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권, 돈/머리/사람 삼성에 빌리고 2005년5월 “이미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간 것 같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은 아주 잘못된 주장이다. 권력이 시장으로 넘어간 것이 아니라 노정권이 권력을 삼성에게 넘겨주었기 때문이다. 다음 인용문은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이 2005년 10월11일 국정감사과정에서 보도자료로 배포한 내용 중 일부다. 참여정부는 삼성에게서 돈 뿐 아니라 ‘머리’를 빌리고 있음 1) 국정목표를 삼성에서 차용 참여정부 출범 넉 달 만인 2003년 6월 30일 노무현 대통령은 <참여정부 경제비전 국제회의 개막연설>에서 ‘국민소득 2만달러시대론’을 제시하였고, 정책기획위원회에 이를 구체화하라고 지시했으며, 7월14일 하반기 경제운용방향과 8.15 경축사를 거치면서 ‘2만달러론’은 참여정부의 국정목표로 자리 잡았음. 그러나 2만달러론의 저작권은 삼성에게 있음. 삼성은 1993년 ‘처자식 빼고 다 바꾸자’를 제1기 신경영를 선포한 데 이어 10년만인 2003년 6월 5일, 그러니까 노무현 대통령 보다 한 달 전쯤에 ‘2만달러론’을 화두로 하는 제2기 신경영을 선포했음. 2만달러론 뿐 아니라 산업클러스트정책, 동북아 중심 프로젝트, 기업도시 등은 모두 삼성이 생산한 것을 참여정부에서 차용 또는 받아들여 대변한 것임. (전경련, 매일경제신문, 무역협회 등도 이 주제를 다뤘으나 ‘삼성의 외화’라 봐야) ※보도에 따르면 참여정부는 인수위 시절인 2003년 2월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진 70여명이 공동으로 집필한 <국정과제와 국가운영에 관한 아젠다>라는 400여 쪽 분량의 방대한 보고서를 제출받았음. 이 내용은 참여정부 국정운영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되어 본 의원이 국감자료로 요청했으나 비서실에서는 ‘이 자료를 보관하지 않고 있다’며 제출하지 않았음. 2) 삼성에게 ‘재교육’ 받는 참여정부 관료들 2004년 9월 국무총리실, 12월 통일부, 2005년 1월 기획예산처, 2월 외교통상부, 4월 공정거래위원회금융감독위원회기획예산처, 5월 재경부 등 정부 핵심부처 고위공무원들이 삼성인력개발연구원에 가서 이틀 사흘씩 묶으면서 삼성경제연구소 임원과 연구원들에게 사실상 재교육을 받고 나오는 모습은 참여정부 들어 등장한 새로운 풍속도임. 본 의원이 이 교육의 자세한 자료를 받아 확인해보기로는 삼성경제연구소 소장, 부사장, 상무 7명이 총출동한 삼성의 각종 이데올로기를 교육받고, 유서를 쓰고 관에 들어가는 이벤트와 “재경부가 망하는 길” “국무총리실이 망하는 길”에 대해 토론하며, 좀 거칠게 말하면 사실상 망하지 않으려면 삼성 식으로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음. -삼성의 신경영 이념을 국정목표로 차용한 것도 모자라, 부처별로 돌아가면서 삼성교육을 앞 다퉈 받는 것은 참여정부가 국정운영의 방향과 정책에 대해 삼성의존도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음. ※정부 부처가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삼성경제연구소 주최 교육을 받은 현황 - 국무총리실 : 2004.9 과장급 이상 간부 105명 / 2박3일 - 통일부 : 2004.12 과장급 이상 간부 88명 - 기획예산처 : 2005.1 4급 이상 70명 / 2박3일 - 외교통상부 : 2005.2 혁신기획관등 15명 - 기획예산처 : 2005.4 서기관 이하 직원 250명 / 2박3일 - 금융감독원 : 2005.4 국,실장급 간부 50여명 / 2박 3일 - 공정거래위 : 2005.4 과장급 이상 간부 60여명 / 2박3일 - 재정경제부 : 2005.5 부총리를 비롯한 3급이상 국장급 간부와 주무과장 / 1박2일 참여정부는 삼성에게서 ‘사람’을 빌려 쓰고 있음 참여정부는 삼성에게서 돈과 머리뿐 아니라 사람을 빌려 정치를 하고 있음. ○ IT정책 사령탑은 삼성신화의 주역인 진대제 정통부 장관 : 노대통령은 진대제 삼성전자 부사장을 ‘삼고초려’ 끝에 정통부 장관에 임명. 진장관은 “2만달러 중 5천달러를 책임지겠다”고 화답. 참여정부 내각 중 2년을 넘긴 유일 최장수 장관임.
