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차 전북무주 덕유산 산행후기
올해들어 첫산행으로 1월15일에 태백산을 다녀온후로 한달이 넘어서야 두번째 산행을 가게 되었다.
2월5일이 설날이라 정기산행을 쉬었기 때문이다.
설날에는 하릴없이 있느니 산행이나하자고 마음 먹고 아는분들에게 번개산행을 알렸더니 이인애감사님과 서정화님,그리고 정기모님께서 남한산성 입구로 나와주셔서 넷이서 함께 수어장대까지 올라가서 홍어회에 막걸리한잔씩 하고 내려와서는 은행시장입구에서 회한사라(접시)에 거나하게 한잔 또하고, 조금내려와서 차선자님이 운영하시는 행복포차에가서 맥주한잔하고 헤어졌다.
최고의 명절 설날을 그렇게 술에 절어 보냈다.
덕유산 산행공지를 띄우자 임원들을 제외하고 대둔산에 함께하셨다는 김혜자님께서 제일먼저 전화주셔서 함께 일하시는분 11분이 가신다고 예약해 달라신다.
마른하늘에 단비처럼 고마우시다.
이름도 모르지만 김혜자1부터 11까지로 좌석방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두번째 공지까지 띄었는데도 좀처럼 참석인원이 늘지 않았다.
시간이 많아서 느긋하게 예약해주실려나보다하고 있는중에 정경미님 일행4분과 김기옥님일행4분,그리고 김명자님두분, 김헌주친구두분,서정화님두분, 단골손님 오영희,추연금님의 예약이 이어졌고, 윤범호님과 윤석병님 그리고 송석동님과 김성희님에, 멀리 사당에서 오시는 권태운님까지 예약이 이어져 40명을 넘어서는 순간 천옥량님두분,김혜자님일행세분,공식사회자인 강계전님의 예약취소가 발생하여 최종인원을 가늠키 어려운 상황에 이르러서야 하루전날 마지막 공지를 띄워 최종인원을 확정할수 있었다.
계속되는 가뭄에, 건조주의보에, 미세먼지까지 기승을 부리던 날씨가 하필이면 로즈산악회가 산행을 가는 셋째주 화요일인 2월18일에 눈도 아닌 비가온다지 않는가
하늘에 대한 원망보다도 기분이 잡친다고나 할까
계속되는 비도 아니고 하필이면 그날만 온단다.
그래도 어쩌랴
"정해진 운명이야 팔자라거니" 라는 노랫말처럼 정해진 산행을 그깟 비때문에 취소할수도 없는 노릇이고.....
하루종일 비대신 눈이 오기를 고대하며 하루전날 산행에 필요한 물품들을 사서 차에 싣고는 일찌감치 집으로 향했다.
겨울이고하니 평소 아침간식으로 드렸던 두유대신 따뜻한 순두부를 드리면 어떻겠느냐는 복희언니의 제안에 그러마하고 순두부를 맞추었는데 느닷없이 경애총무가 최정자님이 깨죽을 쑤어 오신다고 일회용품을 준비하라고 전화가 왔다고 알려왔다.
조금만 일찍 알았다면 순두부를 안하고 그만큼 비용을 줄일수 있었는데라는 아쉬운 마음이 들던 찰라에 경애총무님이 최정자님이 나한테 깨죽 쑤어간다고 이야기 했다고 책임(?)을 나한테 돌린다.
아무리 생각해도 깨죽생각이 안나서 혹시 설날에 남한산성가다가 입구배드민턴장에서 배드민턴클럽 총무로 있는 최정자님을 만나 커피한잔 마시며 이야기하던중에 그소리가 나왔나 싶어 인애감사님께 여쭤보라 했더니 감사님도 금시초문이란다.
전에도 여러번 죽을 가져오셔서 고소하게 아침을 먹었던 고마운 분이라 마음을 표할새도 없이 모란장앞 그린고속관광버스앞에서 만난 최정자누님은 한보따리 깨죽을 들고 서 계셨다.
