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동두천에서 경기도 등산연합회가 주최하는 동산대회가 열림니다.
오산시 등산연합회에서도 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벌써부터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아침 5시 30분, 요란하게 울리는 모닝콜 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눈을 비비고 일어나 바쁘게 등산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섰습니다.
은은한 봄 기운이 몸을 타고 흐름니다.

오산역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섰던 두 대의 버스가 79명을 나눠 태운 채 오전 7시 10분에 동두천을 향해 출발합니다.
버스에 오르니 등산연합회에서 준비한 오렌지 색 티셔츠를 참가자 모두에게 하나씩 나눠 줍니다.
가슴에 새겨 놓은 '오산시 등산연합회'의 로고가 선명합니다.
참말로 오늘은 수지 맞는 날입니다.

경부고속도로와 서울 외곽순환도로를 숨가쁘게 달려 온 우리 버스는 오전 9시 20분 신천에 도착했습니다.
동두천을 남북으로 가로질러 흐르는 이 신천(莘川)은 아주 옛날에는 송사리 떼가 놀던 곳이랍니다.
그러나 공장에서 흘러나오는 폐수와 집집마다 흘려보내는 오수로 인해 송사리 떼가 자취를 감추었었는데,
1995년 동두천 환경사업소가 생긴 후로는 신천이 다시 맑아지고, 떠났던 송사리 떼도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합니다.
동두천 시민의 젖줄인 이 신천은 경기 북부지역인 은봉산, 호명산, 감악산 등지에서 발원하여
한탄강으로 임진강으로 흐르고흐르다 한강과 만나 바다로 흘러듭니다.

신천변에 임시로 마련한 주차장엔 이미 많은 버스들이 도착해 있었고

우리를 태운 버스도 신천변에 나란히 세웠습니다.

주차장을 나와 깃발을 앞세우고 행사장으로 항하는 데

하늘엔 애드밸룬(balloon)
큰길 한복판에는 경기사랑 현수막이

소요동 방문을 환영하는 현수막과 함께

3000여 명의 낯선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이 행사를 위한 동두천 시민들의 마음을 읽을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행사장소이자 신천에 송사리 떼를 다시 불러들인 동두천시 환경사업소입니다.
일일 폐수처리 능력 86000톤, 공사기간 11년에 총 공사비로 870억원이 들어갔다고 합니다.
주요 체육시설로는 축구장, 풋살장, 족구장, 배드민턴장, 인라인경기장, 테니스장과 분수대, 어린이놀이터 등을 갖추고 있고요.

환경사업소에 들어서면서 한 컷 찍습니다.

오늘은 경찰아저씨들도 행사도우미로 나섰습니다. 이외로 많은 경잘관들이 수고를 하셨습니다.

오전 10시, 국기에 대한 경례를 시작으로 행사가 시작됩니다.

그러나 단하(壇下)에 줄지어 선 등산객들의 마음은 이미
마차산을 향해 치닫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내 말이 맞지 않나요?

그러나 그냥 갈 수 없지요. 회원들이 모두 모여 앉아 기념촬영을 하고 나서야

서둘러 행사장을 빠져 나갈 수 있었습니다. 이 때가 오전 10시 30분입니다.

싱그러운 4월의 아침 햇살에

상쾌한 마음만큼이나 발걸음도 가볍습니다.

환경사업소를 나와 큰길로 나서니 거리가 온통 등산복 물결입니다.

소요초등학교를 지나고

봉동마을회관도 지납니다.

봉동마을 어귀에는 마차산 등산로 안내판을 세워 놓았습니다.

소요산 골프연습장을 살짝 비켜 지나서

자그마한 봉동교를 건넘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등산객 행렬이

마차산의 좁은 등산로를 가득 메웠습니다.

한 꺼번에 몰린 등산객들은 종종

바쁜 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그러나 봄바람을 타고 흐르는 미소까지 멈추게 할 수는 없습니다.

작은 포교당인 무심정사를 지나면서는

호젓한 오솔길로 접어들었습니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오솔길은 봄의 문턱을 넘고 있는데

두 갈래 갈림길에서 양원리 고개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가다 쉬기를 반복하는 거북이 산행이지만

봄 소풍 떠나는 어린이가 된듯 마냥 즐겁기만 합니다.