○ 실질적인 외교사령탑인 주미대사에 삼성 이건희 회장 처남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을 앉힘 : 정-경-언 유착 의혹과 부동산 투기 논란 등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힘으로 버티다가 X파일 사건에 걸려 사퇴.
○ 최근(2005.7) 국가정보원 최고정보책임자(CIOChief Intelligence Officer, 1급 차관보급)에 삼성경제연구소 이언오 전무가 영입됨. 국내분야에서 중장기 국가전략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는 중요한 일을 맡을 사람도 삼성에서 영입함.
노정권은 그렇다면 삼성으로부터 돈/머리/사람만 빌리고 대가를 주지 않았을까? 모를 일이다. 어떤 대가를 주었는지. 하지만 삼성이 노정권 집권 이후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면 그 대가가 구체적으로 잡히지 않지만 지표를 통해서는 분명히 드러난다.
노정권, 2003년부터 삼성의 비약에 물적 지원-한미FTA까지 2003년이라는 시점에 주목해야 한다. 노무현정권이 집권한 해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2005년 4월 기준 총자산 209조 630억 원(공정자산 기준으로는 107조 6,170억 원) 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그룹 전체 매출액은 비금융업만을 대상으로 할 경우 105조원 정도이며 금융회사들을 포함하면 약 139조 원 정도에 이른다. 이것은 2004년도 우리나라 전체 경상 국내총생산(GDP; 시장가격)의 17.9%에 이르는 규모이며, 2004년도 국내 부가가치 생산액의 20.1%에 해당한다. 자산의 경우 2001년 4월 이미 100조 원을 넘어섰고, 매출액은 그보다 전인 2000년 4월에 108조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의 경우 2003년 4월 1일의 규모(비금융, 108조원, 전체 기업 144조원)보다는 약간 감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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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재벌의 5대 재벌 및 30대 재벌 대비 자산, 자본, 매출액의 비중 추이 © 양문석 | 삼성 재벌의 막대한 경제력은 5대 재벌 중 나머지 재벌과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특히 삼성 재벌이 5대 재벌이나 30대 기업집단, 혹은 출자총액 및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내 비중이 상승하기 시작한 것이 1999년 이후부터이다.(<그림-1>참조). 삼성 재벌은 2005년 4월 현재 5대 재벌 일반자산의 50.8%, 자본총액의 45.9%, 매출액의 39.5%, 당기순이익의 46.2%를 점유하고 있다. 1988년 4월 자산 기준 재계 4위였던 삼성은 당시 5대 재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24.2%, 15.6%, 32.5%, 22.7%에 불과했다. 당시 삼성은 30대 재벌 자산의 10.2%, 자본총액은 8.9%에 불과했지만 매출액 비중은 여전히 높아 이미 20%를 상회했다. 그런데 삼성 재벌의 경제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즉 삼성은 1990년대 들어 한솔, CJ, 신세계 등 여러 재벌들을 친족분리 형식으로 독립하게 되는데(<그림-2 참조>), 이들 재벌들의 경제력을 합할 경우 그 규모는 더욱 확대된다. 즉 2005년 4월 1일 현재 삼성을 포함하여 신세계(22위), CJ(24위), 한솔(42위) 재벌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해 있는데 여기에 새한, 보광, 중앙일보 그룹 등을 더한 이른바 ‘범 삼성’ 재벌은 자산 규모에서 5대 재벌 총자산의 55.9%를 점하고 있다. 나머지 매출액, 자본금, 당기순익에서 모두 50%에 육박하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2005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집단 지정에서 삼성이 빠진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과 비교하면 그 비중이 훨씬 높아져 자산은 82%, 매출액은 61%를 점할 정도이다. 한때 120조 원을 넘기도 했던 삼성 재벌의 2005년 현재 주식 시가총액은 94조 원으로 우리나라 4대 그룹 중 현대·LG·SK그룹의 시가 총액을 모두 합한 88조 원보다도 더 많다. 마찬가지로 범 삼성그룹이라 할 수 있는 CJ·신세계·한솔·새한·중앙일보·보광그룹 등 친족분리 재벌들까지 합치면 그 규모는 약 108조 원에 이른다. 경제력 면에서 명실상부하게 국내 재벌 중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의 놀라운 금융적 팽창을 반증한다.