산행을 함께하지 못하지만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고하며 깨죽 보따리를 건네신다.
그러면서 지난달 대청봉산악회 한탄강 트래킹 갔을때 깨죽 쑤어 온다고 나한테 얘기 했단다.
아뿔싸
나는 왜 기억에 없지
혹시 치매초기증상?
미안하지만 무척이나 고마웠다.
새벽에 쌓이던 눈이 비로 바뀐 상태에서도 대기하고 있는 버스로 예약해주신 회원님들이 속속 오시고 계셨다.
김혜자님 일행두분이 일이생겨 못오시고, 처음오신 정승호님은 정영순부회장님과 서정화님이 중복예약해주시어 총인원에서 한명이 줄었고,죽전과 신갈에서 탑승하신 10분을 추가하여 총 36명의 덕유산 원정대는 비오는 경부고속도로를 내달리기 시작했다.
일찌감치 허락을 받아낸 삼성제약 팀장님의 유황제품 홍보가 시작되었고, 영상도보고, 선물도 받고, 무엇보다도 찬조금 15만원을 받아 챙기고서는 조금은 긴 건강식품 홍보내용를 들으며천안삼거리 휴게소까지 이동하였다.
휴게소에서 볼일을 본 우리 일행은 항상하던대로 김밥과 정영순부회장님께서 준비해오신 레드향이라는 감귤이든 검은색 비닐봉투를 하나씩 받아들고, 복희언니가 준비해오신 김치와 양념장을 얹은 순부두 한그릇을 챙겨서 각자의 자리에 앉아 간단한 아침식사를 한후 일회용품 절약차원에서 본인이 먹던 순두부 그룻에 깨죽을 받아 한그릇씩 비워나갔다.
그렇게 아침식사를 마친 우리일행은 천안삼거리휴게소를 출발하여 무주리조트 방향으로 달렸다.
차안에서 나는 인사말씀과 함께 산행에 대한 안내와 지난회까지의 회비결산보고를 하였고, 곤돌라이용요금에 대한 안내와 중식장소와 메뉴에대한 내용도 설명드렸다.
다음산행지가 한재미나리를 재배하는 청도군의 화악산을 등산한후 미나리삼겹살로 한판 잔치상을 벌이겠다는 예정사항도 말씀드렸고, 4월1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중국북경 백석산 해외산행도 임원회의에서 다녀오기로 결정하였고, 추가로 참여를 당부드린다는 말씀도 잊지 않고 전해드렸다.
하지만 그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것은 당초 산행코스대로 산행을 강행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것이었다.
모든것이 날씨 때문이었다.
비가오지 않으면 당초 계획한대로 A조는 덕유산삼공지구주차장을 출발점으로 백련사를 지나 가파른 산길을 올라 향적봉정상을 찍고, 곤돌라가 있는 설천봉까지 내려와서 곤돌라를 편도이용하여 무주리조트까지 내려오고, B조는 역순으로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편도로 이용하여 설천봉을 거쳐 최고봉인 향적봉을 정복하고는 백련사방향으로 하산하여 삼공지구주차장에서 대기중인 버스에 탑승하며,C조는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왕복으로 표를 끊어 설천봉을 지나 향적봉에서 정상인증샷을 찍고 다시 곤돌라를 타고 무주리조트로 내려와서 A,B조와 합류하는것으로 정했었는데 부득이하게 계획을 수정해야만 했다.
여름비도 아니고 겨울비는 매우차갑고 우비를쓰고 우산을 들었다 하더라도 등산화부터 젖어오는 빗물에 체온을 빼앗기면 장시간 걸어야하는 회원들의 건강이 염려되어 모두가 C코스로 다녀오는것으로 정하고 양해를 구했다.
