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 19. (토) 저녁 7시부터 9시 20분까지 "넥스트 투 노멀" 공연을 봤습니다. 카페 후원금으로 티켓예매를 했고, 눈누난나님이 양산에서 올라와서 함께 관람했습니다. 눈누난나님은 3년전인 고1 때 이 뮤지컬을 알게 되었고 이후에 힘들 때마다 이 뮤지컬의 노래를 들으면서 위로를 많이 받았다네요. 본인은 이 뮤지컬을 보려고 3년을 기다려온 거라고 감격스러워했습니다.
저는 뮤지컬 관람이 처음이라 잘 모르는데, 공연 때마다 배우들 조합이 달라지는가 봐요. 아래는 제가 본 공연의 [캐스팅]입니다. 저는 운이 엄청 좋았나봐요. 이날 배우들 조합이 제일 좋았다네요. 이날 주연이었던 "박칼린"은 뮤지컬 계통에서는 엄청 유명한가봐요. 실제로 보니 예쁘고 목소리 좋고, 엄청 세련된 분이란 느낌이었어요.
두산아트센터는 지하철 1호선 종로5가역 안쪽 골목에 위치하고 있더군요. 지하에 공연장이 있었는데, 로비홀의 모습입니다.
공연장 무대장치입니다. 이 뮤지컬은 3층 구조로 된 독특한 무대도 한 가지 큰 특징이죠. 제 생각에 1, 2층은 현실세계 내지는 의식의 세계, 3층은 비현실세계 내지는 무의식의 세계를 상징하는 것 같아요. 또한 1층은 공적이고 사회적인 세계, 2층은 사적이고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세계를 상징하지 않나? 싶어요.
제 티켓입니다. 기념으로 찍어뒀습니다.
티켓 예매는 "인터파크"라는 곳에서 하면 된다네요. 12월말까지는 여러 가지 할인이 있는데, 1월부터는 할인이 없다네요. 보시려면 가급적 12월 중으로 보셔야 할 것 같아요. 저는 "1 + 1 할인티켓"으로 봤네요. 눈누난나님이 예매했어요. 특히 수요일은 "할인데이"라나요? 수요일 표값이 제일 싼가봐요. 공연은 내년 3월 13일까지입니다. 꼭 한 번 보시기를 권합니다.
공연장의 관객들이 거의 20대 또는 30대 여성분인 것도 제게는 인상적이었습니다. 여자와 남자 비율이 9대 1쯤 되는 것 같았어요. 거기에 앉아있는 남자들은 대개가 여친의 협박(?)에 끌려온 남자들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 뮤지컬은 2009년도에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어 뮤지컬 최고의 상인 토니상을 휩쓸었고, 2010년도에는 "정신질환"을 다룬 공로를 인정받아 퓰리처상을 받았고, 2011년도에 우리나라에서 공연되었을 때에도 각종 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스토리, 음악, 무대 등등 모든 면에서 매우 모범적이고 획기적인 작품이어서, 지금은 뮤지컬 전공학생들에게는 꼭 봐야할 작품, 연습용 작품처럼 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 작품을 유튜브에 올리느라고 이전에 몇 차례나 동영상으로 봤었는데, 직접 공연장에 가서 보니 느낌이 또 달랐습니다. 총 공연시간이 2시간 20분인데, 중간에 휴식시간이 15분입니다. 그런데 그 시간이 얼마나 짧은지... 한 30분쯤 본 느낌이라 할까요? 그냥 몰입되어서 보게 되더군요.
총 37개의 노래(OST)가 있는데, 저는 그 중에서 2막 13번째 노래(OST)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이애나(박칼린)가 이 노래를 하며 괴로워할 때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나더군요. (아래는 2013년도 공연작품의 이 부분 가사입니다. 올해는 끝부분을 약간 바꾼 것 같았어요. 예로써 "어쩔래"가 아니라 "어쩌나"로)
내 머리 속은 뒤죽박죽 신경계가 엉켰다고 의사들은 말씀하셨죠 또 그 다음날 그들은 호(-ㄹ)몬이 잘못됐다며 날 미쳐버리게 만들었어 상처는 이미 나았는데 피가 날 땐 어떡해? 한쪽 다리가 부러졌는데 반대쪽 다리를 붙인 거면 어쩔 거야? 수많은 약을 주며 날 묶어놨던 그들 확신도 없이 괜찮다 했죠 하지만 바로 그 때 어찌된 거냐 묻자 누구도 모를 일이라 했죠 내게 처방한 약들이 잘못 작용한다면? 내 상처와 화상, 박살 난 곳 뇌 속이 아니라 내 마음 속 영혼이면? 내 상처와 화상, 박살 난 곳 뇌 속이 아니라 내 영혼이면 어쩔래
전체적인 느낌은 "뮤지컬이 이런 거구나. 볼만하네. 동영상으로 보는 거하고는 확 다르네." 이런 느낌이었고, "우와~ 역시 잘 만든 작품이네. 한 순간도 그냥 못 넘어가게 만드네."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이 뮤지컬을 두세번쯤 더 보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깁니다. 혹시라도 이 뮤지컬을 보시려는 분이 계시면, 제게 연락주시고 저도 데려가 주세요~
공연이 끝나고, 눈누난나님을 동서울터미널에 바래다줬는데, 11시 30분 심야고속으로 예매해 둬서 1시간쯤 편안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눈누난나님은 이 뮤지컬의 OST를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영어판과 한글판 모두 쫙 꿰고 있더군요. "힘들었던 시기에 이 뮤지컬 OST를 들으며 '자가치료'를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눈누난나님 덕분에 이 뮤지컬을 알게 되었고, 보게 되었네요. 눈누난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유튜브에 이 뮤지컬의 브로드웨이판에 한글자막을 입힌 동영상을 올려두었습니다. 아래는 그 소개문입니다.