11시 40분, 어느새 능선 갈림길에 올라섰습니다.

수즙은 듯 피어나는 이 미소는

참나무 숲 능선길을 따라 끝없이 번져 나갑니다.

마차산 정상을 향해 걷고걷다가

가끔 이정표를 바라보면서 남은 거리를 가늠해 봅니다.

12시 25분, 밤골재에 도착했는가 싶더니

12시 35분, 댕댕이 고개도 지납니다.

그리고 걷다가 멈추고 서서 한 컷 찍습니다.

경기북부 지역이나 강원도 지역의 산에는 이 배수로처럼 구불구불하게 파헤져 놓은 곳들이 많습니다.
이 것은 군인들이 싸울 때 다니기 위해 만들어 놓은 통행로입니다. 그래서 교통호라고 합니다.
이 교통호는

벙커와 벙커 사이를 연결시켜주는 중요한 군사시설이기도 합니다.

이제 정상은 100m 앞에 있습니다.

내킨 걸음에 단숨에 뛰어 올라

12시 50분, 588m의 마차산 정상을 밟았습니다.
이 정상은 아주 오래 전에는 봉화대였고, 6.25 이후에는 군사기지였답니다.
또 산 정상에는 옛날 당나라 장수 설인귀의 비석이 있었는데 설인귀 영혼의 묘책으로
이 근방 말과 소의 힘을 이용하여 감악산으로 옮아 갔다는 전설에 따라 마차산으로 불리우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차산 기슭에는 구석기 유물과 함께 고인돌, 선돌 등 선사유물과 함께 삼국시대의 보루가 존재하는 등
전략요충지로서의 입지도 확인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마차산은 원래 북쪽으로 뻗어가는 산맥이 이 산에서 끝났다 하여 마친산이라 불렀었고
또 마고(磨姑)할미가 비녀를 갈았다하여 마차산(磨叉山)이라 한다고도 합니다.

시원한 조망에 홀려 동두천 시내를 내려다 보았습니다.


점심식사의 이모저모를 함께 담았습니다.



오후 1시 50분, 점심식사 후 가득찬 배를 안고 하산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산길은 올라왔던 길이 아닌, 510봉을 거쳐 410고개 상석바위를 돌아 소요초등학교로 내려가는 코스입니다.
오늘 등산대회 집행부에서 이미 정해 놓은 길입니다.

하산길에는 내리막 급경사가 있는 한 구간에서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습니다.
너무 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린 탓이기도 합니다.

오후 3시 20분, 드디어 등산로를 다 내려왔습니다. (이범호님 사진)
느긋하게 하산 지점에 퍼져 앉아 후미를 기다리는 여유를 가져봅니다.

하산 지점에 있는 시설입니다. 이 낡아빠진 비닐 하우스에도 볕뜰날이 곧 오겠지요.

한 걸음을 더 내려온 지점 골목 중간쯤에 문 닫힌 채 서 있는 업소입니다.

다시 소요초등학교로 돌아와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오후의 봄볕을 즐기고 나서야

버스로 돌아왔습니다. 오후 3시 20분입니다.
신천변에 주차했던 버스는 어느새 소요초등학교 앞으로 옮겨져 있었습니다.
마차산은 장년층이 부담없이 오를 수 있는 낮으면서도 아기자기한 산이었습니다.
오늘 따뜻한 봄 날씨와 더불어 즐거운 산행을 하였습니다.
특히 경기도 내 많은 등산 동호인들과 함께 뜻 깊은 산행을...
이 행사를 위해 애 쓰신 등산연합회 임원 여러분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첫댓글 글올리시고 사진설명해 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잘보았습니다~~~
잘 보아주셔서 고맙네요.
우와~~ 대단한 산행인파네요. 왜 난 큰행사가 있을 때엔 집안일이 생기는겨 ㅜㅜㅜ 삐리리님이시여! 제발 자주 참석할 수 있게 도와주시옵소서 *$#@$^*&$$%
찾아주시니 감사합니다. 사진이란 찍어두고 보면 좋은 추억으로 남더라고요.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님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