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에 나도 광주에 있었다. 나도 국민학교 2학년이었는데 광주의 참상을 너무나도 잘 듣고 직접 겪었기에 518관련 책들을 잘 안읽으려고 했었다. 그러나 이번에 한강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그래도 꼭 한번 읽어봐야겠다 생각해서 '작별하지 않는다','채식주의자'에 이어 3번째로 읽게 되었다.
주인공인 동호의 이야기가 실제로 광주상고 1학년에 다니던 문재학씨의 실화를 그린 작품으로 알게되었다. 아직도 문재학씨의 어머니가 살아계셔서 실제로 인터뷰한것을 지켜보았고 책의 말미에 아직도 잃어버린 막내아들에 대한 그리움이 문어체로 그대로 소설속에 묻어있었다.
내 일화를 소개하자면 그때 광주 산수동에 살고 있었고 친구와 함께 충장중학교 후문의 방공호에 올라 '미국놈 물러가라', '전두환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던 기억이 어렴풋이 생각난다. 무엇보다도 60트럭인가 암튼 군용트럭을 시위대가 몰고 왔는데 동네 점빵 아주머니가 고생한다고 빵과 음료수를 무상으로 제공했던 부분은 기억이 생생하다. 산수오거리에서 짚차가 불에 탔던 것도 약간 기억이 나고 그랬다. 나중에 방송을 보고 알았었는데, 타지에 제대로 방송 송출이 안되고 보도를 안해주니까 전남여고 앞에 있던 MBC방송국을 불태웠다고 했었다고 들었다. 그런데 나중에 또 밝혀지기로는 일부로 시민군을 폭도로 몰기 위해서 계엄사를 통해 방화를 했다는 설도 본 것 같다. 우리가 보았던 것은 극히 일부이고 신군부가 철저히 비상계엄하에 광주시민을 폭도로 몰고 군홧발로 인권을 침탈하고 빼앗은 극악무도한 역성쿠테타이자 군사반란이었던 것이다.
암튼 서울,부산과 같은 대도시는 피하고 중소도시 광주를 타깃으로 했다는 애기도 들었고 5월16일부터 5월 27일까지 대략 10일정도 소설에 나오는 여러 사격과 총검 실화가 발생했다. 옛도청앞 금남로와 분수대에서 선량한 시민과 학생들, 그리고 그앞에 있던 상무관으로 옮겨진 무수한 주검들, 광주천변옆 적십자 병원, 전대병원, 기독병원으로 이송되어온 부상자들의 아비규환, 전대앞,조대앞 서석동 주택골목길에서 담장안으로 날아든 총알들,금남로에서 군중을 향한 무차별 헬기기관 총격사건, 부대끼리 서로 오인하여 오발총격사건도 터젔고, 착검한 공수부대가 무고한 시민들에게 총칼로 도륙했었고, 광주시민을 폭도로 세뇌교육을 받고 넘어온 군인들의 잔인함과 무도함, 군대내에서 전라도 출신이라는 이유로 비난과 차별을 받고 무차별 폭행을 당해야 했던 비극과 참상들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오늘 뉴스를 보니까 5.18때 군에 의해 성폭력을 당하고 짓밟혔던 여성 14명이 국가를 상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으로 보도를 보았다. 정말로 신군부에 의해서 짓밟혔던 무고하고 선량한 시민들이 너무나 애처로왔고 그후로도 트라우마에 의해 고생하는 많은 분들이 계시리라 본다.
갑자기 엊그제 12.3 비상계엄을 보면서 또 한번 깜짝 놀랬다. 어떤이는 김석열을 5살아이로 치부하면서 그 아이에게 총을 맡긴 것 같이 위험하다고 평가했었는데 그말이 딱 맞아떨어진 느낌이 들었다.
심지어 12.3 비상계엄이후 9일째 되는 오늘 국회와 선관위를 무력으로 찬탈하려고 했던 내란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반성이 아니라 29분동안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는 것을 보면서 정신이 이상한 놈이거나 민주주의의 공정과 상식을 말할 자격조차 없다고 판단이 들었다. 어떻게 국민과 야당을 향해 반국가주의 세력이라고 평가를 할 수 있단 말인가? 예산을 지 맘대로 편성안해준다고 또는 국회에서 저한테 쓴소리를 했다고 해서 군통수자가 이렇게 한쪽에 치우쳐서 친위쿠테타를 일의킨단 말인가?
정말 어이가 없었고 그동안 힘들게 쌓아온 민주적이고 선진국의 수준을 45년 전으로 돌려 놓은것 같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애통하고 참담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