여기서 한 가지만 잘 살펴보자. <그림-1>에서 대부분의 곡선이 2003년, 즉 노무현정권의 집권 이후를 기점으로 급상승커브를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반드시 노정권과의 유착관계로 인한 ‘급상승커브’라고 단정할 순 없다. 하지만 여기에 혐의점은 무수히 많은 바, 다음의 인용문은 그 혐의점을 부각시키는 근거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이 2005년8월에 발표한 <삼성공화국의 소유지배구조와 정경유착: 실태, 문제점, 개혁방향>의 일부다. 불법정치자금을 통한 정경유착
-이승만정권: 이병철씨 정치자금 4억 2,500만환 제공. 귀속재산 불하 부정액 5,396만환, 조세포탈액 33억 502만환. -박정희정권: 알려진 바 없음. -전두환정권: 총8회 220억. -노태우정권: 총9회 250억. -김영삼정권: 알려진 바 없음. -1997년 대선: 알려진 바 없었음. 1997년 대선에서 X화일 내용만 종합하면 한나라당에게 100억원 가량의 정치자금이 제공되었을 것으로 추측됨. -김대중정권: 5억원. -2002년 대선: 3당 후보에 385억.(추가 매입채권 500억원의 향방은 사실확인이 안됨) (자료: 참여연대, “삼성그룹의 불법정치자금의 역사와 사법처리 현황” 2005. 7. 25) 정경유착에 의한 정치권력의 직무유기 사례 <재정경제부> *금산법 위반 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소유,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소유가 위법이라는 지적 제기. -급기야 재경부는 작년 11월 금산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였으나 이후 삼성의 이해와 부합하는 부칙을 신설하며, ‘삼성을 위한 개정안’을 발의. -이 개정안은 지난 국무회의 의결과정에서 논란을 빚을 만큼 재경부의 노골적인 삼성구하기를 보여줌. <금융감독위> *금산법 위반 건 -삼성의 위법 지분소유에 대하여 실질적인 감독, 시정요구 책임을 지닌 기관은 금융감독위원회. 시민단체에 의해 금융감독위원회의 직무유기가 제기되었으나 금감위는 수수방관. 스스로 존재이유를 부정하는 도덕적 해이 보임. *금융지주회사 위반 건 -2004년 4월 에버랜드가 소유한 삼성전자의 주식가액이 에버랜드 자산총액 50%를 넘어 금융지주회사 요건에 해당되나 금융감독위원회 승인을 받지 않는 위법 발생. -이러한 사실이 알려졌음에도 금융감독위원회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음. <법조계> *검찰, 법원의 불법정치자금 처리 건 -이건희회장 불법정치자금(1990~1992): 이건희 회장이 1990~1992년 사이 노태우에게 100억원을 전달한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1996년 8월 집행유예로 석방되었고, 이듬해 10월 바로 사면됨. -불법대선자금(2002): 삼성 불법정치자금 380억이 확인되었으나, 이건희 회장은 단 한차례 소환도 없이 무혐의처분되었고, 380억원도 이건희회장의 개인재산이라는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여 횡령(배임)죄 혐의에 면죄부 부여. -채권 500억원 향방(2002): 2002년 대선에서 삼성이 매입한 500억원 채권 향방 오리무중. 불법정치자금일 개연성 높음. 검찰은 지난 5월 핵심관련자가 입국했으나 수사에 소극적. *에버랜드 전환사채 건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매입 혐의(1996. 12): 이재용 상무는 당시 거래가격 10만원인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7,700원에 매입하여 지분 25.1% 소유하며 경영권 세습. 이 과정에서 에버랜드는 전환사채를 헐값에 넘겨 회사에 970억 손실 초래. -2000년 법학교수 43인이 배임혐의로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에버랜드 이사진을 고발하였으나 검찰은 수사를 미루다 공소시효 직전인 2003년에야 수사에 착수했으며, 이건희 회장을 제외하고 2명의 인원만 업무상 배임혐의로 기소. (올해 8월 8일 1심판결 예정이었으나 29일로 연기된 상태). <국세청> *삼성생명 주식매입관련 증여세, 법인세 탈루 의혹 건 -이건회일가 삼성생명 주식 저가매입으로 1조 5천억 탈세 의혹(1998. 12): 이건회 회장은 삼성생명 주식 300만주, 에버랜드(이재용씨 최대주주)는 344만주를 주당 9천원에 매입. 이후 1999년 6월 이건희 회장은 삼성자동차 부채처리 관련 삼성생명 주식 400만주를 주당 70만원 가격으로 출연. 결국 당시 70만원대 삼성생명 주식을 9천억원에 매입한 셈. 이건희 회장의 경우 증여세 탈루 9,310억, 에버랜드는 법인세 탈루 5,795억 등 총 1조 5천억원의 탈루 의혹. <국회> *국정감사 증인 채택 건 -국정감사 삼성관련자 증인 채택 무산. 2004년 국정감사에서 금산법 5% 규정 위반을 근거로 에버랜드 사장과 삼성카드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려 하였으나 무산. 노동자 불법감시관련 삼성SDI 사장 출석요구도 무산.
