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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답사는 지역문화축제 행사 가운데 평판이 높은 공주의 백제문화제에 참가하면서 공주의 역사문화활동을 겸하여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겠다는 생각에서 미리 회원들을 대상으로 참가신청을 받았고, 운영위장님의 관심과 오랜 경험에서 나온 기획력을 바탕으로 하여 추진된 것이었다. 백제문화제는 공주와 부여에서 동시에 따로 진행하는데 이번이 54회째다.
참가인원이 많지 않았고 공주답사를 해보지 못한 사람도 있어서 1박2일로 미리 계획된 일정을 중심으로 움직였으며, 둘러본
내용과 생각들을 간략히 정리해본다. 필자는 서너 번 공주에 다녀온 적이 있어서 다른 분들과 생각이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사진은 다른 분들의 사진을 기다리며 필자가 찍은 사진은 잘 나온 것만 올린다. 특히 답사 내내 공주고등학교 출신으로 이번
답사에 동행해주신 임현빈님의 공주 오리엔테이션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참가인원
정재억 회장, 김홍영 운영위원장, 김남덕 운영위원 부부와 아들/딸, 윤채옥 시의원, 임현빈 창조포럼사무국장, 필자.
*일정별 답사
10/3일(일)
-08:00 머구리 앞 모임, 출발. 김남덕 위원의 9인승 차로 고속도로로 서울-경부고속도-천안대전고속도-정안유게소-남공주를
경유하니 쉬는 시간까지 2시간 남짓이면 가는 거리다.
-12:30 공산성 옆 금성동의 '매향'에서 공주향토문화연구회 사람들과 만나 점심 대접을 받다.
미리 연락하며 우리 까페에도 글을 남기셨던 조사무국장님을 위시하여 교수님들 서너 분과 지역신문 <금강뉴스>를
내시는 분, 도자마을을 운영하는 분 등의 여러 회원님들까지 10여 분이 참석하시어 환영해주셨다. 최회장님은 축제행사로
자리를 함께 하지 못하였다고 하였다. 바로 위 사진 좌측의 안경쓰신 분이 이튿날 브리핑을 해주신 서정석 교수.
20여 년의 활동을 대략 설명하며 연간지로 발행하는<웅진문화> 등 여러 참고자료도 주셨고 백제제행사용 샴푸/비누
선물도 앞앞이 전해주셨다.
메뉴는 메밀국수/만두전골로 빈대떡과 함께 알밤막걸리를 마시다. 처음 공주대 교수님들의 향토사 연구모임에서 출발하여
대학의 학술활동을 넘어 시민들이 참여하는 모임으로 발전해온 지난 역사에는, 일제강점기 가루베지온(輕部慈恩)의
초창기 지역사 연구부터 시작하여 문화재위원을 지내기도 하고 80이 넘으신 윤여헌이라는 교수의 오랜 노력이 두드러져
보였다.
그리고 2002년부터는 한일교류로 일본 가라츠(唐津)시와 매년 오가며 문화교류를 10년간 해온 점도 월등해 보인 점이었다.
70년대 무령왕릉이 발굴되면서부터 불기 시작한 백제사 연구와 유적 발굴의 커다란 뒷받침이 있었던 것이다. 그만큼 공주
지역 시민들의 문화적 자긍심과 결집력 또한 깊어 보였다.
-14:30 공산성 산책. 금강 남쪽에 고구려를 방어하는 산성으로 축조한 성곽 서쪽을 돌며 주변조망과 함께 문화재해설사의 설명을
들었다. 특히 어린이문화해설사도 참가하여 간단한 설명을 해주는 모습이 주목되었다. 이미 어린이용 공주문화재책자도
나와 있어서 그걸 들고 있었다. 금강에 설치한 배다리길과 유등제 설치물을 구경하며 공북루 안쪽의 공주대박물관 유적
발굴지를 돌아나왔다.
-16:20 무령왕릉 전시관과 송산리 왕릉 관람. 여기서도 차례를 기다려 해설사(천연염색을 하시는 분)의 설명을 들었다.
1-6호분 왕릉을 둘러보느라 시간을 많이 지체하였고 박물관 관람을 내일로 미루고 굴렁쇠, 제기차기, 투호놀이, 왕관만들기
등으로 시간을 보냈다(국립공주박물관을 이 시간에 반드시 관람해야 했으나 4일에는 휴관이어서 결국 관람을 못했음!)
유물은 국립공주박물관을 새로 지으면서 모두 거기에 전시되어 있다. 무령왕은 일본 가카라시마 태생으로 그 마을에는
지금 무령왕축제가 있고, 옛 박물관 터는 지금 충남역사박물관으로 거기엔 무령왕의 관으로 썼다는 일본 금강송도 있다.
-18:00경 숙소인 공주한옥마을 나루관 201호에 짐을 풀고 마을내 음식점인 도화관에서 저녁식사를 하다.
