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고을 문예지 상반기 등단 당선 신인문학상 서경미 시인
1) 양심
아뿔사
지켜보는 줄 모르고
슬쩍
2) 떠나는 가을에게
뜨겁게 치솟던 열정
농익은 햇살에 밀려나
빚깔 고운 융단
한쪽 남겨두고
서둘러 가시려는가
<심사평>
서경미 <양심> <떠나가는 가을에게>
<양심>
하얀 자작나무의 옹이가 마치 사람의 눈처럼 보이는 사진은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지켜보는 눈'이라는 주제를 시각적으로 강하게 전달하며 제목 ‘양심’과도 절묘하게 연결된다. 나무의 자연적 상처를 ‘눈’으로 해석한 시인의 시선은 인식의 감각과 시적 상상력이 결합된 결과로 이미지와 언어가 하나의 주제 의식을 향해 정교하게 수렴하고 있다. 사진의 발견력과 시적 직관이 균형을 이루며 짧은 시 속에 윤리적 자각과 내면의 울림을 담아낸 점이 인상 깊다. 단 세 줄 안에 인간의 본능과 양심, 그리고 순간의 반성을 효과적으로 응축시킨 구성은 디카시 장르의 미학적 본질을 잘 구현하고 있다. 등단작으로서의 완성도와 독창성을 두루 갖춘 작품이다.
<떠나가는 가을에게>
가을바람에 흩날리는 낙엽과 햇살이 어우러진 사진은 생동감 있는 장면을 연출하며, ‘떠남’과 ‘아쉬움’이라는 정서를 시각적으로 잘 구현하고 있다.
사진 속 역동성과 시 속 감정의 흐름이 조화를 이루며 시각과 감성의 입체적인 결합이 돋보인다. ‘뜨겁게 치솟던 열정’에서 ‘서둘러 가시려는가’로 감정의 이동을 부드럽게 연결하고 있으며 말을 건네는 어조를 통해 독자와의 교감을 유도한다.
낙엽이라는 자연현상을 단순히 계절적 배경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나간 시간이나 감정의 퇴장을 은유하며 정서의 깊이와 확장성을 확보하고 있다.
감성적 호소력과 계절 서정이 두드러지는 작품으로 우수작으로 손색이 없다.
서경미 시인은 이미지 속 상징을 감각적으로 포착하고 그에 대한 시적 응답을 정제된 언어로 풀어낼 줄 아는 창작자다. 두 작품 모두 디카시의 본질을 이해하고 창조적으로 풀어내는 작가적 역량을 보여준다. 등단을 축하하며 향후 감동과 울림 있는 디카시인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소감문
봄 산이 그렇게 예쁜 줄 최근에 알았습니다.
남들이 몰려다니며 단풍이 좋다하니 그런 줄로만 생각했습니다.
어느 날 문득 바라본 봄산의 탐스러움이란....
백매, 홍매를 시작으로 산벚, 진달래, 개나리, 산수유 거기다 산채비빔밥의 강된장처럼 그 모두를 한데 어울어주는 연두빛의 베이스라니.
새콤 달콤 상큼함이 닿으면 금새 묻어날 것 같은 봄 산의 매력에 단번에 매료되고 말았습니다.
여린 아기의 볼살, 방실방실 웃음으로 응답해 주는 손자의 환한 얼굴이 거기 있었습니다.
제게 디카시가 그랬습니다.
단 한편의 작품으로 푹 빠져들 수 있는 매력이 거기에 있었습니다.
작가가 되겠다는 막연한 꿈에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사랑하는 가족들, 희망을 심어주고 길잡이가 되어주신 선생님과 문우님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그 몰입의 시작점에 부족한 저의 작품을 뽑아주신 문학고을 심사위원님들께 무한 감사를 표합니다.
성장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서경미 시인
약력
양산 디카시인협회 이사
2024 인문도시구미지원사업 “구미를 기록하다“
전국 디카시공모전 입상
문학고을 신인문학상 수상
문학고을 등단 디카시 부문
이메일- 2015imfdi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