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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서울등산학교 리지모임 원문보기 글쓴이: 이병민
“한겨울에 오면 정말 바람이 매섭게 불어요. 북풍한설을 그대로 맞으며 올라야 해요. 그런데도 휴일이면 줄을 이어요. 특히 원정을 앞둔 클라이머들이 대부분이에요. 히말라야 원정 대비 훈련장으로 그만이기 때문이에요.”
서성식씨는 자일 하강을 하다가 건너편 바위의 고정볼트에 걸린 슬링을 잡곤 건너편 바위로 넘어갔다. 그리곤 안전지대까지 가서 로프를 고정시킨 다음 후등자 확보를 보기 좋은 지점으로 돌아왔다. 확보는 후등자가 시야에 들어올 수 있는 지점에서 봐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하강 경험은 다 있지만 하강하다 건너편 바위에 걸린 슬링을 잡은 다음 하강기에서 로프를 빼내는 과정이 매끄럽지는 못하다. 그렇지만 모두 아무 탈 없이 건너편 바위로 건너서고 슬랩을 따라 확보지점까지 간 다음 널찍한 공터로 자일 하강했다.
“천화대는 하루면 돼요?”
이제 막 바위 맛을 들인 중년의 등산인들은 “천화대 등반이 꿈”이라고 한다. 박춘자씨는 남편의 권유대로 올 여름 암벽반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것 역시 천화대 등반을 위한 훈련등반이다. 따스한 햇살 아래 바위 얘기로 정담을 나누고, 정성 담긴 음식으로 점심을 해결했으나 앞에는 난제가 기다리고 있다. 제3피치 실크랙이다.
약 10m 길이의 좌향 실크랙은 오를수록 좁아지고 벽면이 빤질빤질해 애를 먹인다. 서성식씨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제3피치에 접근, 3m쯤 오른 뒤 프렌드를 크랙에 끼워 넣었다. 그리고 또다시 3m쯤 올랐을까, “추락!” 소리와 함께 미끄러지고 말았다. 그러나 서씨는 금세 몸을 추스른 다음 등반에 나서 실크랙 등반을 마무리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