큼지막하게 지은 한옥건물이지만 온돌로 숙소시설을 갖춘 건물이 우리 정취에 맞게 잘 지었다. 마침 너른 마당에는 일본서
온 학생들과 한국인이 놀고 있어서 우연히 인사를 하였는데, 그가 바로 이준원 공주시장이었다. 시장님의 스스럼 없는 모습
도 새롭게 보였을 뿐만 아니라 나중에 와보니 과일바구니까지 선물해주셨다. 윤의원님이 다음날 감사전화를 드렸다.
시가지 퍼레이드를 구경하려고 시내가 아닌 도화관에서 국밥을 먹었는데, 가격은 좀 세 보였지만 맛이 좋았다.
-19:40경 중앙로/중동사거리의 야간 퍼레이드를 구경하다.
동별로 주제에 따라 조형물이나 깃발, 가면과 복장을 달리 하며 공산성까지 행진하는 퍼레이드였다. 시민들이 많이 참가해
즐거워하는 모습들을 많이 보았다. 중심가라고는 하지만 여느 도시처럼 24시간 체인점 같은 것은 거의 보이지 않아 고도
공주의 한면을 보는 것 같았다. 공산성 아래 알밤축제 터에서 잠시 다리를 쉬며 차를 마셨다.
-20:50경 다시 공산성을 넘어 배다리를 건너며 유등제와 야간조명으로 멋진 야경을 연출하는 산성과 금강과 반달이 어우러진
모습을 보며 산책하다. 강북으로 건너가 금강교에 무령왕릉 문양으로 설치한 루미나리에와 함께 멋진 풍경에 감탄하다!
정회장님과는 그런 풍경을 보면서 춘천의 봉의산과 소양강을 떠올리며 견주어 비교도 해보았다.
거기서 축제기간에만 운영하는 꼬마열차를 타고 건너오다.
-22:00경 숙소인 한옥마을에서 자다. 이때 김위원장의 동생분이신 김홍철 부부 내외분이 합석해주셨다. 공주 갑사 인근에 사시며
전통놀이에도 관여를 하시는 분이었다. 한 방에서 자기 불편한 점이 있다고 여겨 윤의원님과 김남덕 일가는 그 집에 가서
자기로 하고 떠났다. 남은 네 분은 알밤막걸리를 사다가 김위원장님이 가져오신 몽골보드카와 포도주를 더하여 한 잔 하며
공주 이야기를 꽃피웠다. 임사무국장님의 공주 옛 이야기가 많았다. 편히 잘 수 있었다.
10/4(월)
-06:30경 일찍 깬 분은 인근 산책을 하다
-08:00 아침식사는 미리 예약해둔 농가식당으로 가서 밤된장찌개를 먹다. 마침 주인이 춘천사람이었고 군생활 후 밤농사를
지으며 마을의 농민회활동을 하며 밤농사와 밤음식 개발한 이야기를 듣다. 시간이 늦어졌다.
-09:30경 공주대학교로 가서 서정석 교수의 공주향토문화연구회 활동 브리핑을 듣다. 4층 회의실.
마침 산학연구동 1층에서는 '백제불교' 학술세미나가 있었으나 발표를 듣지는 못하고 자료만 받았다.
공주대 문화재보존학과에는 마침 강원대 출신인 조교수(성명 ?)도 있어 인사를 나눴다.
서교수님의 간략한 프리젠테이션으로 23년 활동의 역사를 개괄하였다. 초창기부터 서의현 교수의 집념어린 노력과
문화재 발굴 이후 한일교류의 성과들이 주목되는 내용이었다. 가루베 지온은 죽기 전에 수집한 유물을 공주에 기증하였고
충남역사박물관 2층에 전시되어 있었다.
춘천과 다른 점은 공주의 경우 일찍부터 공주대 교수를 중심으로 관심과 노력이 향토사연구에 집중돼 왔다는 점과 그것이
20여 년 이어오며 맥락을 유지하며 집적되었고 지금은 더욱 폭넓은 활동의 바탕이 되었다는 점일 것이다. 무령왕을
배경으로 한일교류가 활성화되고 관광사업으로까지 확산되는 최근의 면모에서도 그 위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춘천에도
향토사에 관심을 가지신 교수가 있었고 역사도 짧지 않은 편이지만 학술활동에 머물러 그쳤다는 지적, 그리고 연구인력
들이 춘천의 역사문화라는 큰 테두리 안으로 결집되지 못한 점은 여러 모로 따져보며 반성하고 바로잡아야 할 문제로
보였다. 의암학회나 유인석기념관 등으로 근대역사 부문에서 큰 성과가 없지는 않지만, 그것이 춘천시민 일반의 큰 관심과
당장의 자랑거리로 되기엔 아직 좀 더 넓은 관심과 시민의 역사문화의식을 매개하는 대중적인 시민모임이 중요하고, 그럴
려면 전문연구자들을 시민대중 곁으로 끌어들이고 또 연구자들도 그런 자세로 활동하려는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 싶어
보이는 것이다. 위에서 물이 맑으면 아래서도 맑은 물이 있기 마련이니, 지역사회에서도 스승된 사람들과 선배되는 사람
들의 마음씀이 그만큼 중요해 보인다는 말이다.
