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반은 복부의 아랫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아래쪽으로 갈수록 깔때기 처럼 좁아지는 모양이지. 또한 골반은 척추와 하지를 연결하며 체중을 지탱하고 내장, 자궁, 난소, 방광 등 중요한 장기를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도 해. 골반의 모양은 남자와 여자가 좀 다르게 생겼는데 여성의 골반은 남성의 골반보다 더 넓고 짧아서 골반 내의 공간이 더 넓은거야. 여성은 아이를 출산하기 위해서 천골은 뒤로 더 기울어져 있기도 하지. 자네는 엉덩이와 궁둥이의 차이점이 뭔지 아는가?"
"같은말 아닌가요?"
"일반적으로 같은말로 알고들 있지만 다른말이야. 엉덩이는 장골을 덮고 있는 부분을 말하고, 궁둥이는 좌골을 덮고 있는 부분을 말한다네."
"아~."
"골반은 척추를 받쳐주는 중요한 뼈기 때문에 골반이 틀어지면 위에 있는 척추들은 모두 중심을 잃고 변형되기 시작하지. 따라서 척추를 교정하려면 골반을 먼저 교정을 하거나 척추와 같이 병행해서 교정을 해야 한다네. 골반을 무시하고 척추를 교정한다면 아무리 잘 교정이 되었다 하더라도 틀어진 골반 때문에 척추는 잘못된 상태로 원상복귀가 된다네."
"네..."
"서있는 자세나 앉아있는 자세, 눞거나 엎드린 자세 중에서 척추가 제일 망가질수 있는 자세는 어떤 자세일까?"
"음... 혹시 앉아 있는 자세인가요?"
"맞아, 왜그런지는 아는가?"
"모르겠습니다."
"눞거나 엎드린 자세에서는 척추에 무리가 별로 안가지. 옆으로 누운 자세를 습관적으로 한쪽으로만 한다면 문제가 생기기도 하겠지만... 서있는 자세에서는 상체의 무게를 골반이 받아서 두 다리로 나누어 힘을 보내기 때문에 무리가 덜 가는데 앉아 있는 자세라면 상체의 무게를 고스란히 골반이 받쳐줘야 하거든, 그래서 골반에 무리가 가게 되는거야."
"아, 그렇군요."
"척추가 변형이 될 때에는 어떤 순서로 오는지 아는가? 물론 사고가 아닌 자세로 오는 경우에 말일세."
"골반이 제일 먼저 변형이 되나요?"
"그래, 골반이 변형되면 그로인해 요추가 변형되고, 다음엔 경추가 변형이 되지, 흉추는 제일 마지막에 변형이 된다네."
"왜 그런건가요?"
"아무래도 흉추는 갈비뼈로 인해 척추와 복장뼈가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네..."
"걸음을 걷는 경우에 오른발을 디딜때 체중이 더 실리는 사람들의 골반은 오른쪽이 상향되어 있으면서 엎드리거나 누운 상태에서 보면 오른쪽 다리가 짧아 보이게 되지. 이런 경우에 다리 길이를 맞추는 방법을 알려주지."
이기대사범님이 교정침대에 엎드린다.
스승님께서는 엎드려 있는 이사범님의 두 다리를 살짝 들었다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1자가 되도록 내려 놓는다.
양쪽 발 뒤꿈치를 비교하고는 어느쪽 발이 더 긴지를 살펴 보시고는 나에게 질문을 한다.
"어느쪽 다리가 더 길지?"
"왼쪽다리가 더 깁니다."
"이런 경우에 짧은쪽의 다리, 즉 오른쪽 다리의 무릎을 접어서 오른쪽 발 뒤꿈치가 오른쪽 궁둥이로 향하도록 오른쪽 발목을 왼손으로 잡고 오른손 손바닥은 상대의 오른쪽 골반의 골반능(뒷모습에서 골반의 가장 윗쪽 부분)에 위치하도록 하는거야. 왼손으로는 상대의 오른쪽 발뒤꿈치가 자연스러운 범위까지 오른쪽 궁둥이 가까이 가도록 당겨주고, 오른쪽 손바닥으로는 상대의 골반능에서 오른쪽 무릎 방향으로 45도 대각선 방향으로 밀수 있는데까지 밀어주는거지. 이 상태에서 왼손으로는 상대의 오른쪽 발뒤꿈치를 오른쪽 궁둥이 방향으로 더 눌러주고, 오른쪽 손바닥으로는 수직방향에서 45도 오른쪽 무릎 방향으로 짧고 빠르게 순간적으로 눌러주는거야, 이때 오른손과 왼손의 동작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지."
"네.."
"아까 어느쪽 다리가 길었었는지 기억하고 있지?"
"왼쪽 다리가 더 길었습니다."
"다시 두 다리를 살짝 들었다가 내려 놓으면서 비교를 해봐."
단 한번의 교정으로 이기대사범님의 다리는 두 다리의 길이가 같아져 있었다.
