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팔자로 부귀빈천을 판단하려는 사람들은 참으로 많다.
그런 사람들이 필연적으로 마주치게 되는 벽이 있다.
바로 내노라 하는 정치인, 기업가, 연예인들의 사주가 그렇게 썩 좋아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사주팔자가 부귀빈천을 담고 있다면 사회 지도층인 그들의 사주는 당연히 일반 서민보다 곱절로 좋아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래서 열심히 머리를 갸웃거리다가 이윽고 머리가 아파지는 순간
"에이~ 역시 이건 재미로나 보는거지 믿을 게 못 되는구먼."
하고 내던지곤 한다. 그러고 나서 나중에 흥미가 다시 생기면 또 책을 편다.
나도 그랬다.
인생의 부귀빈천이 알고 싶어 사주를 공부했으나 항상 내 앞에 있었던 벽은 사주와 실제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인생과 사주는 일치하는 것이다. 그 사실은 의심의 여지 없이 분명하다.
내가 한창 궁금증을 안고 역학을 공부하던 시절 아리송했던 부분은 특히 유명한 정치인들 중에 사주팔자가 안 좋은 사람이 꽤 많았다는 점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그 당시로 되돌아가 고민하고 있는 나를 만날 수 있다면 뺨싸다구를 한 대 후려갈기면서 "멍청한 놈! 그것도 모르고 끙끙 싸매고 앉았냐!" 하면서 정신이 번쩍 들도록 해주고 싶다.
그래도 모르겠다는 듯 눈만 꿈뻑거리고 있다면
"생각해 봐라. 당연히 팔자가 좋을 수가 없지! 그 영욕의 인생을 살았는데! 그들의 인생이 과연 행복한 인생 같으냐?"
라고 다시 일갈할 것이다.
그렇다...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은 고생깨나 한 사람들이 많다. 과연 이들에게 길신이 많고 용신까지 든든하게 받쳐주는 명리학적으로 "팔자 좋다"라는 운명이 주어졌다면 그들은 자청하여 고생길로 나아가고 본인 나름의 정의심으로 한 몸 바쳐 나라를 바꿔보려는 생각을 품었겠는가?
박근혜... 날카로운 상관이 살기등등하여 살얼음판 같다.
노무현... 편인의 공상 속에서 현실감각이 없어 바보같다.
홍준표... 왕한 비겁이 재성을 극하여 검사시절 왕따였다.
윤석열... 상관 쌍칼을 차고 무대뽀로 돌진하며 뒤엎는다.
이명박... 잘되봐야 공장장이지 대통령의 명예를 잡을 수는 없는 식신격이다.
사주가 안 좋은데도 유명한 정치인의 반열에 오른 사람은 그냥 떠오르는 게 이 정도고 실제로는 훨씬 많다.
이게 무엇을 뜻하는가?
명리학적으로 좋은 팔자라는 것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이 많은 돈이나 명예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안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점이다.
누군가가 장관직에 올랐다면 드러난 부귀빈천은 분명히 "부"와 "귀"를 쌍전한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 당사자의 가슴은 시꺼멓게 타 있고 영혼은 더럽혀지고 지쳤을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중국에서 팔자가 좋지 않은데도 귀족이 된 자들의 팔자를 설명하기 위하여 온갖 잡스러운 격을 만들어낸 중국 역학자들의 선례를 잊어서는 안 된다.
격은 오로지 10정격 밖에는 없다.(정관격, 편관격, 식신격, 상관격, 인수격, 편인격, 정재격, 편재격, 건록격, 양인격)
그 외는 모두 변격이나 파격으로 논해야 한다.
옛날에는 10정격이 좋고 변격이나 파격은 나쁘다는 인식 때문에 만약 귀족의 팔자를 열어봤을 때 성에 차지 않으면 즉석에서 이상한 격국을 만들어내서 설명하곤 했다. 그래야 당사자도 만족하고 복채도 두둑이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과연 그게 맞는가? 귀족일지라도 팔자는 안 좋을 수가 있다. 당시에는 그것을 용납하지 못했다.
그러므로 사주를 풀이한다는 것은 인생에 대하여 훨씬 훨씬 깊이 고찰하는 것이다.
단지 겉으로 보이는 부귀빈천에 머물러서는 절대로 사주 풀이는 성공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