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순례 회향 특집]순례 이모저모 인도주민 반응 ‘폭발적’
인도에 뿌려놓은 ‘佛緣 맺기’ 씨앗들
순례단 곳곳서 현지인과 소통
열린법석으로 불교 씨앗 파종
현지 불자도 순례 통해 ‘결집’
브렛터와 마을 주민들과 함께하고 있는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원들. 단주 선물 이후 너나 할것 없이 함께 사진 찍으며 웃었다.
상월결사 인도순례단(회주 자승)의 43일간 대장정은 현지 주민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국에서 온 불자들을 현지 주민들은 정성을 다해 환영했다. 힌두교도들 역시 순례단에 깊은 호의를 표하기도 했다.
회주 자승 스님이 평소 강조해온 ‘불교 인연(佛緣) 맺기’는 인도 현지에서도 빛을 발했다. 순례단은 곳곳마다 현지 주민들과 소통하고 열린법석을 펼쳤고, 이내 이들은 감화됐다. 불교가 사라진 인도에 다시 ‘불연의 씨앗’이 파종되는 순간이었다.
종교 공존 마을서 법석 ‘환희’
3월 12일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 그리고 불교도들이 공존하는 브렛터와 마을에서는 부처님 가르침에 따른 화합의 장이 마련됐다.
순례단은 이곳에서 저녁예불 후 단주와 염주 등을 마을주민들에게 선물하고 이들과 사진을 찍으며 열린법석을 펼쳤다. 단주를 전달하자 굳어있던 분위기는 웃고 떠드는 즐거움으로 변했다. 단주 받기를 거부하던 일부 무슬림들도 결국에는 스님들에게 스마트폰을 들고 사진을 청하기도 했다. 말이 통하지는 않지만 손짓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이들 등으로 예불 공간은 가득찼다.
불자인 콜리족 안쥬 스리 고탐 씨는 “마하라즈간지 지역 전체에 5만명 가량의 불자들이 있다”며 “우리들은 부처님과 인연이 닿은 람그람 등을 참배하며 신심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안쥬 스리 고탐 씨는 “한국에서 불교순례단이 방문해주셔서 더욱 힘이 난다. 순례단을 보니 환희롭다”고 했다.
마을 주민들과 함께 어울린 순례단은 그 무엇보다 환희로운 순간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국제포교사회 회장도 맡고 있는 정혜 스님은 “한국의 불자들이 힘을 모아 이런 곳에 한국학교를 세웠으면 좋겠다. 오늘 이렇게 부처님 가르침 아래 지역민들이 함께 어울리는 것을 보며 불제자로서 너무나 기쁘다”고 말했다.
순례단 최고령자인 前호계원장 무상 스님이 행선 도중 인도 노보살의 손을 잡았다.
불가촉 천민들의 신심 ‘감동’
3월 17일에는 싯다르트 나가르 지역의 지기나마피 마을에 도착했다. 싯다르트 나가르는 ‘고타마 싯다르타의 땅’이라는 이름처럼 각 마을마다 불교기가 걸린 법당이 있어 순례단의 환희심을 더하게 했다. 지기나마피 마을에는 인도 불교소사이어티 불자들이 대거 나와 순례단을 환영했다. 불교소사이어티는 뭄바이에서 1956년 창립됐으며, 싯다르타 나가르 지역에서는 2002년 대규모로 개종이 일어나며 지회가 설립됐다. 대부분 불가촉천민 출신이 개종하며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닐 쿠마르 고탐 지회장은 “불자로서 불자들이 방문하면 환영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이 곳에 스님들이 오셔서 감사하다. 특히 순례단 방문으로 현지 주민들의 불교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뀔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쿠마르 지회장은 “인도에는 부처님 성지가 있지만 정작 불자들은 적다. 하지만 순례단이 마을을 다니며 불교를 알리면 ‘외국에서도 이렇게 부처님을 쫓아 순례 오는데, 인도 사람이면서 믿지 않는다는게 말이 되냐’는 생각이 퍼진다. 순례단의 순례는 분명히 인도에서 불교가 전파되는데 큰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현지 불자들의 환대도 순례 곳곳에서 이어졌다. 순례 6일차를 맞은 2월 14일에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후손인 ‘석가족’이 순례단을 찾아왔다. 석가족들은 한국불자들의 방문으로 이 지역 불심이 크게 융성할 것이라며 기대와 함께 감사를 표했다.
