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 급증…사회적 편견·열악한 근무조건에 ‘실망’
요양보호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됨에 따라 남성 요양보호사의 수도 날로 늘도 있다.
서울 종로구 소재 전국요양보호사교육원이 공개한 수료자 및 수강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남자 요양보호사 교육생은 지난해 5월 4명에서 6월 10명, 7월 16명, 9월 30명, 10월 42명, 12월 47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같은 기간 동안 여성 교육생은 139명에서 515명으로 약 4배 정도 늘어났지만, 남성은 무려 12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장기요양보험 서비스 현장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서비스의 특성에 따라 남성 요양보호사가 투입되는 것이 용이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도봉구 소재 B재가센터는 방문목욕 시, 보호자나 본인이 원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2인 1조로 남성 요양보호사를 포함해 파견하고 있다.
와상 노인을 안전하게 목욕시키기 위해서는 비교적 힘이 센 남성 요양보호사가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또 남성 노인이 여성 요양보호사에게 요양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을 꺼려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 센터마다 시설 사정에 맞춰 일정 수 이상의 남성 요양보호사를 채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경향은 요양보호사 구인·구직 사이트를 살펴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일부 구직 사이트를 살펴본 결과, 요양보호사 채용에 있어 성별을 구분하는 경우는 대부분 ‘남성’을 원하고 있었다.
요양보호업계 관계자는 “와상환자나 체중이 많이 나가는 대상자의 경우 산재 방지를 위해서라도 남성 요양보호사를 배치할 필요가 있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전업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나 이들을 근무를 지속시키는 일은 쉽지 않다.
남성요양보호사의 경우 급여 등을 이유로 다른 직업으로 전향하거나 겸업을 하고 있는 사례가 적지 않은 실정이다. 나이가 많고 부양가족이 많은 수록 이런 성향은 짙다.
실제 B재가센터의 경우를 살펴보면 현재 근무하고 있는 요양보호사는 55명 이중 3명은 40~50대 남성이다.
전업으로 근무하고 있는 단 1명. 하지만 현재 수가를 이유로 방문 목욕을 선호해, 여기에만 투입되고 있다.
나머지 한 명은 비슷한 업종의 교육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으며, 다른 한 명도 주력하고 있는 다른 업무가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열악한 근무조건 외에도 현재 사회적으로 폄하돼 있는 직업 자체에 대한 인식도 이런 현상에 한 몫 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남성 요양보호사들이 나이나 성별과 무관하게 업계에 오래 근무하는 경향이 정착된다면 처우개선이나 ‘요양 서비스는 여성이나 적합한 일’이라는 사회적 편견을 일소시키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