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하게 분류해서 반란군 25인조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전두광 세력에게 항거했던 민주화 운동 같은 진지함과 개인 이익을 초월한 순결한 열정도 있었습니다. 투쟁적이지 못한 저는, 넘의 입장을 고려하길 좋아하는 소심한 저는, 그 무리 속에 제가 좋아하는 몇 분이 존재했기에, 친구가 장에 가면 빈지게 지고라도 따라간다는 그 전설적인 따라하기 인물처럼 쫄레쫄레 따라갔습니다. 좋아한 분이라는 것은 시간을 함께 공유했다, 등산같이 갔다 뭐 그 정도입니다. 글로서만 만나는 것 이상의 관계였다 정도.
그 과정에서 제 속에 몇가지 준칙이 마련되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확신은 위험하다. 그것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
-살 날이 살아온 날보다 많이 짧다. 실수를 한다면 적극적인 행동보다, 망설이는 소극적 실수를 하자. 그것이 더 작은 실수일 것 같다.
-그 양반은 그 카페를 만들고 일구었으니 어느 정도 소유권이 존재한다고 인정한다.
-싫으면 나가면 된다. 카페 하나 만드는 것이 뭐 대학 설립이냐? 그냥 만들면 되지. 만들자, 내가 글 많이 쓸께.
-그 양반은 자기검증 장치가 없다. 그것은 강한 확신으로 이어지고 싸움을 결국 성격이 더 모질거나 더 강한 확신을 가진 자가 이긴다. 왜냐면 보이는 것에 대한 물리적 법칙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안보이는 형이상학이고 형이상학은 해답없다. 그저 성격 질긴 자가 이긴다. 솔로몬 아그 당기기다.
-만약에 민주화를 달성하고 그 양반이 초라해지고 피해자 같은 모습이 되었을 때, 그것을 당신들이 바래는 거냐. 그 때가서 후회할 수 있다. 치약 짜놓고나면 다시 못넣지. 그러니 나가서 만들자. 우리 평화하자. 저는 폐쇠적인 카페를 원했던 것 같습니다. 회원 수 늘이는데 관심이 별로 없는 뭐 그런 거. 자세히는 나도 몰라. 해보적 없어서.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 투쟁의 과정에서 동지가 된 25인조는 아마도 인생의 경험을 공유했고 진한 우정으로 남을 것이다. 감옥을 갔다오지 않고도 만들어진 인생의 동지를 만들어준 것에 아마도 그 양반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온갖 생각이 난무하던 나는 그 양반이 속해있는 동부 역이민 모임 탈퇴, 25인조에서도 탈퇴, 역이민 탈퇴 하고 초야에 뭍혀서 사립문에 기대어 서서 안빈낙도를 하려고 하는 순간, 데이빗님에게 초대가 오고, 자연인은 시도도 못해보고 <공동체> 생활을 합니다.
역이민에서는 내가 글을 써도 별 주목도 못 받았는데 여기서는 과분한 사랑을 받았고 어리둥절하다가 신이 났고 열심히 썼고 모든 것이 잘 진행되어서 룰루랄라~ 하던 와중에 25인조가 모두 팽 당하고, 그래서 민주화 동지회로 격상이 되고 친한 이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당신이 말한데로 우리도 살림하나 차렸다. 이리로 오시라.
독립군인지 반란군인지 그 과정에서 진한 동지가 되었던 우리들에게, 그 소수의 우리들에게,
제가 떠나게되었다고 인사 드리는 것입니다. 탈퇴는 아닙니다.
그곳에서 전립선 비대는 계속 쓸 것이고 가장 중요한 영역인 저의 수술 결심, 과정, 수술후의 경험에 도달하면 다시 그 부분의 글은 이곳에도 퍼와서 올려서 여러분의 전립선비대 해방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첫댓글 아쉽지만 스피노자님의 결정을 존중합니다
떠난다는 표현 보다 한 곳에 더 적을 둔다는 표현이 맞습니다. 클릭 한번이면 같은 내용이 수백 만 명에게 전달되는 디지털 시대를 사는 현대인에게 이것은 그냥 정상적인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대부분 뿌리가 같은 회원들이지만 조금 지나면 각자의 모양대로 다르게 뿌리가 자랄 것입니다. 그에 따라 카페의 특성이 만들어 지겠죠.아마도 카페 지기의 성향이 가장 큰 요소일 겁니다. 회사 오너의 가치관이 사풍이 되고 집에선 가장의 세계관이 가풍이 되듯이 말이죠. 역이민 1호 점은 지기의 생각이 미친듯 출렁거려 다들 튀어 나왔을 뿐이죠.ㅎ 조금 더 시간을 두고 파생되어 나온 카페들이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 지켜 보고 싶네요.
혹시 25인의 명단에 디xxxx 라고 들어있나요?^^
한카페도 벅찬적이 있었는데, 팔짜에 없는 세카페 소속되었다가, 한카페 정리했는데, 어제 또 세카페 가입자가 되었습니다. 전 일단 다들고 갑니다. 시간이 좀 더 필요한듯 싶어서요. 제가 조막손인줄 알았더니, 손이 엄청 크네요 ^^
정 들려하자마자 이동이네요
항시 건강 챙기시고 가끔이라도 뵈어요.
정들어서 자주 오실 것이라 라 믿습니다.
스피노자님 글 팬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