대기설법으로 불교 씨앗 심다
회주 자승 스님도 인도 주민들에게 대기설법하며 불교의 씨앗을 뿌렸다. 자승 스님은 “이곳은 부처님 나라, 진리의 땅이며 부처님 후손인 여러분을 만나러 저희들이 여기에 왔다”며 “이곳에는 보이지 않지만 부처님의 피가 흐르는 후손들이 훗날 3천년 전 부처님이 계셨던 그 시절로 진리의 불꽃을 피워올릴 날이 꼭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순례 중 순례단이 가장 놀란 부분은 인도 내 불심이라고 한다. 힌두교로 흡수된 줄 알았던 인도 불교는 현지인의 내면에 살아있었다. 적극적인 신행활동으로 표출되는 부분은 적었지만, ‘평등과 차별 금지’ ‘평화’ ‘생명 존중’ 등 부처님이 전한 큰 가르침을 마음 속에 간직한 이들이 많았음이 느껴졌다. 순례 곳곳에서 ‘나무 붓다’라고 하며 합장하는 이들을 흔히 발견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인도불교소사이어티 여성회원을 만난 정혜 스님이 손을 잡아주며 눈물 흘리고 있다.
상월결사, 인도불자 결집 이끌다
상월결사 인도순례는 인도 현지 불자들의 결집도 이뤄냈다. 인도 UNI뉴스는 3월 13일 “인도 모디정부 집권여당 BJP 보드가야 지역위원장이 상월결사 인도순례를 본받아 인도불교의 중흥을 위해 3월 13일부터 베삭데이인 5월 5일까지 순례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보드가야 지역인 비하르주의 불자들로 스님과 신도 500여 명이 순례 입재식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이 마을과 마을을 다니며 전법 포교에 매진하는 것을 따라 총 534개 마을, 10800km를 순례한다.
이어 부처님오신날인 5월 5일 비하르주 주도이며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이 2월 28일 행선한 파트나에서 회향한다. 이들은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처럼 선두차량에는 상월결사 큰부처님과 닮은 부처님을 모셨다. 또 낙타, 오토바이, 자전거, 도보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여 상월결사 인도순례단과 같은 방식으로 행선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순례 실무 차원에서 2월 22일 상월결사 인도순례 행선을 참관했다. 당시 실무책임자 판카 파스완(PANKAJ PASWAN) 씨를 비롯한 불자 200여 명이 자승 스님에게 인사하고 이번 순례 안내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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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문화 증진 위한 한국-인도 교류 잇달아
동국대·날란다大 MOU, 학술대회
한-인 수교 50주년 전시회 등 열려
상월결사 인도순례에 맞춰 다양한 교류행사들도 함께 진행됐다. 특히 한국과 인도의 국교 수교 50주년을 맞아 이뤄져 그 의미를 더했다.
조계종(총무원장 진우)은 3월 21일부터 25일까지 인도 델리에서 한국-인도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주인도 한국대사관과 공동으로 문화교류행사를 개최했다.
3월 21일에는 주인도 한국대사관저에서 사찰음식 명장인 정관 스님이 준비한 사찰음식 정찬을 인도에 소개하는 만찬을 진행했다. 만찬에는 장재복 주인도 대사와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 등 한국 및 인도 주요 내빈들이 참석했다.
3월 22일에는 뉴델리에 위치한 인도국립현대미술관(NGMA)에서 ‘부처님의 땅! 인도에서 한국문화를 만나다’ 특별전 개막식을 개최했다. 전시회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연등회’의 전통등과 한국 전통 불교의례의 상징인 괘불을 매개로 하는 미디어 아트, 템플스테이를 주제로 한 다양한 사진작품 등이 전시된다. 전시를 통해 4월 30일까지 한달여 간 진행된다.
문화교류행사의 일환으로 사찰음식 명장인 정관 스님이 현지 조리학교인 찬디왈라 조리대학(BCIHMCT), GD고엔카대학교-르 꼬르동 블루 인디아, 주인도 한국문화원에서 한국전통불교문화체험 및 사찰음식 시연회가 진행되는 등 다양한 문화교류 행사가 진행됐다.
동국대와 인도 날란다대학은 불교학 진흥을 위한 학술 교류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동국대는 “학교법인 동국대 건학위원장 돈관 스님과 윤재웅 동국대 신임총장이 2월 24일 인도 비하르(Bihar) 주 라즈기르(Rajgir)에 위치한 날란다 대학(Nalanda University)을 방문해 수나이나 싱(Sunaina Singh) 총장을 만나 양 기관의 학술교류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고 2월 27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으로 도보순례 중인 기획부총장 종호 스님을 비롯해 정각원장 진명 스님, 황순일 불교대학장, 김용현 교수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두 대학은 △학생·교수·연구자 교류 △공동 교육·연구, 공동 컨퍼런스·심포지엄 등 학술교류 △출판물 및 학술자료 공유 등을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건학위원장 돈관 스님은 “오늘 MOU를 계기로 한국과 인도 불교학의 발전을 기대한다”고 밝혔으며, 윤재웅 신임 총장은 “동국대와 날란다 대학의 학술교류가 활발해져 두 대학의 불교학이 발전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협약에 앞서 오전에는 날란다 대학 오디토리움에서 ‘불교 전통에서 순례의 중요성’을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도 개최됐다.
신성민 기자 motp79@hyunb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