왕복16,000원이나하는 곤돌라 비용중 50%를 로즈산악회에서 부담하기로 하여서 경로우대와 상관없이 모두에게 8,000원을 곤돌라 이용요금으로 거출하고, 곤돌라이용티켓을 끊고는 하나씩 받아들고 모두가 20분이 소요된다는 설천봉으로 곤돌라를 타고 올라갔다.
곤돌라에서 보이는 눈덮인 덕유산자락의 풍경이 아름답다고하여 잔뜩 기대하였으나 곤돌라 창문에 서리가 끼어 잘보이질 않았다.
설천봉에 올랐는데도 비는 그치지않고 있었다.
그나마 있던 눈도 이번비에 조금씩 녹아내리고 약간의 빙판을 이루고 있었다.
우리는 비옷과 우산을 든채로 각자 아이젠을 차고 향적봉으로 발길을 옮겼다.
약20분 걸린다는 거리를 미끄러운 관계로 급하지 않은 마음으로 중간중간 나무테크에서 서로가 사진도 찍어주고 오래된 친구처럼 도란거리며 올라갔다.
정상에서도 비는 내리고, 작년 이맘때 기를쓰며 올라서 온통하얗게 덮인 덕유산을 맘껏 즐겼던것과는 대조적으로 쓸쓸하게 서있는 정상석을 배경으로 많지않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는 이내 사라져버렸다.
작년에는 온누리산악회를 따라서 일요일에 와서인지 인산인해를 이루는 좁은 정상에서 라면도 끓이고 가져온 간식과 술로 배를 채우던 기억이 새로운데, 비가오는관계로 정상에서는 음식을 먹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몇몇이 의기투합하여 한잔먹고 가자고 외치자마자 추연금님이 족발을 배낭에서 꺼내신다.
이어서 나오는 소주와 막걸리
우리는 빙 둘러서서 족발을 안주로 소주와 막걸리를 옆사람이 주는대로 받아 마셨다.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나도 홍어와 감말랭이,그리고 막걸리한병을 싸왔는데 오래 먹으면 안될것 같아 꺼내지도 못하고 추연금씨의 족발만 축내고 있었다.
그렇게 한잔술을 나눠마신 우리일행은 날씨를 탓하며 다음에 좋은날에 다시오리라 다짐하고는 설천봉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설천봉휴게소에 들어가니 우리일행중 앞서가셨던분들이 탁자에 모여앉아 가져온 음식을 드시고 계셨다.
나도 이것저것 마시고 먹고 사진도 찍고 이야기도 나누었다.
정해진 시간은 아니지만 내려가야한다는 생각에 휴게소에 있던 일행들은 곤돌라를 타고 무주리조트로 내려왔고 버스에서 나머지 인원들을 기다렸다.
지루한 시간에 내가 박중훈의 영화주제곡 "비와당신"이라는 노래를 한곡조 뽑는 중간에 마지막으로 정경미님 일행 네분이 도착하였다.
버스는 사전에 전화로 예약해 놓은 약20분거리의 무주양수발전소홍보관으로 향했고 그곳에서는 나이 지긋하신 직원분이 미리 나오셔서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이어지는 전기의 발생원리와 양수발전의 원리를 그 직원분이 재미있고 유머스럽게 설명해 주셨고, 우리는 혹시 그분이 시간없음을 눈치채지 않도록 열심히 경청해 주었다.
나름 유익한 내용들이었으나 갈길이 바쁘고 늦은점심에 배가 고픈지라 끝나자마자 홍보관을 빠져나와 무주읍내에 위치한 30년 전통의 빠가어죽전문점인 무주어죽식당으로 자리를 옮겨서 신발을 벗고 네명씩 상에 둘러앉아 어죽과 다슬기해장국으로 주린배를 채워나갔다.
복희언니와 인애감사님이 가져오신 오곡밥과 나물도 정말 맛있게 먹었고, 어죽도 상당히 맛있게 끓여주셔서 모처럼 입안을 호강시켜주었다.
무주어죽식당에서 늦은점심식사를 해결하고는 바로 올라가야했는데 한군데 일정을 만들고 말았다.