*삼성을 위한 입법 건 -국회 입법과정에서 삼성의 전방위적 로비는 널리 알려진 사실. -예: 작년 정기국회 641만원짜리 프로젝션 TV, 1,140만원짜리 PDP TV의 특별소비세 폐지 논란 중 특소세가 부과되어야 하는 사치품이라는 주장에 대해 결국 “고급TV시장을 이끄는 삼성을 위한 조세지원”임을 실토. 마지막으로 심상정 의원은 정부의 환율방어를 두고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정부의 환율방어는 수출기업으로 막대한 부의 이전을 초래. 미국의 쌍둥이적자로 저달러체제가 본격화되었음에도 정부는 환율방어를 위해 총력. 2004년 환율관리비용만 28조에 이름(이자손실과 평가손실 모두 포함). 수출기업인 삼성은 최대 수혜자로서 환율방어 덕택에 가격경쟁력 차익 실현. 이것이 무슨 뜻인가? 지난 4월26일자 <미디어오늘>의 기사를 통해서 실감해 보자. 30원 환율하락하면 6000억 손해? [금주의 인터넷뉴스 세상속으로] 살아있는 비너스 앨리슨 래퍼 방한 2006년 04월 26일 (수) 18:18:21 김상만 기자 ( hermes@mediatoday.co.kr) ...돈과 관련된 키워드도 강세를 보였다. 환율이 한때 1달러 당 930원 선으로 떨어지자 희비가 엇갈렸다. 해외송금과 관련된 유학생을 둔 부모나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여행객들에게는 최적의 기회지만 수출을 중심으로 하는 기업들은 울상이다. 환율이 몇 십 원 떨어지는 게 얼마나 큰 손해가 날까 싶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평균 환율 970원에서 30원 이상 환율이 하락하면 6000억 원 이상의 손실이 나고, 전체 매출에서 해외 판매가 76%에 이르는 현대자동차는 1원 하락할 때마다 120억 원의 손해를 본다고 한다. 2004년 환율관리비용 28조이 왜 삼성을 최대 수혜자로 만들었는지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것은 새 발의 피다. 신자유주의를 하나의 성장동력 이데올로기로 굳히기 한 것과 더불어 한미FTA라는 아주 획기적인 선물을 삼성에 싸다 바치려 하는 것과 비교하면. 신자유주의는 오늘날 세계자본주의의 특징이다. 영국과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의 신자유주의 개혁도 실물경제 위기에 대한 자본 측의 반격으로 시작되었다. 신자유주의는 시장의 기능을 확대하고, 전통적으로 비경제적 영역으로 간주되었던 곳까지 포함하여 인간생활 전반을 시장원리가 관철되도록 재편하고자하는 시도이다. 사유화, 무역투자자본 자유화, 복지축소, 노동시장 유연화, 규제완화 등의 조치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통해 자본측은 노동자들과 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질을 끌어내리고 있다. 한국사회에서도 지난 8년여 동안 집중적으로 추진된 이 같은 구조개혁은 노동시장 유연성 증대와 복지의 축소를 가져왔고, 노동자에 대한 부담 전가를 통해 비정규직 양산, 양극화빈곤화 심화 현상을 가속시켰으며, 이를 대가로 자본은 부분적인 이윤율 회복에 성공한 것이 사실이다. 바로 이시기동안 삼성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삼성은 10년 전만해도 단지 5대 재벌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1999년부터 삼성의 비중은 급격히 커져서 지금은 나머지 4대 재벌을 합친 것과 비슷한 규모가 되었다. 2005년 4월 현재 삼성은 5대재벌 일반자산의 50.8%, 자본총액의 45.9%, 당기순이익의 46.2%, 매출액의 39.5%를 차지한다. 한편, 삼성전자는 2004년 세계에 9개 밖에 없다는 ‘당기순이익 10조 클럽’에 들기도 했다. 