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의 여왕'으로 불리는 일본의 곤도 마리에는 유치원를 다니면서부터 정리에 푹 빠졌다고 한다. 그녀가 저술한 《인생의 빛나는 정리의 마법》은 40개국에서 700만 권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다. 그는 미국의 각종 TV토크쇼에 출연하고 미국의 저명한 주간지<타임>(Time)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뽑히기도 했다.
단지 정리법을 소개했는데 이와 같이 영향력 있는 인물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정리하는 것'이 얼마나 우리 인생에서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인지를 말해준다.
그녀는 "마음이 설레지 않는 옷을 입고 행복할까? 설레지 않는 책들을 쌓아둔다고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절대 착용하지 않을 장신구를 갖고 있는 것으로 행복한 순간이 찾아올까?" 라고 물으며,"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라는 통쾌한 선언을 한다.
흔히들 '정리'를 잘한다면 수납을 의미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녀는 '버리기'라고 한다. 그녀는 두근거리지 않는 것들에 둘러싸여 많은 에너지를 빼앗긴다며, 두근거림과 설렘이 없는 것들을 미련없이 버렸는데 그 이후에는 좋아하는 것들로 삶이 채워지는 체험을 했다.
그래서 독자들에게 마음이 설레는 물건만으로 채워진 자신의 공간과 생활을 상상해보자면 그것이 바로 자신이 누리고 싶은 이상적인 생활이 아닐까 묻고, 이렇게 권한다.
"마음이 설레는 물건만 남기고, 나머지는 전부 과감히 버리자. 그 순간부터 당신에게 새로운 인생이 시작될 것이다."
그녀는 물건을 버리지 않고 쌓아 놓는 사람의 유형을 "과거 집착형"과 '미래 불안형'으로 나눈다. '과거 집착형'은 과거의 추억과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관련된 물건을 고집하는 유형이고, "미래불안형"은 언젠가는 쓸모를 염두에 두면서 물건을 저장하는 유형이다.
내가 머무는 공간은 나의 내면을 표현한다. 그러므로 내 주위에 쌓인 물건들은 나의 과거,현재, 미래의 모습을 보여주는 증표일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정리'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며 현재를 살아가는 방관이 된다.
'공간 정리'(Space Clearing)라는 흥미로운 이론을 제시하면서, 미국과 유럽에서 "잡동사니 청소 강연"을 하고 있는 케런 킹스턴은 《아무것도 못 버리는 사람》(Clear Your Clutter with Feng Shui )이라는 저서에서, 버리지 못하고 있는 잡동사니는 집안의 에너지를 침체시키고, 이 정체된 에너지는 사람의 육체, 정신 감정까지 침체시킨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잡동사니를 정리하는 것은 인생까지 말끔히 정돈하는 일이 되고, 그 결과 우리의 생명 에너지가 완전히 재생되어 강렬한 빛을 발산하게 된다는 것이다.
리즈 데번포트의 《정리기술》(Order from Chaos)에는 무려 35개의 상자를 차고에 쌓아둔 여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녀는 이사다닐 때마다 이 상자들을 가지고 다니면서 15년 동안 한 번도 열어보지 않았다. 남편이 간곡히 제안해서 부부는 상나들을 개봉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상자는 15년 전 직장에 다닐 때 만든 홍보 팸플릿이었는데, 족히 500부는 되었다. 그다음 상자도 비슷했다, 박스를 열 때마다 그녀는 충격을 받았다. 값진 것은 없었다. 단지 그녀는 15년 전 자신을 해고한 사람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이런 상자들을 다 치우고 나니 결국 상자는 2개로 줄어들었고, 그녀는 과거의 분노와도 화해했다. 우리는 버려야 할 분노와 아픔을 끝내 간직하는 경우가 많다.이것은 쓰레기를 품고 사는 것과 같다. 새로운 출발을 막는 것은 과거의 아픔이 아니라 그 아픔을 곱씹으려는 '마음'인지도 모른다.
두레박에 돌이 가득하면 그만큼 물이 들어롤 틈이 없는 것처럼, 버려야 할 쓰레기가 우리 마음을 다 차지하면서 신선하고 아름다운 생각이 들어올 틈이 없다. 악기도 속을 비워야 맑은 소리를 낸다.
비우고 집중할 수 있게 하는 비결
삶의 지혜는 중요하지 않은 것을 버리는 데 있다. 그리하여 '본질적인 소수'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 멀리 가기 위해서도 짐을 버리고 가볍게 만들어야 한다. 가벼워진 만큼 삶의 핵심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버리고 나면 내게 이렇게 넓은 공간이 있었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다. 너저분하게 널린 물건들로 답답하던 공간이 따스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 그리고 넉넉한 여유로 채워진다. 이것이 바로 행복의 공간이다.
물리적 공간뿐만이 아니라 시간 관리, 감정 관리의 영역에서도 버림이 중요하다. 설레지 않은 것을 다 버려라. 그리하여 행복한 핵심에 집중하라.
성경은 설레지 않는 것은 버릴 수 있는 비결을 제시한다. 바로 주님이 주신 비전에 몰입할 때 버림이 가능하다.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 빌 3:13,14
바울은 주님이 주신 비전의 푯대를 향하여 달려가면서,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린다고 했다. 뒤에 있는 성공도, 뒤에 있는 아픔도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 잊어버린다고 했다. 비전을 바라보니 버림이 가능했졌다는 고백이다.
우리는 대부분 수많은 생각에 뒤얽혀 있다. 뒤얽힘의 큰 이유는 비전의 푯대가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님이 주신 비전은 내삶과 생각을 '정리'하게 만든다. 얽혀있는 것, 의미 없는 것들을 깨끗이 정리한다.
우리는 마리아와 마르다 이야기를 잘 안다. 예수님을 집에 맞이한 마르다는 예수님을 섬기기 위한 식사 준비로 마음이 분주하던 중 예수님의 권면을 받게 된다.
주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마르다야 마르다야 네가 많은 일로 염려하고 근심하나 몇 가지 만 하든지 혹은 한 가지만이라도 족하니라 마리아는 이 좋은 편을 택하였으니 빼앗기지 아 니하리라 하시니라 눅 10:41,42
예수님은 마르다의 섬김 자체를 비판하신 것이 아니다. 예수님을 대접하는 일이 얼마나 갸륵한 일인가. 교회에서 마르다와 같이 식당 봉사를 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가련한 (?) 마르다는 예수님의 지적대로 "많은 일로 염려하고 근심"한 것이 문제였다.
여기서 '많은'이라는 말씀과 '염려하고 근심' 했다는 말씀에 유의하자. 마르다는 예수님을 대접하면서도 '염려하고 근심'했다.
'많은 일' 때문에 말이다. 이런 마르다에게 예수님은 "몇 가지만 하든지 혹 한 가지만으로 족하니라"라고 말씀하시고, 그러면서 마리아에 관해서는 "빼앗기지 아니할 좋은 편을 하나 택했다"라고 하셨다.
마르다와 마리아의 차이는 무엇인가? 마리아와 마르다는 '많은' 일들로 인해 마음이 나뉘었고, 염려했다. 그리하여 마음 정리가 안 되었다. 바로 그것이 문제였다.
바울처럼 주가 주신 푯대를 향하여 달려갈수록 삶의 잡동하시를 버릴 수 있다. 정리의 마법이 일어난다.
출판사 : 규장
지은이 : 한재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