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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지맥 송년산행기 * 일 시 :2011. 12. 25(일) 06:52 ~ 19:00 * 함 께 한 사 람 : 가자산 회원님들과
달콤한 잠에서 깨어나니 06:30분을 지나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육신은 군생활 침상위의 수류탄을 연상케 한다. 연말이 다가오면 항시 가자산에 가까워 지곤 한다. 벌써 이달만 둘째주와 네째주에 걸쳐 가게 되는 길이다. 충북진천의 만뢰산 김유신장군의 생가가 있던 곳을 다녀온 후로, 다시 송년산행을 가는 행운을 안게 되었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크게 작용했던가! 아니면 어제의 산행과 가족모임이 알수 없는 피로를 몰고온 것인지 알수 없지만, 너무나 안락한 잠에[ 쭉 빠져버렸던 것이다. 그만 늦잠을 자고 말았다. 허겁지겁 챙기면서 법사님께 좀 늦는다는 전화를 하면서 고지비님에게 남긴다. 다행히 오늘은 차량이 평소와는 반대로 오는 코스라 시간을 벌수 있었던 것도 산행에 함께 할수 있는 행운이었다. 허겁지겁 달려가니 버스 정류소에서 기다리는 동서고속관광을 만나고, 언제 보아도 정겨운 얼굴들과의 아침인사를 악수로,목례로,그리고 손을 흔들며 만난다. 언양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갈때, 뷔페식 음식을 먹는데 익숙하지 않는 반찬의 가격에 좀 당황하기도 한다. 육개장에 김,김치를 갖고 행복님과 세상에님이 앉은 자리로 간다. 아주 오랜만에 보는 앤드님과 손을 흔들며 인사를 나눈다. 김치찌개를 끊이는 행복님의 옆자리에 앉아 김치찌개와 함께 아침밥을 맛나게~~~ 차로 돌아와서는 커피를 원하는 님들에게 『나를 아는 그대에게! 이 눈물로 피워낸 한 잔의 커피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드립니다.』 하였더니, 또 한구절의 시를 읊었다고 하는 스마일님이시다.
회장님도 안보이고, 부회장님도 안보이고, 다소 기운잃은 총무 고지비님의 목소리가 아침의 산행길을 말해주고 있었다. 바로 산행대장님의 인사와 신입회원소개로 이어지는 순서다. 개구쟁이 산행대장님은 몇명의 신입회원을 소개해 주고 회원님들이 중심이 되는 산악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칼바람이 귓전을 때리는 석굴암주차장에서 모두 내려 의미있는 송년기념사진을 남긴다. 그리고는 냅다 내딛기 시작하는데~~~ 토암산에 올랐다. 동해의 장엄한 태양을 온몸으로 받으며, 동토의 한 자락을 지키고 있었다. 천년의 사찰을 가슴으로 품은 기개는 민족의 얼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그모습 그대로이다. 다시 후미의 일행이 오는 것을 보면서 법사님과 함께 내딛기 시작한다. 선두의 개구쟁이 대장님과 칠부능서님, 잰걸음님, 그리고 닉을 알수없는 세분과 함께 B코스의 일행을 만나기 위해 사력을 다해 내 달렸다. 나중에 법사님은 시간당 4.1KM를 달렸다고 한다. 참 근래에 없었던 속도이고, 정신력이었다. 개구쟁이 대장님은 오랜 산행경력이 말해주듯 한치의 주춤거림도 없이 오르막과 내리막의 구분없이 일정한 보폭과 속도를 유지한다. 난 B코스의 일행과 함께 식사를 위해 일찍 가야만 했던 분명한 목적이 있었다. 밥이 없는 관계로 누군가에게 부탁한 밥 때문이기도 했지만, 산행 최고의 중찬시간을 함께 나누고 싶은 간절하고도 작은 소망때문이었다. 