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제28회 한국해양문학상 대상 수상작>
내 카시오페아 철갑상어에 붙박여
조수일
차가운 돌 위에 너는 생시인 듯 누워 있었다
중생대 쥐라기의 경골어류라고 했다
흰 대리석의 널 들여다보고 왔는데
눈에 다 담지 못한 것 같아 다시 널 찾아 나선 길,
동일한 체위로 불빛 아래 다소곳 너는 누운 채였다
돌이 피운 꽃이었다
굵직한 두상도 기다란 등뼈며 꼬리지느러미까지 너는 고스란히,
눈 깜짝할 새 어느 뜨거운 입김이 너를 덮쳤는지
꼬리지느러미에 둥글게 말린 잔가시의 방향도 다 보여 오는 투명이었다
뭉친 수묵화의 먹물처럼 등지느러미의 잔가시들도 흐트러짐 없는 갸륵한 질서의 그물맥이었으니
부지불식간의 날벼락, 너는 누구를 향해 무엇을 골몰했는지 네 콧김이 살아 전해오는 듯도 했다
시들지 않는 꽃으로 내게 와 박힌 너의 현존
꽃의 자세인 네게 붙박여 오래 바라보는 시간이 나의 아무르였을까
꽃의 닿소리인, 가 닿고픈 카시오페아의 뜨락이었을까
돌이 피운 꽃이냐고 시간이 피운 꽃이냐고 물으려다
무거운 대리석을 걷어내고 어쩌면 툴툴대며 걸어 나올 너의 노독을 생각해 관두는 착함으로
순간이동 했을까 이편의 길손은,
우리 그만 정렬해요 포개지는 그리움으로,
- 제28회 한국해양문학상 수상작품집, 2024. (사)부산광역시문인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