----------------------------------------
게시일: 2015. 7. 17.
이 뮤지컬은 1998년에 "전기충격의 느낌(Feeling Electric)"이라는 제목으로 워크숍 공연을 시작했는데, "전기충격치료를 받는 여성"의 이야기를 다루었습니다. 이후 점차 내용이 확장되었고, Next to Normal로 제목을 바꾸었습니다. 발달역사에서 볼 수 있듯이, 이 뮤지컬은 정신질환을 겪는 당사자와 가족들의 고통이 핵심주제인 뮤지컬입니다. 아래는 위키피디아 백과사전에 수록된 내용의 일부입니다. 영어로된 원본의 출처는 https://en.wikipedia.org/wiki/Next_to...
------------------------------------------------------------ 넥스트 투 노멀은 브라이언 요키(Brian Yorkey) 각본 및 작사, 톰 킷(Tom Kitt) 작곡의 록뮤지컬이다. 이 작품의 스토리는 악화되는 양극성장애와 투쟁하는 엄마에 관한 것이며, 그녀의 질병과 그것을 경감시키려는 노력이 그녀의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한 것이다. 이 뮤지컬은 또한 상실에 따른 슬픔, 자살, 약물남용, 현대정신건강의학의 윤리, 그리고 교외생활의 취약점과 같은 이슈를 제기한다. 넥스트 투 노멀은 2008년도 오프-브로드웨이【역주: 브로드웨이보다 작은 규모인 뉴욕의 100~499석의 극장】에서 초연되기 이전에 여러 차례 워크숍 공연을 거쳤으며, “재야비평가모임 최우수음악상(Outer Critics' Circle Award for Outstanding Score)” 수상, 드라마데스크상【Drama Desk Awards, 역주: 드라마데스크협회에서 오프-브로드웨이 및 그보다 소규모의 오프-오프-브로드웨이 공연작품에 대해 매년 시상하는 상】의 “최우수 여배우상(앨리스 리플레이, Alice Ripley)” 및 최우수음악상 후보에 올랐다. 오프-브로드웨이 공연 이후에, 이 작품은 2008년 11월부터 2009년 1월까지 버지니아주의 크리스탈시(워싱턴 DC 바로 외곽)에 있는 아레나극장(Arena Stage)의 임시공연장에서 공연되었다. 이 뮤지컬은 2009년 4월에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었다. 이 작품은 2009년도 토니상【Tony Awards, 역주: 뮤지컬 최고의 상】 후보에 11개 부문이 올라 3개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는데, 최고창작음악상(Best Original Score), 최고오케스트레이션상(Best Orchestration), 그리고 앨리스 리플레이(Alice Ripley)가 수상한 뮤지컬부문 최우수 여우주연상(Best Performance by a Leading Actress in a Musical)이 그것이다. 이 작품은 또한 2010년도 드라마부문 퓰리처상(Pulitzer Prize for Drama)을 수상했는데, 역사상 이 상을 받은 8번째 뮤지컬이다. 이전에 퓰리처상을 받은 뮤지컬은 1996년도의 렌트(Rent)였는데, 마이클 그리프(Michael Grief)가 연출했었다. 키트(Kitt)와 요키(Yorkey)에게 상를 주면서, 퓰리처상위원회는 이 작품을 “교외에 거주하는 가족의 정신질환을 잡고 씨름하고, 주관적인 것들의 범위(the scope of subject matter)를 뮤지컬로 확장한 강력한 록뮤지컬.”이라고 불렀다.
---------------------------------------------------------------------- [촛불 배정규]는 다음(Daum)카페 "사라의 열쇠" 카페지기입니다. http://cafe.daum.net/saraskey 이 카페에는 "넥스트 투 노멀" 게시판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으며, 위키피디아 백과사전 수록내용 전문을 번역한 게시글을 비롯하여, 해외자료 다수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은 "정신질환"을 다룬 공로로 퓰리처상을 수상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2001년도와 2003년도에 이 작품이 공연될 때, 이 작품은 "평범한 중산층 가정의 위기를 다룬 작품"으로 소개되었습니다. 슬프고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흥행을 염려했기 때문일까요? 이 작품은 "우리나라 정신질환자들이 도둑맞은 뮤지컬"입니다. 주인이 주인 노릇을 못하니, 자신들의 이야기를 다룬 훌륭한 작품을 눈뜨고 도둑맞은 것이지요.
-------------------------------------------------
이상이 유튜브에 제가 올린 소개문입니다.
이 뮤지컬을 꼭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정말 좋은 작품이에요. 정신질환과 투병하는 당사자의 심리와,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의 심리가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각자의 상황과 욕구가 무엇인지 잘 드러나 있습니다. 병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무엇이 중요한지? 를 깊이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입니다. 제작사와 연출자가 "이 작품은 정신질환 당사자와 가족들의 고통을 다룬 작품입니다."라고 홍보해주지 않는게 너무나 아쉽지만, 그 이외의 면들은 매우 완벽하다고 칭찬하고 싶습니다. 모르는 사람은 몰라서 보러 못간다지만, 가실 수 있는 분들은 꼭 보러 가시길 권해드립니다.
첫댓글 우와~~~~~~좋은정보네요.부산에서 하면 좋겠습니다
서울에서... 그것도 "두산아트센터"에서만 공연 가능한 작품이에요. 독특한 3층구조의 무대 때문이지요. 철골구조물이어서 공연장 자체가 철골구조로 되어 있어야 맞아들어간다나요? 두산아트센터가 딱 적합하다네요. 서울까지 원정가서 볼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입니다. 제 생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