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꽃/미성 김필로
세수를 하고 화장수를 바르다가 생각한다
아 나는 한 그루 나무였구나
아 나는 한 떨기 꽃이었구나
때론 위태롭게 견고하고
때론 화사하게 흔들리고
제 몸의 뿌리가 뽑아질 만큼
제 몸의 가지가 꺾어질 만큼
벌레가 깃들어 병들었을 때마다
사뿐히 나비가 수액을 주었구나
나무인 줄 모르고
꽃인 줄도 모르고
열심히 살아온 인생아 미안해
상처 많은 나무야 고마워
향기 없는 꽃잎아 감사해
나 너를 짓누르고 겸허하게
나 너를 찰싹이며 수수하게
제 몸을 미워하며
제 몸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일이 두렵지 않게 하리라
첫댓글 아름다운 시 입니다
참된 기도는 하늘을 울린다는 말 있듯이
성찰은 고귀한 사랑입니다 ^
변함 없는 관심 감사합니다. 기회가 주어지면 함께 공부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