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인권 운동이 가야 할 길은 멀다. 각 사회를 면밀히 들여다보면 그 사회마다 정도와 종류가 다양하게 인권이 침해받거나, 차별받거나, 억압받는 등 제대로 보장되고 있지 못한 면면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발을 내딛고 목소리를 내는 것은 분명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다른 이들에게 '유난'이라거나 '배부른 소리'라는 등 온갖 비난을 얻기가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용감하게 고개를 들고 자신을 내세워 타인을 위한 목소리를 또렷하게 낸 여성들이 있다. 세계의 여성 인권 운동가 10명을 소개한다.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바네사 레드그레이브(Vanessa Redgrave)는 TV와 연극, 영화를 두루 섭렵한 영국의 배우이다. 골든글로브 상 2회, 아카데미 상 1회를 받은 그녀는 20대 때부터 인권운동가로 활동해온 인물이기도 하다.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정치 지도자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평을 받는 그녀는 유니세프 친선 대사로도 활동하며 인권 운동, 반유대주의에 힘쓰고 있다.
히라쓰카 라이초
히라쓰카 라이초(平塚 らいてう)는 일본의 사상가, 평론가, 작가, 여성주의자이며 여성 운동 지도자이다. 1886년에 태어난 그녀는 일본 최초 여성 현대문학 동인지인 [세이토]를 펴내고, 양성 평등, 여성 참정권, 자유연애를 주장했다. 또 베트남 전쟁 시 반전 운동도 벌였다. 일본에서 페미니즘과 평화 운동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 인물로 알려진다.
헤리엇 터브먼
해리엇 터브먼(Harriet Tubman)은 1822년에 태어나 노예로 삶을 시작해 20대 후반 노예제가 폐지된 펜실베니아로 탈출한 후 평생을 노예제 폐지와 여성 참정권 운동에 바친 미국 여성 인권 운동가이다. 그만큼 그녀는 미국 여성 인권 운동의 원조로 꼽히며, 흑인 노예의 탈출을 도와 '흑인 노예 탈출의 모세'라고 불리기도 한다. 말년에는 여성 참정권 운동에 참여했다.
박연미
1993년에 태어난 박연미는 북한이탈주민, 북한 인권 운동가이다. 2007년, 열세 살 때 탈북하여 현재 대한민국 국적을 갖고 있는 그녀는 2014년 영국 BBC 올해의 여성 100인에 선정되었으며 현재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세계 각국을 돌며 표현의 자유, 인권이 억압당하고 저급한 표현으로 대중을 선동하는 북한 사회를 고발하고 북한 인권 회복을 위해 애쓰고 있다.
말랄라 유사프자이
1997년생인 말랄라 유사프자이(Malala Yousafzai)는 최연소 여성 인권 운동가로 유명해졌던 인물이다. 파키스탄에서 탈레반에게 지배받고 억압받으며 교육도 받지 못하고 남자 의사에게는 진료도 받지 못하는 여성과 어린이의 삶을 일기로 써서 영국의 방송국 블로그에 올리면서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그녀는 어린이들을 위한 인권 운동을 진행하고 UN의 초청으로 연설을 선보이는 등의 활동으로 17세였던 2014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마날 알 샤리프
마날 알 샤리프(Manal al-Sharif)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 권리 운동가이다. 여성의 운전이 금지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성이 운전할 권리를 위해 활동하며 '위민투드라이브(Women2Drive)'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2011년 그녀는 자동차를 운전하는 모습을 유튜브에 업로드했다가 사우디 당국에 체포되어 9일간 감금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여성의 참정권, 여성의 해외 이주권, 여성의 계좌개설 자유화 등 전반적인 여성 인권 운동을 펼치고 있다.
비올라 데스몬드
비올라 데스몬드(Viola Desmond)는 캐나다에서 처음으로 인종차별에 맞서 법적으로 투쟁한 여성이다. 그녀가 32살이던 1946년 흑인은 비싼 표를 사더라도 극장 발코니의 후미진 자리에 앉아야 한다는 것에 항의하다 경찰에 체포되었고 자신이 하던 미용실 사업에 탈세 혐의를 받아 유죄 판결이 확정되었는데, 패소하였지만 항소까지 진행한 그녀의 저항 사건은 이후 미국의 역사적인 저항 운동으로 이어졌다. 2010년 노바스코샤 주 정부와 법원은 그녀의 1센트 탈세에 대해 사후 무죄를 판결했고, 그녀를 기소한 일에 공식으로 사과했으며, 2012년에 캐나다 정부는 그녀를 기념하는 우표를 발행했다. 또, 2016년 그녀는 캐나다 지폐 속 첫 번째 여성 인물이 되었다.
수잔 B. 앤서니
수잔 B. 앤서니(Susan B. Anthony)는 미국 역사상 최초로 여성 참정권 운동을 이끈 인물이다. 미국 최초의 여성 위인으로 꼽히는 그녀는 1820년에 태어나 미국의 여성 참정권뿐 아니라 노예제 폐지 운동을 펼쳤다. 또한 그녀는 여성의 성적 욕망 향상을 위한 운동에 전력을 다했고, 낙태를 여성이 남성에게 종속된 증거로 보고 이에 반대하였다. 그녀는 여성의 권리를 위한 주간지 [더 레볼루션(The Revolution)]을 발간하기도 했으며, 1872년 대통령 선거에 여성으로서 투표를 강행했다가 100달러의 벌금형을 부과받았다.
메리언 라이트 에덜먼
메리언 라이트 에덜먼(Marian Wright Edelman)은 아동 인권 운동가이자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아동보호단체인 아동보호기금(Children's Defense Fund)의 설립자 및 의장이다. 우리 시대에 손꼽히는 정신적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그녀는 예일 법학 대학원에 진학해 흑인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미시시피 주에서 변호사 자격을 얻었다. 그녀의 지휘 아래 아동보호기금은 빈민 아동, 소수자 아동, 장애 아동 등을 위해 그들의 삶에 영향에 미치는 법률 연구와 정보교류 활동, 기술적 지원 등을 펼치고 있다
엘리너 루스벨트
엘리너 루스벨트(Anna Eleanor Roosevelt)는 미국의 여성 사회운동가이자 정치가로, 여성 문제 및 인권 문제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약하였다.미국 제32대 대통령인 프랭클린 D. 루스벨트의 부인이기도 했던 그녀는 미국 역사에서 가장 활동적인 영부인 중 하나로 꼽힌다. 그녀는 1945년부터 1953년까지 국제연합 주재 미국 대표로 있으면서 세계인권선언의 기초에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였고, 1962년엔 여성 지위 위원회 회장으로 선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