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스(YIPS) - 실패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극복
야구. 2000년대 이후, 국내에서 가장 많은 관중들을 동원한 인기 스포츠이다.
특히 2008년 베이징 올림픽때는 그 정점을 찍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일까? 국내 야구시장의 규모는 점점 커졌고, 그만큼 야구를 꿈꾸는 사람들의 수도 늘어났다.
필자도 그 중 한명이었다. 당시의 야구의 인기는 식을줄 몰랐다.
하지만 전문적으로 야구를 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문제가 하나둘 발생하기 시작했다.
바로 부상이었다. 우스갯소리로 야구선수라면 잔부상 하나쯤은 누구나 가지고 있어야한다는 소리가 있다.
그만큼 야구선수들의 부상에 대한 노출도는 높은 편이다. 대게 많은 사람들이 운동선수들이 부상을 입었다고 하면
육체적인 부상을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오늘 필자가 설명할 부상은 육체적인 부상이 아니다. 바로 정신적인 부상이다.
그중 필자가 얘기할 것은 입스(YIPS)라는 증상이다.
입스(YIPS)란 압박감이 느껴지는 시합 등의 불안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근육이 경직되면서 운동선수들이
평소에는 잘 하던 동작을 제대로 못하게 되는 현상을 뜻한다. 이중 야구선수들이 흔히 겪는 입스(YIPS)의 증상에는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거나 1루 등 특정한 베이스에 송구를 못 하며 투수에게 공을 돌려주지 못하는 포수도 존재한다.
특히 이제 막 큰 무대에서 뛰게 된 신인에게서 많이들 발생한다.
잘해야된다는 부담감에 근육이 경직되면서 평소에 하던 동작이 제대로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아무런 문제없이
상황이 해결된다면 괜찮다. 문제가 되는 것은 실패했을 경우이다. 그럴 경우, 과도한 스트레스 혹은 트라우마에 의해
입스가 올 가능성이 높다. 이 선수는 다시 한번 같은 상황과 마주하게 되면 자신의 플레이를 할 수 없게 된다.
공을 자신이 원하는대로 던질수 없다거나. 자신을 믿지 못한채 포기할수도 있다.
한 예시로 현재는 은퇴한 심수창 선수가 있다. 그는 고교 시절 입스로 인해 고생한 일화가 있다.
당시 메이져리그 팀에 입단 제의를 받은 심수창 선수는 폼을 교정하던 도중 입스(YIPS)가 발생했다.
원래의 폼과는 다른 자세로 연습해서일까? 몸의 벨런스는 무너졌고, 이로인해 간단한 캐치볼을 수행하지 못할정도였다.
투수였던 그에게 이는 너무나 가혹한 시련이었다. 심지어 심수창 선수는 입스(YIPS)로 인해 메이저리그행이 불발됐다.
이처럼 심수창 선수는 입스(YIPS)로 인해 너무 많은 것을 잃게 됐다. 고등학생이라는 어린나이에 말이다.
그럼 그는 야구선수라는 꿈을 포기했을까? 아니다. 그랬다면 우리는 현재의 심수창 선수를 볼수 없었을 것이다.
심수창 선수는 입스(YIPS)를 이겨내고 무려 20년에 가까운 시간을 프로로 활약한 뒤, 은퇴한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입스(YIPS)를 이겨내고 프로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었을까. 필자의 생각은 바로 끊임없는 반복이었다.
심수창 선수는 입스(YIPS)로 인해 자신이 하지 못하는 자세나 상황을 반복적으로 부딪혀갔다. 하루에 1000개가 넘는 공을 던지면서 그는 원래의 자세로 돌아가기 위해 수도 없이 노력했고, 결과적으로 그의 행동은 헛되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 그의 손끝을 떠난 공이 그가 원하는 곳으로 뻗어나갔기 때문이다. 이런 심수창 선수의 입스(YIPS)를 극복해나가는 모습은 필자에게 큰 감명을 줬다. 무의식에서 오는 두려움과 불안함을 자신의 힘으로 이겨낼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는 야구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겪는 문제이다. 단지 입스(YIPS)라는 용어만 쓰지 않았을 뿐, 살아가면서 우리는 항상 두려움과 불안함에서 자유로울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위의 심수창 선수처럼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두려워하고 회피하고 싶어하는 문제나 상황을 반복적으로 부딪히고 해결해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심수창 선수가 입스를 이겨낸 것처럼 우리도 현실에서 극복해내지 못한 것들을 해낼수 있지 않을까 필자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