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증(證)을 논(論)하다
몽유(夢遺: 몽정) 정활(精滑)은 결국 모두 실정(失精)의 병(病)이니, 그 증(證)은 비록 부동(不同)하여도 이르게 하는 그 근본(本)은 하나이다.
유정(遺精)의 시작(始)은 그 병(病)이 심(心)으로 말미암지 않음이 없다. 심(心)은 군화(君火)이고, 신(腎)은 상화(相火)이니, 심(心)의 동(動)함이 있으면 신(腎)은 반드시 그에 응(應)한다.
따라서 젊을(:少年) 때 욕심(慾)이 많은 사람이 심(心)에 망령된(:妄) 생각(:思)을 하거나 외(外)로 함부로(:妄) 성교(:遇)하므로 군화(君火)가 위에서 요(搖)하면 상화(相火)가 하(下)에서 치성(熾)하니 수(水)가 장(藏)할 수 없어서 정(精)이 설(泄)하는 것이다.
초기(初)의 설(泄)은 마음(:意)에 염려하지 않다가, 두세 번 이르고, 또 점점 더 이르러 그치지 않으며, 오래되어 정도(精道)가 활(滑)하면 촉(觸)하는 대로 모두 유정(遺)하니, 막으려고(:遏) 하여도 안 된다. 이 때(:時)에는 정(精)이 갈(竭)하게 되니 음(陰)이 허(虛)하게 되고, 음(陰)이 허(虛)하면 기(氣)가 없어져 노(勞)가 되고 손(損)이 된다. 이는 사망(死)이 멀지 않았으므로 어찌 이를 외(畏)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정(精)의 장(藏)과 제(制)는 비록 신(腎)에 있지만, 정(精)의 주재(主宰)는 심(心)에 있다. 따라서 정(精)을 축(蓄)하고 설(泄)하는 것은 심(心)으로부터의 명(命)을 듣지 않음이 없다.
소년(少年)이 초기(初)에 인사(人事: 성교)를 알아도(:省) 정도(精道)가 실(實)하지 않을 때에, 그 명(命)을 아낄(:惜) 줄 알아서 그 정(精)을 아껴야(:惜) 한다. 그 정(精)을 아끼려면(:惜) 마땅히 먼저 심(心)을 정(淨)하게 하여야 한다.
단지 영리(伶俐)하고 교활(:乖巧 남의 환심을 사다)한 사람들에게 이 병(病)이 많이 있고, 전야(田野)의 우둔(:愚魯)한 촌부들(:夫)에게는 이 병(病)이 대부분 없으니, 그 연고(故)가 무엇이겠는가? 결국 심(心)의 동정(動靜)으로 말미암을 뿐이다. 이는 젊은이(:少年)들이 병(病)하기 전(前)에 당연히 알아야 할 바이다.
이미 병(病)이 되고 치료(治)를 구(求)할 때는 특히 당연히 심(心)의 지(持)를 우선(:先)으로 하여야 하니, 그 연후에 증(證)을 따라 조리(調理)하면 저절로 낫지 않음이 없다.
근본(本)을 구하는 도(道)를 모르고 전적(:全)으로 약이(藥餌)만 믿고(:恃) 공(功)을 거두기를 바란다면 역시 나을 기미(:幾)가 희박(:希)하게 된다.
유정(遺精)의 증(證)에는 9가지가 있다.
연모(:戀)하여 집착(:注)하면서 몽정(:夢)하면 이는 정(精)이 신(神)에 의해 동(動)하는 것이니, 그 원인은 심(心)에 있다.
욕사(慾事)가 불수(不遂: 성교를 못하다)하여 몽정(:夢)하면 이는 정(精)이 그 위(位)를 실(失)한 것이니, 그 원인은 신(腎)에 있다.
노권(勞倦)을 만날 때마다 바로 유정(:遺)하면 이는 근력(筋力)이 승(勝: 버티다)하지 못하는 것이니 간비(肝脾)의 기(氣)가 약(弱)한 것이다.
용심(用心)이나 사색(思索)의 과도(過度)로 인하여 갑자기 유정(:遺)하면 이는 중기(中氣)의 부족(不足)이니, 심비(心脾)가 허함(虛陷)한 것이다.
습열(濕熱)의 하류(下流)로 인하거나 상화(相火)가 망동(妄動)하므로 인하여 유정(:遺)하면 이는 비신(脾腎)의 화(火)가 청(淸)하지 못한 것이다.
무고(無故)하게 활(滑)하면서 불금(不禁)하면 이는 하원(下元)의 허(虛)이니, 폐신(肺腎)이 불고(不固)한 것이다.
소품(素稟)이 부족(不足)하여 정(精)이 쉽게 활(滑)하면 이는 선천(先天) 원기(元氣)가 단박(單薄: 허약하다)한 것이다.
냉리(冷利) 등의 방제(劑)를 오래 복용(服)하여 원양(元陽)이 그 수(守)를 실(失)하여 활설(滑泄)하면 이는 잘못된 약물(:藥)로 인한 소치이다.
장년(壯年)에 기(氣)가 성(盛)한데도 방욕(房慾)을 오래도록 절제(:節)하여 유정(:遺)하면 이는 만(滿)하여 일(溢)하는 것이다.
이러한 종류(類)가 모두 유정(遺精)의 병(病)이 된다.
그런데 심(心)은 신(神)을 주(主)하고, 폐(肺)는 기(氣)를 주(主)하며, 비(脾)는 습(濕)을 주(主)하고, 간(肝)은 소설(疏泄)을 주(主)하며, 신(腎)은 폐장(閉藏)을 주(主)하니, 이러한 제병(諸病)들은 오장(五臟)이 모두 주(主)하는 바이다.
따라서 이를 치료(治)하려면 또한 당연히 그 원인(因)을 구(求)하여야 한다.
다만 성만(盛滿)하면서 일(溢)하는 경우는 거(去)할 것은 저절로 거(去)하여지고 생(生)할 것은 저절로 생(生)하여지니, 그 병세(:勢)가 자연스럽게 유출(出)하는 것이므로 진실로 걱정(:意)할 바는 아니다.
一. 몽(夢)으로 인하여 정(精)이 출(出)하는 것을 몽유(夢遺: 몽정)라 하고, 몽(夢)으로 인하지 않고 정(精)이 저절로 출(出)하는 것을 활정(滑精)이라 한다.
몽유(夢遺)에는 정(情)이 있고 화(火)가 있으며, 허(虛)가 있고 일(溢)이 있다.
정(情)의 동(動)으로 인하여 몽(夢)하거나, 정(精)의 동(動)으로 인하여 몽(夢)하는 것이 있다.
정(情)이 동(動)하면 당연히 그 심(心)을 청(淸)하여야 하고, 정(精)이 동(動)하면 당연히 그 신(腎)을 고(固)하여야 한다.
활정(滑精)은 신기(腎氣)의 불수(不守)로 그러하지 않음이 없다.
만약 갑자기 활정(滑精)하면서 통(痛)을 겸하면 당연히 적백탁({赤白濁})의 문(門)에서 논치(論治)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