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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양중 PD(이하 진행자): 코로나19 장기화 시대 건강· 간편식 붐을 타고 ‘밀키트’ 산업이 세계적인 대세인데, 최근 열린 시드니문화원 ‘한식 밀키트 체험’ 행사에 호주 현지인들의 반응이 뜨거웠다고요?
유화정 PD: 주시드니한국문화원이 한식 조리법을 더욱 쉽게 소개하고 한식에 대한 관심과 흥미 향상을 위해 한국에서 온 밀키트를 활용해 한식을 배워보는 시간을 마련한 것인데요.
‘한식 밀키트 체험’ 행사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이 개발한 밀키트와 레시피 영상 콘텐츠를 온라인을 통해 소개하는 방식으로 1월과 2월에 걸쳐 진행됐고요. 행사 참가자들의 열띤 호응이 이어졌습니다.
현지 유명 셰프, 요리학교 학생, 일반인 약 60명의 사전 선정된 행사 참가자들은 온라인 강좌 중 밀키트로 한국 음식을 만들어 보면서 궁금했던 사항들을 질문하며 실시간으로 소통했고, 자신이 요리한 밀키트 메뉴를 SNS에 활발히 공유했습니다.
이번 행사 공지 후 호주 전역에서 200명 넘는 참가 신청자가 쇄도해 한식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고 문화원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특별한 호주 현지인들에게 한식의 맛 체험뿐만이 아니라 한식을 직접 만들어 봄으로써 더 깊이 한국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데요.
유화정 PD: 특히 현지 음식 관련 방송인과 주요 요리사 등 분야 전문가들에게 한식 밀키트를 제공함으로써 한국음식에 대해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는 점에 성과의 의미를 보탤 수 있겠는데요.
이번 행사에 참여한 호주의 유명 방송인이자 셰프 린디 밀란(Lyndey Milan)씨는 “한식을 직접 요리할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밀키트 체험을 통해 다양한 한식 메뉴와 재료를 알게 되어서 좋았다”며, “특히 밀키트에 재료 준비 순서와 손질법이 상세하게 소개된 점이 인상 깊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추후에 밀키트를 사용하지 않고 요리할 때 현지에서 구하기 힘든 한식 재료를 대체할 수 있는 방법 안내가 추가되면 더욱더 좋을 것 같다”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소개된 한식 밀키트의 메뉴는 대략 어떤 것들인가요?
유화정 PD: 총 12종으로 요리 숙달 정도에 따라 초·중·고급으로 구성돼 있어 본인의 요리 실력에 따라 단계별로 체험할 수 있었는데요.
초급에는 김치볶음밥·약고추장·떡볶이·김치전이 포함됐고요. 중급에는 뚝배기불고기·닭갈비·골동면·된장찌개, 그리고 고급 과정에는 만두·김밥·삼색나물·송편이 포함됐습니다.
12개 한식 메뉴의 재료와 양념이 포함된 밀키트를 배포하고, 쉽게 보고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 카드와 유튜브 영상 링크를 제공해 참가자 스스로 체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문화원은 이번 ‘밀키트 체험 행사’의 성과에 힘입어 곧 문화원 유튜브를 통한 밀키트 활용 온라인 한식 강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요?
유화정 PD: 김지희 문화원장은 “코로나19로 체험형 한식 행사에 제약이 많았고 문화원의 한식 강좌 재개에 대한 문의도 많이 받았는데 이번에 밀키트를 활용한 행사는 그러한 수요에 대한 갈증 해소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며, “비대면 행사나 온라인 콘텐츠의 한계를 극복하고 참가자 주도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다”라고 행사 소감을 밝혔습니다.
문화원은 이번 밀키트 체험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참가자를 게스트로 특별 초대해 3월 중 밀키트 활용 온라인 한식 강좌를 문화원 유튜브 채널을 통해 추가로 실시할 계획으로 상세 일정은 문화원 SNS에 공지될 예정입니다. (www.youtube.com/koreanculturalcentreau)
진행자: 외식과 집밥의 조화, 여기에 편리함과 합리적 가격을 갖춘 밀키트가 세계인의 가정 식탁의 화두가 된 것은 물론 코로나 19 장기화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지만, 밀키트가 첫 선을 보인 것은 사실 오래전이죠?
