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판과 산야가 돋아나는 새싹들로 온통 초록의 늪속으로 빠져 들었다.
산벚꽃, 영산홍까지 가세하여 물감 풀어놓은 수채화 세상이다.
언제 가도 싱그러운 곳, 순창 강천산을 찾는다.
먼저 들른 카페 가온.
아직 벚꽃들이 제 모양을 갖추고 산들바람에 간간히 꽃비 뿌리며 시선을 사로 잡는다.
흔들흔들 움직이는 의자와 테이블이 재미있어 한참을 스윙스윙~
귀여운 팬더 조형물이 눈길을 끌고, 한 켠에 놓여 있는 작은 사육장 안에는 인기척에 몹시도 민감한 거위 두 마리가 꽥꽥거린다.
카페 앞에 흐르는 시냇물 위로는 꽃잎들이 흩날리며 물 위에 층을 만든다.
봄날 찾기에 딱 안성맞춤인 곳.
강천산은 여름과 가을이면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곳이다.
여름 날, 무척이나 시원하고 깨끗한 계곡물에 물놀이 하러 오는 사람들.
울긋불긋 물들어 가는 가을 날, 단풍놀이를 즐기려는 사람들.
그에 비해 봄에는 그닥 사람들이 많지 않다.
단풍의 여린 초록 빛깔을 맘껏 누리며 걷는다.
연두색부터 진초록 사이 수없이 많은 초록 무리들이 다투어 제 빛깔을 꺼내 들고 있다.
잦은 비가 내려서인지 수량도 풍부하고 계곡물도 시원하게 흐른다.
병풍 폭포에서는 기다란 물줄기가 끊임없이 흘러 내린다.
아마도 인공적으로 쏟아지게 하나 보다.
기나 긴 계곡물이 걷는 내내 이어진다.
여름 그 많은 사람들을 품을 수 있는 건 이 긴 물줄기들 덕분이리라.
강천사 경내는 다른 절집에 비하면 퍽 소박하다.
그렇지만 절집에서 풍기는 소박함이 오히려 정감있고 편안하다.
약수터에서 물 한 잔, 곁에 곱게 피어있는 수선화가 사랑스럽다.
강천사 바로 위쪽에 위치한 카페 다래.
최근에 생겼나 보다.
실내는 그다지 넓지 않지만 주변 풍경이 워낙 훌륭해 멈추지 않을 수 없다.
한참을 초록초록한 풍경을 눈에 담는다.
현수교 아래 그네에 앉아 또 스윙스윙~
현수교에도 오르고 구장군 폭포까지 가도 좋으련만 짝꿍의 컨디션 난조로 다음 기회에.
되돌아 오는 길, 맨발로 걷는다.
우리처럼 맨발걷기를 하는 사람이 제법 많다.
따끔따끔, 발바닥이 아우성친다.
그래도 꿋꿋하게 목적지까지.
조금이나마 건강이 챙겨졌을까.
초록으로 물든 싱그러운 하루, 말간 기운이 스며든다.
첫댓글 나 끼미노 사진 찍을테니 모두들 저리 비켜라 했는가 봐요.
사진에 엑스트라가 한 명도 보이지 않네요.
거위와 다람쥐가 엑스트라 역할하고 있어요.
ㅎㅎ
카페는 오픈하자마자 가는 편이라 사람들 별로 없을 때 조용한 시간을 즐기고 온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