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헤는 밤
복효근
계절이 다 지나도록
미세먼지 가득한 밤하늘에 성근 별이 뜨면
별이 뜨면
희미한 별빛 아래 지폐를 헤아립니다
별 하나에 내가 오늘 속여 넘긴 사람
별 하나에 내가 딛고 오르기 위하여 쓰러트린 사람
별 하나에 명예, 별 하나에 지위
별 하나에 험담, 별 하나에 모함
별 하나에 돌팔매
별 하나에 내 혀 위에서 죽어간 사람들을 헤아립니다
별 하나에 어머니 아, 어머니는 애초부터 없었어요
사랑과 시는 잊은지 오래
사랑은 왜 해야 하는지
좋아요 섹스, 그게 사랑이라면 별 하나에 여자를 헤아려요
아직도 시인은 시를 쓰나요
그래요 시, 별 하나에 시 하나
별 하나에 가면의 시, 별 하나에 변명의 시
별 하나에 자기도취의 시
좋아요 그게 시라면, 별 하나에 시 하나를 헤아려요
그게 다 돈, 돈이거든요
부끄러운 이름을 덮어버릴 흙도 만져지지 않는 밤
이 겨울이 지나고 내 별에도 봄이 오면
콘크리트 거리마다 무성한 풀처럼 지폐가 돋아나는 꿈
꿈을 꾸어요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백석대학교 산사현대시100년관 전시회에 윤동주를 향한 추억과 그리움을 담아낸 복효근 시인의 작품입니다. 복시인은1962년 전북 남원 출생으로 전북대학교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 계간지 “시와 시학”으로 등단하였다. 2015년 제2회 「신석정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