"똑같은데요?"
"금방 교정이 됐지?"
"이런 상태가 얼마나 오래갈것 같은가?"
"교정이 되었으니 계속 유지되는것 아닌가요?"
"아니야, 다리의 길이도 어느날 갑자기 짧아지고 길어진게 아니라 몇달, 혹은 몇년을 걸쳐서 잘못된것이기 때문에 다시 원상복귀 되려는 성질이 있지."
"그럼 어떻게 해야 되나요?"
"숙제를 내줘야지. 교정된 상태로 최대한 유지가 될 수 있도록."
"어떤 숙제를 내줘야 하나요?"
"그건 연습하면서 잘 생각해 보도록."
스승님이 밖으로 나가시고 이기대사범님에게 여쭈어 보았다.
"어떤 숙제를 내줘야 되나요?"
"생각도 해보지 않고 바로 답을 원하면 어떡하나? 같이 생각을 해보자구. 일단 열번만 복습해봐."
골반 상향변형에 대한 교정법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몇번을 반복하자 그만하면 됐다면서 일어나 앉으신다.
"앉은 상태에서 양쪽 골반능을 촉진해봐, 이상이 있는지."
"방금 교정을 해서 그런지 지금은 괜찮은데요?"
"그렇구나, 그럼 앉은 상태에서 양쪽 골반능을 비교 했을때 오른쪽이 상향되었다고 가정을 하자구, 이럴때 어떤 방법으로 앉으면 될까?"
"왼쪽 궁둥이를 좀 들어줘야 할까요? 그럼 상체가 오른쪽으로 기울어질텐데요?"
앉은 상태에서 왼쪽 궁둥이를 들면 그렇겠지, 상체가 오른쪽으로 기울어진다면 흉추의 문제가 발생할수도 있으니까 좋은 방법은 아니겠지."
"척추 중에서 가장 중요한게 골반이라고 하셨으니까 그렇게라도 골반을 교정하고나서 나중에 흉추를 교정하면 어떨까요?"
"그것도 방법이라고 할수는 있겠지, 그러나 어디를 교정하기 위해서 다른곳이 잘못된다면 활법에서 원하는 방법은 아니지."
"음...."
"왼쪽 궁둥이에 책을 한권 깔고 앉는다면 어떨까? 상체가 오른쪽으로 기울어지는건 바로 잡으면 되고.."
"아~!"
이렇게 간단한게 왜 생각이 나지 않았을까..
궁둥이를 들어 준다는 생각을 하면서 왜 책을 받치는게 쉽다는 생각을 못했을까..
"깔고 앉는 물건이 푹신푹신하게 쿠션이 있으면 효과가 없고, 딱딱한 물건이라야 좋은거야, 물론 골반의 변형 상태에 따라 책의 굵기도 달라져야겠지. 이건 편상시 자세에 대한 방법이고, 골반 상향변형에 대한 운동 방법은 뭐가 있을까?"
"걸음걸이에서 왼발을 디딜때 좀 더 힘있게 걷는다면 어떨까요?"
"오우케이, 또?"
"음...."
"골반의 오른쪽이 상향된 사람의 특징을 생각해봐."
"오른쪽 다리가 굵으니까 왼쪽 다리를 굵게 만드는 운동을 하면 되는건가요?"
"그렇지, 그럴려면 왼쪽 다리로만 깨금발로 줄넘기를 한다던가, 왼쪽 다리로만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한다던가 하면 되겠지, 골반의 오른쪽이 상향변형된 사람은 요추가 왼쪽으로 측만변형이 이루어질 확률이 높지. 그러면 요추에 대한 왼쪽 근육들이 강하게 발달되겠지?"
"네."
"이때 왼쪽 다리도 강화시키면서 요추의 오른쪽 근육도 같이 발달시키는 동작은 뭐가 있을까?"
나에겐 어려운 질문이었다.
한가지를 위한 운동이나 자세도 모르는 상황에서 동시에 두곳을 강화시키는 동작이란건 생각하기 어려웠다.
"어려울테니까 답을 알려줄게. 엎드린 상태에서 왼쪽 다리를 한뼘정도 들고 있으면 되는거야."
"오른쪽 다리를 들면 허리근육은 왼쪽이 발달하나요?"
"허리를 중심으로 반대쪽이 발달한다는거 안배웠나?"
그러고보니 언젠가 배운 내용인것 같기도 하다.
흉추와 요추도 반대로 변형되는 경우가 많다고 들은것 같다.
"물론 항상 그런건 아닌데, 서있는 상태에서 오른쪽 다리를 들고 왼쪽 다리로만 지탱한다면 다리는 왼쪽이 발달하겠지만 상체의 위치에 따라서 요추의 근육들은 왼쪽이 발달하기도, 오른쪽이 발달하기도 하지."
"어려운데요?"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하나하나 배워간다고 생각해."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