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레이크 하우스>(The Lake House)는 이현승 감독이 연출하고, 이정재와 전지현이 주연한 한국영화 <시월애>(2000)를 미국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한국영화 최초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작품이라는 점에서 특히 화젯거리, 원작의 뛰어난 영상미와 시각적 호소력이 강한 두 주연배우의 조화에 부응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1994년 흥행영화 <스피드>(Speed, 1994)로 유명한 할리우드 스타 키아누 리브스(Keanu Reeves)와 산드라 블록(Sandra Bullock)의 12년 만에 재회에 관심이 집중됐고, 산 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와 시카고 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여러 국제영화제 수상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아르헨티나 출신 알레한드로 아그레스티(Alejandro Agresti)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로맨틱 드라마의 틀에 담긴 이야기는 매혹적인 풍경이 화폭에 담긴 그림처럼 펼쳐지는 호숫가의 집 '레이크 하우스'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동일한 시카고지역에 거주하지만 2년의 시차를 두고 같은 시간 속에 존재하는 남과 여, 건축가 알렉스 와일러(키아누 리브스)와 케이트 포스터(산드라 블록) 박사의 불가사의한 로맨스가 내용의 핵심, 마침내 둘의 사랑을 이어주는 구실을 하는 건 원작과 마찬가지로 마법의 우편함이다.
논리적으로 이해가 불가능한 시간여행은 영화의 서사적 개연성을 떨어지게 하지만, 감성에 호소하는 내러티브로 정서적 감동을 자아낸다
음악 또한 매혹적인 풍광과 감정적 공감을 이끌어내는 내러티브의 요소 모두를 조화롭게 연결시키는 기능으로 작용한다. 영화음악은 레이첼 포트만(Rachel Portman)이 작곡했다. 알다시피 그는 1996년 <엠마>(Emma)의 주제곡으로 여성 작곡가로서는 처음 아카데미주제가상을 수상했고, <사이더 하우스>, <초콜렛>으로 아카데미 후보에 올라 명확한 지위를 확보한 명인.
포트만은 <레이크 하우스>의 음악을 작곡함에 있어 피아노와 현악기(어쿠스틱기타, 하프, 바이올린, 첼로), 목관악기(플루트, 클라리넷)를 중심악기로 편성해 편안하고 포근하게 관객의 감성을 감싸 안으려 했다. 화사하고 서정적인 아름다움과 가슴 설레는 낭만을 실은 선율중심의 음악으로 애수와 희망, 행복의 공감대를 영화에 불어넣겠다는 심산, 전형적인 포트만식 음악스타일을 재연해냈다.
격정적이지 않고 나지막이 속삭이는 레이첼의 스코어와 함께 로맨틱드라마의 잔잔한 무드를 일관되게 전달하는 팝음악 사운드트랙 또한 관객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서정적이고 사랑스러운 멜로디의 마술사 폴 메카트니의 2005년 앨범 <Chaos and Creation in the Backyard>에서 뽑아 넣은 '처음이에요'(This never happened before)부터 '당신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없을 것 같아요'라는 제목이 쓸쓸하게 다가오는 클라이언텔(The Clientele의 로맨틱 팝, 피들과 기타의 조화가 매력적인 일스의 발라드 'Ant farm', 아름다운 슬픔을 음악으로 보여준 포크계의 멜랑콜리 맨 닉 드레이크(Nick Drake)의 '그때 알았어요'(Time has told me), 심적 공허함을 달래주는 노래들로 포크계의 여류작가로 선망 받은 캐롤 킹(Carole King)의 출세작 '너무 늦었잖아요'(It's too late'-그의 1971년 명반 Tapestry에 수록)까지 사랑, 설렘, 고독, 서정, 낭만, 감동이 이어지는 영화의 분위기를 한층 더 무르익게 만든다.
-사운드트랙-
1. "This Never Happened Before" - Paul McCartney
2. "(I Can't Seem To) Make You Mine" - The Clientele
3. "Time Has Told Me" - Nick Drake
4. "Ant Farm" - Eels
5. "It's Too Late" - Carole King
6. The Lakehouse
7. Pawprints
8. Tough Week
9. Mailbox
10. Sunsets
11. Alex's Father
12. Il Mare
13. Tell Me More
14. She's Gone
15. Wait for Me
16. You Waited
17. I Wai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