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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에 봄 파종을 마쳤다.
이번 주말에는 봄꽃을 심을 예정으로 석대동 꽃집에 들렀다.
꽃가게에는 형형색색의 봄꽃들이 전시되어있었다.
그 중에 우선 추위에 강한 줄리앙과 팬지를
각각 두 판씩 사가지고 농장에 왔다.
농장에 꽃을 심으면 참 좋다.
일주일에 한 번 오는 주말농장이고
꽃은 얼마 가지 않아 시들어버리지만
농장에 들어설 때에 꽃이 피어있으면 주인을 반기는 듯해서 좋고,
또 꽃이 피어있으면 식물들이 오순도순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들이 들리는 것 같아 좋은 것이다.
그리고 아름다운 꽃이 피어있는 농장의 사진을
카메라에 담아와 블로그에 올려놓으면
일주일에 한 번 보는 것이 아니라 아침마다 블로그를 통해서
꽃을보고 즐길 수 있어 좋은 것이다.
그래서 아직은 꽃샘추위가 남아있을지 모르지만
서둘러 봄단장을 하기 위해서 꽃을 사가지고 왔던 것이다.
농장으로 오는 산과 들에는 새싹들이 올라오고,
청보리가 녹색으로 물들여가고 있었다.
우리 농장에도 새로운 봄소식을 볼 수 있을 것을
기대하면서 농장에 도착했다.
농장에는 수선화와 히아신스가 피어있었고,
꽃잔디도 꽃을 피우기 시작했으며 금낭화도 올라오고 있었다.
황량했던 갈색의 농장이 화사한 색깔로 변신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과수원에는 매화꽃이 활짝 피어있었고,
홍매화와 앵두나무 꽃도 피기 시작했다.
우리 아파트에는 매화가 지기 시작하는데
농장에는 이제야 매화가 만개하였다.
농장에는 이밖에 민들레가 노란 꽃을 피우고 있었고,
이름 모를 풀꽃들도 여기저기서 자신만의 공간을 채워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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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밭을 둘러봤다.
3월 첫 주말에 심어두었던 감자 싹이 드디어 올라오기 시작했다.
3주 전에 뿌려두었던 상추도 새싹을 내밀고 있었으며
완두콩, 얼갈이배추, 열무 등도 일제히 올라오기 시작했다.
봄을 맞아 새로운 생명들이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리고 겨울을 넘긴 유채는 노란 꽃을 피우기 시작했고,
마늘과 양파도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한창 뿌리가 굵어져야 하는데
봄 가뭄이 계속되어 성장속도가 좀 더딘 것 같아 염려가 되기도 하였다.
오늘은 분수호스를 이용해 물을 주어야 하겠다.
사람도 청소년기를 잘 지내야 하듯이
식물들도 성장기에 영양이 부족하면 실농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 주말에 퇴비에 제타비료를 섞어 웃거름을 해두었는데
가뭄이 심해 거름을 준 효과가 부족한 것 같아
물을 듬뿍 주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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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농장에 오면 ‘뭐니 뭐니’해도 제일 관심이 가는 곳이 버섯이다.
지난 주말부터 올라오기 시작하던 버섯은
이번 주말에도 몽실몽실한 송이들이 여기저기서 많이 올라와있었다.
주말에 한 소쿠리를 따가지고 가면
다음 주말에는 또 한 소쿠리를 채워갈 수 있는 버섯은
우리들에게 채소만 가꾸는 삶에서 새로운 재미를 안겨주고 있었다.
버섯을 재배하기 위해 하우스를 새로 짓고, 관수시설을 하는 등,
초기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다소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하고,
참나무를 구하고 종균을 넣는 등
보통 사람들이 재배에 접근해보기에는 다소 어려움도 있지만
이렇게 초기에 투자를 해두면 채소와 달리
주인의 일손이 더 이상 필요가 없이
수확만 즐길 수 있는 것이 표고버섯 재배이다.
그리고 농장에 놀러오는 손님과 고기를 구워먹거나
수확물을 나눠줄 때도 상추와 쑥갓 같은 채소보다
버섯을 나눠주면 더욱 귀한 선물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버섯이 이번 주말에도 많이 올라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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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완연한 농장을 둘러본 후에
꽃샘추위를 대비해서 덮어두었던 비닐을 이제는 다 걷어내었다.
그리고 다음 주말에 대파를 옮겨 심을 이랑과 부추를 심을 곳에
거름을 깔고 퇴비를 넣어주었다.
부추는 7년 전에 주말농장 초기에 한 골 심고
3년 전에 또 한골을 심어두었는데
먼저 심었던 이랑은 이제 수명을 다했는지
새싹이 부실하게 올라오고 있었다.
나이든 사람이 머리카락이 빠지고 엉성해져가는 것 같이
먼저 심었던 부추는 새싹들이 듬성듬성 올라오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새로 씨앗을 뿌려두고 먼저 심어두었던
한 이랑의 부추는 뽑아낼 계획으로 새로 이랑을 조성해두었다.
그리고 중참 안주를 하기 위해 도라지를 캐보았다.
과수원에 도라지 마른 줄기가 있는 흔적을 찾아 삽으로 땅을 팠다.
그런데 뿌리가 의외로 굵었다.
지금까지 내가 보았던 도라지 뿌리 중
이렇게 굵은 뿌리를 실물로 보지는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친구를 부르고 아내에게 카메라를 들고 오라고 했다.
나 혼자 보기에는 아까웠고
이런 것은 기록을 남겨두어야 하는 것이다.
아내는 사진을 찍고 친구는 삽질을 하고 나는 호미질을 하면서
귀한 도라지 뿌리가 끊어질까 조심스럽게 캐었다.
뿌리가 굵고 깊이 박혀 도라지를 캐는데 시간이 제법 걸렸다.
그런데 이것을 캐어보니 이건 완전히 대박이었다.
도라지 뿌리 윗부분은 직경이 7~8cm가 될까
아니면 10cm 정도가 될까 모르겠다.
주말농장을 시작하고 둘째 해에 씨앗을 뿌렸으니
햇수로는 7년이 되는 셈인데
이것이 썩지 않고 이렇게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도라지는 3~5년이 지나면 더 이상 자라지 못하고
썩어버리는 것으로 알고 있고,
이보다 더 오래 가꾸려면 특별한 비법이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 밭의 도라지는 노지에서 이렇게 저절로 자랐던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앞으로는 10년 이상 뿌리를 썩히지 않고
저절로 자라는 도라지를 우리가 생산하지 말라는 법도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또
『이것을 캐지 않고 그냥 두었더라면
10년근도 생산할 수 있었을 터인데...』 하는 안타까움이 생기기도 하였다.
적은 것에 감사하면서 살아가려고 주말농장을 시작했고,
또 모든 것을 비워놓고 살아가려는 마음으로 인생 후반부를 출발했는데
손에 무언가를 쥐게 되니 더 많은 욕심이 발동하는 자신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큰 뿌리를 캘 수 있는 것에 감사해야 하는데
더 큰 뿌리를 캘 것을 놓쳤다는 욕심으로 기울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자료출철: 산들농원 블로그 ( http://blog.naver.com/sanginls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