무주리조트 곤돌라 매표소앞에서 나에게 접근한 인삼으로 유명한 금산에서 왔다는 금산인삼홍보직원이라고 밝힌 남자는 찬조금으로 20만원을 줄테니 금산에 들러서 잠시 홍삼제품홍보를 듣고가라며 버스기사님과는 사전에 얘기가 됐다며 20만원이든 봉투를 주는게 아닌가
그래서 들른곳이 (주)한국인삼내추럴이라는금산군추부면에 위치한 인삼제품 생산공장이었다.
그회사 회장의 아들이라는 젊은사람이 나와서 항상수백번 되풀이한듯한 레퍼터리를 읊어나갔다.
어눌한 충청도 사투리와 유머를 섞어가며 정옥고라는 홍삼제품을 한참동안 설명하였고 이어지는 시음시간
나도 두개를 먹어봤다.
바교적 달고 맛있었다.
무엇에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발효시켜서 흡수가 잘된단다.
설명이 끝나고 진드기 같은 판매여사원들이 우리일행들에게 찰싹 달라붙어 주문서와 볼펜을 들이밀며 구입하고 서명하란다.
그냥 좋은제품이고 덤으로 많이 드릴테니까 건강을 생각해서 사달라고 했으면 나도 하나쯤 살까했었다.
43만원
하지만 판매방식에 문제가 있었다.
후진국에서 들렀던 쇼핑점에서도 사람을 가두지는 않는데 여기는 그 아들도 20만원줬다하고 조금후에 들어온 그회사 회장이라는 아버지도 20만원을 주었으니 농담이겠지만 맘대로 못나간다고하는 태도가 무척이나 불쾌했고, 판매여사원들의 강요섞인 구매요구도 상당히 언짢았다.
그래도 마음착한 우리회원님들은 두개나 사주셨다.
그곳에 모시고간 내가 부끄럽고 미안했다.
로즈 역사상 처음으로 방문한 기업체에서 제품을 강매당하는 기분을 안고 차에 올랐다.
그래도 어쩌랴
버스로 올라가는 길이니 버스노래방으로 분위기를 바꾸어야겠지
준비하는동안 내가먼저 "문밖에있는그대"라는 노래를 한곡부르고는 이어서 회원들이 신청한 노래를 차례로 이어 나갔다.
모두들 수준급의 노래실력을 뽐내고 있었다.
빠른노래에 춤도 춰가며 천안휴게소까지 올라갔다.
이후 버스나이트로 막바지 흥을 돋우려 하였으나 잠을 청하시던분들이 그만됐다며 조용히 갔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셔서 신갈과 죽전정류장까지 가서 조용히 내려 드리고, 버스는 모란에 다다라 모두에게 한분씩 인사드리고 각자 집으로 흩어졌다.
나는 경애총무님 짐이 무거워 택시에 태워 보내고는 많은 술을 먹은건 아니지만 차안에서 막걸리 세잔을 받아 마신죄로 이용우고문님댁앞에 세워둔 차를 타고 집에 가고자 항상 이용하던 대리운전을 부르니 눈비가 와서 평소보다 더달라고 하길래 발길을 돌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와서 비와 땀에 젖은 몸을 깨끗이 씻고는 무거운 몸을 침대에 눕혔다.
긴긴하루였다.
이번 덕유산 산행은 예정대로 진행치못한 첫번째 사례로 기록될것이다.
다음산행지는 경북청도 화악산과 한재미나리 삼겹살이다.
내일 산행알림을 띄울것이고 모두에게 알릴 예정이다.
많은분들이 함께해 주시기를 희망해본다.
마침 오늘 조경호선배가 전화해서 탁구교실회원들 다수를 모시고 오기로 했단다.
조짐이 좋다.
모두들 건강한모습으로 다시 뵙기를 바란다.
로즈의 임원님들 모두 고생 많으셨고, 이번에 함께하지 못한 박주영고문님의 빠른 쾌차를 기원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