서교수님께는 공식적인 보답으로 약간의 강의료를 드렸다.
-11:20 충남역사박물관 내의 전통놀이 교습을 받다
먼저 김인숙님과 여러 강습관계자들을 소개받았고 쌍육놀이를 쌍육판과 함께 실행하며 배웠다. 김인숙님의 열정어린
강의도 인상적이었다. 위 사진에서 보듯이 7살 난 김승은이 내 파트너였는데도 곧잘 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시간이 오래 되어 점심식사 후 다시 오기로 하고 일단 마쳤다. 이 놀이교습은 김위원장님 아니었으면 아마 결코 배울 수
없었을 것이다!
-12:30 강사님들과 함께 고마나루돌쌈밥집으로 가서 돼지불고기를 먹다. 식사 후 일부는 알밤축제장으로 가서 밤을 구입하다.
-14:25 충남역사박물관의 개관5주년특별전인 명재 윤증전을 관람하다.
명재 윤증은 논산지방의 명문거족 출신의 선비로 송시열과 함께 당대를 대표하던 학자였다. 비록 당시의 당쟁과 예송논쟁
으로 평탄하지 않은 일생을 보냈으나, 그 선비문화의 유물들이 박물관에 기증된 끝에 이번에 정리하여 전시한 것이다.
여기서도 역시 김은미(?) 학예사의 해설을 들었다. 윤증고택 기증유물을 정리하여 그 집안과 유물유적들을
도록으로도 잘 만든 수준급의 드문 전시였으며 도록도 충분히 하나씩 주셨다. 2층에서 가루베 지온의 기중유물 부스도
둘러보았다. 도자기 몇 점과 도편, 명기들, 소형 연적 등으로 생각보다는 소규모였다.
-15:30 다시 전통놀이방으로 가서 참고누를 전수받다. 쌍육판, 고누판은 8만원, 승경도놀이는 2만원으로 판매도 하였다. 김위원장
님만 18만원어치를 구입해오셨다.
-16:00 넘어 춘천으로 떠나다. 교통체증이 예견되어 안성에서 장호원 쪽을 거쳐 중부-영동고속도로 들어섰고, 여주휴게소에서
쉬면서 조촐하게 답사평가회를 가졌다.
-19:30경 도착하여 귀가하다.
이번 답사는 공주의 유적이나 백제제를 보는 것도 일환이었으나, 무엇보다도 그 지역의 연륜있는 역사문화단체인 공주향토문화
연구회와 교류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어 보인다.
아직 초창기인 우리 단체의 모임이 염두에 두며 활동해야 할 모델이 되어 보이기도 했고 시민들의 자긍심을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서로 행사를 하면서 정보나 교류도 활성화해야 할 것이다. 소규모로만 알려지고 마는 지역사회의 문화관련 자료집이나 정보의 교환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보였다.
아울러 멀리서 가 환대만 받고온 듯하여 그곳 연구회의 여러 분들께도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첫댓글 찾아보니 가루베지온과 윤여헌 교수에 대해서는 최근인 작년 <금강뉴스>에 3회, 4회씩 공주대 교수님이 시리즈로 연재한 글이 있어서 요약하여 볼 수가 있고 또 많은 참고가 됨을 알려드립니다. <금강뉴스> 신문 사이트로 가셔서 검색으로 찾아보심 됩니다.
늘 빠른 답사기와 세심한 자료를 바탕으로한 내용에 경의를 표합니다...수고하셨습니다..
함께하지 못하는 동안 저도 나름대로의 수확이 있었습니다...잘 가꿔서 추수를 잘해야 하겠지만 춘천에서 몆번째안가는 큰 스폰서 단체와 이야기를 진행중입니다..함께 역사문화를 이야기하고 시민ㅁ들에게 알려나갈수있는 일들을 계획해보려하는 단체의 자문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춘천 역사문화 연구회의 위상이 한단계 올라감은 물론 현실적인 어려움들도 개선해나갈수있을것이라 기대하고있습니다..11월까지는 윤곽이 나올것이라 생각하고있읍니다..
이런 교류 답사를 통해 춘천 역사문화 연구회가 추구하는가치들이 더욱 확대될것이라 생각합니다
답사기를 읽어 내려가면서 저 스스로가 팽팽하게 긴장됨을 느끼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잘보고 갑니다 ^^
공주 역사기행 참가자 중에 대표로 답사기를 올려 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금년의 기행을 토대로 명년에는 춘천시민을 대상으로 좀 더 확대하여 버스 한대로 가는 역사기행을 추진하려 합니다. 좋은 아이디어 있으면 의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