이 같은 삼성의 성공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을 가장 앞장서 추진하고, 그 성과에 바탕 한 것이다. 삼성의 비정규노동자 탄압과 ‘고대사건’, X-파일의 폭로를 계기로 분출하여 2005년을 달궜던 이른바 ‘안티 삼성운동’은 이와 같은 신자유주의 공격에 대한 사람들의 누적된 불만이 그 배경이었다. 그럼에도 삼성에 대한 비판과 반대운동은 대체로 그 소유구조와 오너일가의 전횡을 문제 삼는데 맞춰져왔던 것이 사실이다. 반면, 삼성의 신자유주의적 공격과 그 폐해에 대한 비판은 일부 노동자들과 급진좌파를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미약했다. 삼성에 대한 제대로 된 비판을 위해서는 반 신자유주의적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 사실상 노동계 일부만 ‘반신자유주의 관점과 접근’을 유지했을 뿐, 소위 말하는 ‘개혁진영일반’은 이에 대해서 침묵하거나 오히려 ‘지지하는 꼴’만 연출했다. ‘바보노무현의 신화’에 매몰된 채 노무현정권의 삼성밀어주기에 대해서 거의 눈치 채지 못했고, 또한 ‘설마 노무현이 그럴라고...’하는 설마가 사람 잡은 격이다. 그 사이 삼성이 한국 젊은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기업으로, 이건희 회장은 한국 젊은이들이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로 지목하기에 이르렀고, 삼성에 대한 비판은 ‘공부 못하는 놈이 공부 잘 하는 놈한테 시기하는 꼴’이 되어버린다. 노무현정권이 창호지에 물 스며들 듯 밀어 넣은 ‘신자유주의’ 공세가 사회적 감시를 소홀히 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이다. 이 뿐만 아니다. 정종남 투기자본감시센터 사무국장은 한미FTA협상에서 삼성의 역할을 주목하며 우리 사회에 경고를 보낸다. 노무현 정부와 한국의 자본가 집단은 지금 한미 FTA체결을 통해 97년 외환위기 이후 급속히 추진해온 한국자본주의의 신자유주의적 개혁을 완성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가 집단은 이를 통해 세계무대에서의 경쟁력과 입지를 다지겠다는 생각인 듯 하다. 지난 몇 년간의 구조조정을 통해 신자유주의적 개혁을 달성했으며, 그 수혜를 독차지해온 삼성도 한미FTA를 비롯한 더 한 층의 “글로벌화”에서 기대되는 수익에 혈안이 되어있다. 중요한 것은 이처럼 신자유주의가 단지 외국계 자본의 외압에 의해서만 추진된 것이 아닌, 한국자본 측의 필요에 부합된 측면이 강하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다. IMF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뼈저리게 겪은 노동시민사회가 전체 진보운동진영이 결집하여 유례없는 저항 운동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이 운동이 미국 정부의 통상압력에 대한 저항에 주안점을 둔 반면, 삼성을 비롯한 한국자본의 필요와 그들의 신자유주의적 행태에 대한 비판에 소홀한 것 역시 사실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과 지표는 ‘권력이 시장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노대통령의 주장은 전혀 맞지는 지적이며, ‘노정권이 권력을 삼성에게 넘기고 있다’가 올 바른 주장일 수 있다. * 본 기사는 필자의 2006년 7월31일 국가인권위 11층 배움터에서 개최된 '삼성과 언론' 토론회 발제문 '한국판 프리메이슨 삼성, 국가권력까지 장악하나?' 중 제2장을 요약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