분명한 목표때문인지, 처음으로 선두그룹과 함께 B조가 식사를 위해 앉아있는 양지바른 곳의 어느 무덤가에 도착을 하였다.[ 고지비님의 빵을 하나 얻어 먹고 빨리가서 구워라는 고지비님이시다. 조금 먼저와서 식사를 막 펴는 일행의 옆에서 나와 법사님, 칠부능선님,홍마님,오랜만에 뵙는 산머슴님,그리고 몇분과 함께 자리를 펼쳤다. 오늘은 오리로스와 오리양념 두 메뉴를 준비하였다. 너무 추운 날씨관계로 최고의 불판을 자랑하는 두랄루민이지만, 화력이 좀 떨어지니 익는 속도가 더디게 진행되었다. 보다 못한 누군가가 더운물을 부어라고 하니 칠부능선님이 더운물을 가스통에 붓게 되고 화력은 다시 활기를 찾게 된다. 남자들만 모여앉아 있어니, 고기굽는게 영 시원찮다. 순간 최고의 주방장 희야시스님이 생각이 나게 되었다. 여러님들과 한잔의 술과 맛나는 고기를 안주삼아 좋은 시간을 가졌다. 밥 한덩이를 가져다 주는 세상에님도 고기 한점을 집어 주었다. 한개 남은 종이컵 쓰레기를 넘겨주는 세상에님은 항시 나에게 짐을 한가지씩 남기고 떠난다. 누군가가 가져다 주는 작은 보온도시락을 먹게 되었는데 그 추운날씨에 그렇게 따뜻한 밥을 그대로 보존한 채 통째로 넘겨주고 가신님의 작은 배려는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 정작 당신께서는 먹지도 않았던 것이다. 손끝이 얼어 시린손을 불판에 대기도 하였는데 너무 추워 하나 둘씩 떠나고 홍마님은 끝까지 와인도 마시고 가잔다. 겨울바람 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목마와 숙녀의 끝자락을 처량히 읊조려 보기도 한다. 마지막까지 남은 칠부능선님과 주변을 정리하고 불판을 치우고 떠난다. 바로 먹고 떠나는 코스가 너무 가파르고, 칠성과 나 종민이는 너무 힘겨워한다.
식사후에는 제일 후미가 되었다. 나와 칠성,종민,메아리님,행운목님,선아님,홍마님, 그리고 법사님이었다. 가다가 선아님이 깎아주는 사과를 하나씩 나눠먹고 수많은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면서 양탄자길처럼 푹신함을 느낄수 있는 396고지를 지나 성황재에 도착하였다. 먼저 온 우리일행들은 구름님이 끊인 오뎅국을 한그릇씩 하고 있었다. 홍마의 형님은 청마, 청마는 박인환 어쩌구 저쩌구하니~~~ 고지비님은 박인환은 청록파시인의 한사람이라며 소리를 지르는데 청마든 청록파든 청은 맞는데 왜 소리를 지르냐며 카운터를 날리는 아리아님이시다. 슬그머니 미소를 지으며 꼬리를 내리는 고지비님의 그 모습 그대로이다. 오대산 진불고개 이야기가 나왔고, 상원사 그리고 고지비님이 기억을 못하니 선아님인가 적멸보궁이야기도 5대 사리가 있고... 그러고 보니 오대산 적멸보궁을 지나면서 보았던 오대광명도 생각이 난다. 1.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2. 몸이 맑아 집니다. 3. 생각이 밝아 집니다. 4. 좋은 인연을 만나게 됩니다. 5. 부처님의 가피로 소원이 이루어집니다.
용용님이 오대산의 주능선과 주변에 대해 정리를 쫙 해주니 역시 우왕좌왕하던 논쟁에 마침표를 찍게 되었다. 용용님은 『산행은 짧게 버스는 길게 』라는 명언을 남긴다. 순간 나는 생각나는 문구가 떠오른다. 『계산은 짧게 연애는 길게』ㅎㅎ 2011년 신묘년의 가자산 송년산행은 차가운 날씨의 크리스마스와 함께[ 천년의 사찰이 있는 경주에서 포항경계점까지 쉼없이 달렸던 하루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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