유화정 PD: 밀키트는 세계적으로도 외식물가가 높은 것으로 유명한 스웨덴에서 처음 등장했는데요. 2008년 스웨덴의 스타트업 ‘리나스 맛카세’가 손질된 식재료를 정기 배송해주는 형태로 첫 선을 보인 이후 비슷한 아이템이 미국, 일본 등으로 점차 확산됐습니다.
식사(Meal)와 세트(Kit)의 합성어인 밀키트라는 명칭은 2012년 미국 스타트업 ‘블루 에이프론’이 처음 사용했습니다.
밀키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맞춤형 밀키트도 등장했습니다. 유기농과 유전자 변형 농산물을 쓰지 않는 논 GMO(Non-GMO), 글루텐 프리, 채식주의자 전용 제품 등 소비자가 본인 취향과 건강상태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밀키트 식단이 개발됐습니다.
진행자: 코로나19 이후 식품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제품 중 하나가 바로 밀키트라고 하는데, 세계 밀키트 시장 규모는 현재 어느 정도인가요?
유화정 PD: 글로벌 보고서 Heat&Eat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세계 밀키트 시장은 83억 달러 규모로 추정됐는데, 2027년까지 178억 달러 규모에 달해 연평균 11.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미국 내 밀키트 산업을 분석한 IBIS World 자료에서는 미국 밀키트 시장 매출이 지난 5년간 매년 평균 28.9% 로 급성장세를 보였고,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에만 20.6% 증가했습니다. 미국의 경우 대학과 협력해 학교 식당 이용을 꺼리는 학생들을 위한 밀키트 제공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밀키트는 팬데믹 이전에도 간편 가정식(HMR)의 성장과 함께 어느 정도 성장이 예견돼 왔었죠?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팬데믹이 이런 성장세에 불을 지핀 것인데요. 집밥 문화 확산과 배달음식에 물린 소비자 수요가 늘면서 시장이 급성장했고, 여기에 1인·맞벌이 가구가 중심이던 소비층이 가공식품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던 중·장년층까지 확대되면서 코로나 이후에도 밀키트 인기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 19 여파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장기화로 사람들이 외식 대신 집밥을 찾고 있지만 때로는 집밥 말고 외식 메뉴가 먹고 싶어질 때가 있죠. 가정에서도 외식 메뉴를 집밥처럼 즐길 수 있는 밀키트를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난 이유입니다.
진행자: 신선함과 편리함, 시간 절약, 합리적인 가격 등을 밀키트의 장점으로 꼽을 수 있는데, 이외에도 개인의 다이어트 특성을 고려한 비건·글루텐프리제품과같이소비자 취향과 건강상태를 고려한 제품들이 좋은 선택지가 되는 것 같아요.
유화정 PD: 밀키트는 우선 1차 손질된 재료로 직접 요리하기 때문에 쇼핑과 요리 준비 시간을 대폭 단축시키면서 제대로 된 한 끼 요리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데요.
특히 맞벌이 부부 가정의 경우 배달 음식이 아닌 가족을 위해 정성이 담긴 밥상을 준비하고 식구들이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밀키트 시장은 이제 음식을 넘어 음식을 넘어 식문화로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밀키트는 바쁜 일상 속에서 간편하게 식품을 섭취하길 원하는 ‘생활 패턴의 변화’와 건강하고 신선한 한 끼를 원하는 ‘식이 수준의 변화’가 더해져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편리함도 있지만 체중 관리 식단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한류의 영향으로 해외 소비자들로부터 K-FOOD의 인기는 이미 높은데, 현재 세계 시장에 선 보여진 ‘한식 밀키트’ 중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어떤 건가요?
유화정 PD: 아무래도 널리 알려진 불고기(Bulgogi: Korean marinated BBQ beef)와 한국적 색감이 물씬 풍겨지는 비빔밥(Bibimbap: mixed rice with meat and assorted vegetables)이 소비자들에게 가장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밀키트는 레시피와 함께 필요한 만큼의 손질된 재료와 양념이 정량 세트로 구성돼 있어 요리에 익숙하지 않거나 요리를 처음 접하는 외국인들도 손쉽게 맛을 낼 수 있는데요.
비빔밥의 경우, 채식주의자도 섭취가 가능하고 기호에 따라 소고기, 닭고기 등 육류를 첨가하여 다양하게 즐길 수 있고요, 맛도 맛이지만 특히 건강식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비빔밥 밀 키트에는 한국산 팽이버섯, 간장소스, 고추장, 참깨, 참기름 등이 재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식은 이미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고, 한식 밀키트는 이러한 현상에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