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학기 첫 번째 수업은 <미술과 융합>이었다. 작년에 이어 동일하게 진행했던 수업인데 고등학교에 처음 와서 학생들을 보고 고민하면서 만들었던 수업이다. 아무래도 고3을 앞두고 있는 2학년이라 입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고 인문계 아이들이지만 미술 수업도 좀 더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없을까 하다가 만들게 되었다.
미술은 정말 다양한 분야(거의 모든 분야라고 할만큼)와 연관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미술이 시각 언어이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관련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학생들이 희망하는 진로 분야와 미술의 연결고리를 찾아 조사하고 발표하는 수업을 계획했다.
◎ 수업 진행 과정
수업은 주제를 선정하고 발표자료를 조사하고 만드는데 블록수업이라 2시간 * 3주, 총 6차시를 사용했고 주제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학생들과 일대일로 상담해서 주제를 함께 정했다. 그리고 크롬북을 이용해 관련 자료를 조사하고 프린트에 내용을 작성하게 했고 이를 토대로 발표 자료를 만들었다. 다들 자기 진로와 관련된 내용이라 흥미를 가지고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그리고 7차시 부터 발표를 시작했는데 두 시간 내내 발표를 하는 것은 듣는 학생들도 지치기 때문에 한 시간은 발표를 듣고 나머지 한 시간은 다음 수행평가를 병행해서 했다. 50분 수업을 하면 보통 7명에서 8명 정도 발표를 하게 된다.
◎ 수업의 결과
모든 학생들이 자기 진로와 미술의 연결고리를 찾아서 자료를 만들었고 그 중 몇가지 표지만 모아봤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발표는 컴퓨터 분야를 주제로 했던 학생인데 '다다이즘'의 우연성을 코딩으로 표현한 발표였다. 코딩을 직접 짜서 여러가지 색깔이 무작위로 반복되게 하여 마치 추상화처럼 보이는 회화 작품을 만들어낸 아이디어가 너무 재미있었고 다다이즘을 이렇게 연결지었다는 것이 훌륭했다.
하지만 동일한 수업을 두 번째 하다보니 부족한 부분이 확실히 눈에 보였다.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새롭게 어떤 시사점을 만들어 낸다거나 자기만의 작업물을 만든다거나 시도하는 내용이 더 많았으면 좋았겠다는 점이다. 주로 인터넷에서 찾은 자료를 정리하고 소개하는 정도로 발표가 끝나는 경우가 많아서 아쉬웠다. 자기만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거나 새로운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이 수업의 핵심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활동지를 바로 수정해보았다.
◎ 수정 된 학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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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수정한 수업용 PPT
주요 개선 점
1) 조사 내용을 적용하고 새로운 아이디어, 결과물 만들기에 집중
기존 학습지에서 조사한 내용을 자세히 작성하는 부분은 과감하게 빼고 큰 구성과 흐름을 목차 정도로만 작성하게 하고, 조사한 내용을 적용하고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데에 초점을 두었다.
2) 발표자료 만든 후 피드백 직접 제공하기
올해 수업에서도 구글 클래스룸으로 발표 자료를 제출 받고 온라인으로 피드백을 제공했지만 학생들이 제대로 확인을 안하고 수정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학습지 작성하는 시간을 확 줄이고 발표 자료 만드는 과정에 내가 좀 더 직접적으로 피드백을 줄 수 있도록 시간을 확보하고자 했다.
3) 평가 루브릭 제작
학생들에게 미리 제공할 평가 루브릭을 만들어봤다. 이 기준을 보고 어떻게 발표를 준비해야 하는지 학생들은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렇게 자세히 루브릭을 만들어 보니 나에게도 도움이 정말 많이 되는 것을 느꼈다. 구체적으로 수업의 장면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지,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 명확해졌고 모든 수업에 대해 가능하면 이렇게 구체적으로 루브릭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에 이 자료로 더 좋은 수업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출처] 수업성찰/ 미술과 융합(발표수업)|작성자 롤리리
롤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