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家詩(천가시)/全唐詩(전당시)]2-27.宿龍興寺(숙용흥사) - 綦毋潛(기무잠)
<용흥사에서 묵으면서 읊다>
宿龍興寺(숙용흥사)
綦毋潛(기무잠)
香剎夜忘歸(향찰야망귀),松青古殿扉(송청고전비)。
燈明方丈室(등명방장실),珠繫比丘衣(주계비구의)。
白日傳心靜(백일전심정),青蓮喻法微(청련유법미)。
天花落不盡(천화락부진),處處鳥銜飛(처처조함비)。
용흥사에 들러 밤이 깊어도 돌아갈 것을 잊었네.
소나무는 푸르고 사찰의 사립문은 예스럽구나.
주지의 방은 등불이 밝고
스님은 염주를 주렁주렁 매단 승복을 입었네.
한낮에는 이심전심의 정갈한 모습이고
푸른 연꽃은 불법의 미묘함을 비유하네.
천녀는 끊임없이 꽃을 흩뿌려주고
곳곳마다 새들이 이를 물고 날아가네.
<원문출처> 宿龍興寺/作者:綦毋潛
全唐詩·卷135/千家詩 卷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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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龍興寺(용흥사) : 지금의 호남성 영릉현 서남쪽에 있는 절.
○ 香刹(향찰) : 사원(寺院). 여기서는 용흥사를 말한다.
○ 忘歸(망귀) : 너무 즐거워서 돌아가는 것을 잊다.
○ 方丈室(방장실) : 절 주지의 거실.
○ 比丘(비구) : 승려. 중.
○ 青蓮(청련) : 푸른 연꽃. 불경에는 불안(佛眼)에 비유한다.
○ 喻法(유법) : 불법(佛法)을 비유하다.
○ 天花(천화) : 천녀가 흩뿌린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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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천가시> 및 <전당시>에 실려 있으며, 당나라의 시인 기무잠(綦毋潛)이 지은 오언율시이다. 기무잠이 용흥사에 들러 기쁜 마음에 돌아올 생각을 잊고 용흥사의 저녁의 풍경과 절의 고요함에 도취되어 경건한 마음이 됨을 표현한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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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綦毋潛(기무잠) : 692~約749. 字는 효통(孝通) 또는 계통(季通)이며, 남강(南康)사람. 현종(玄宗) 개원(開元) 14년(726) 진사에 급제하여 저작랑(著作郞) 등을 역임하였으며, 안사의 난 이후 강동(江東)에 은거했다. <전당시(全唐詩)>에 시 1권이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