면에서 나타난다.
또 한가지 중요한 돌 유적은 발발 Balbal들이다. 발발은 사람 형상의 석상으로, 중앙아시아 초원지역에서 살던 6-9세기 튀르크족(돌궐족)들이 만든 것들이다. 발발은 튀르크어로 “조상”이란 뜻이고, 죽은 사람의 얼굴과 삶을 묘사하여 하나의 바위에 새긴 석상이고, 유목민들의 무덤인 쿠르간 Kurgan 주변에 세워 죽은 이들의 영혼을 지키는 이슬람교 이전 토속신앙의 일부라고 한다. 손에 컵이나 술잔을 들고 있고, 표정과 모습이 모두 다르다고 한다. 주로 부라나 탑 주변과 촐폰아타의 암각화 박물관에서 볼 수 있고, 유적 보호를 위해 이곳으로 옮겨 모아놓은 것들이 많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