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회 전국 방송통신고등학교 학예경연대회를 다녀오다.
윤금옥(U-반딧불 학생기자)
10월 어느 멋진 날 천안에 있는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에서 전국 방송통신고등학교 학예경연대회가 열렸다. 우리 춘천여자고등학교에서도 국악, 시, 수필, 음악(가곡), 회화(수채화), 서예(한문) 부문에 출전했다. 단풍이 곱게 물드는 학교에서 단체 기년사진을 찍고 대형버스를 타고 천안으로 향했다. 경연대회이긴 하지만 참여하는데 더 큰 의미가 있는게 아닐까 한다. 학창시절 아름답고 좋은 추억의 한 페이지가 되기 때문이다. 국악 팀은 소품으로 큰 장구와 작은 장구를 준비해서 짐이 많았다. 서로서로 짐을 들어주고 날라주며 우리학교의 화합의 모습은 아름다움 차제였다. 천안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1.2.3학년 모두는 선후배 사이이기 보다 언니 동생과 같은 마음으로 이야기꽃과 웃음꽃이 피었다. 그러는 사이 버스는 천안에 도착하고~~ 우리는 뜨끈하게 점심을 먹고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에 도착했다. 숙소에 짐을 풀고 강당에 모여 개회식을 한 후 각 경연장으로 흩어져야 했다. 모두 정정당당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실력 발휘를 다짐했다. 올해의 슬로건은 “아껴왔던 꿈과 열정, 지금 나에게 선물 하세요”이다. 아껴온 걸까? 그동안 펼치지 못한 것이 아니었을까.
우리 춘천여자고등학교 출전 팀도 각자의 경연 장소를 찾아 자리를 잡았다. 나 역시 본관 2층 문예 수필 교실을 찾아가서 책상에 앉았다. 올해의 글제는 어떤 것이 나올까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옆 교실에선 2학년 후배님이 시(詩)로 경연을 하고 국제 교류관에서는 서예(한문) 부문이, 국제회의장에서는 국악경연이, 연못가에서는 수채화가, 그리고 가곡은 중강당에서 각자 연습을 하고 경연을 하게 되었다. 백정숙 학생부장 선생님께서는 각 경연장마다 다니시며 우리들을 격려해 주시고 사진도 찍어 주셨다. 드디어 교실 문이 닫히고 ‘달력’ ‘가족’ 이란 글제가 주어졌다. 40여명이 넘는 각 학교의 경연자들은 글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나도 달력이란 글제로 종이를 메워 나갔다. 하루하루 공부 하면서 느꼈던 이야기를 썼고 앞으로 나에게 주어진 날들을 채워 나갈 미래의 나의 달력은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 궁금하다는 내용이었다. 작품을 내고 우리학교 팀이 경연하는 국제회의장으로 와보니 곧 우리팀이 경연을 펼 칠 예정이었다. 나는 사진도 찍고 박수도 보내며 응원했다. 각자 경연을 마친 우리학교 팀은 가을이 곱게 물드는 수련원에서 사진도 찍고 걸으면서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숙소로 돌아가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저녁을 먹고 각 학교의 동아리 팀이 펼치는 공연을 보기위해 대강당에 모였다. 꿈과 열정이 가득한 각 학교팀의 다양한 동아리 활동이 멋지게 펼쳐졌다. 다 같이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며 즐거운 시간이었다. 우리 학교도 내년에는 동아리 팀의 활약이 펼쳐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공연은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끝이 났고 우리들은 숙소로 돌아와 단꿈을 꾸었다.
다음날 아침을 먹고 대강당에 모여서 어제 경연대회의 수상자들이 발표 될 예정이었다. 우리도 자리를 잡고 지켜보았다. 제일 먼저 문학 시 부문이 발표되고 ‘은상 춘천여고 한영숙 호명될 때 우리는 모두 환호하며 박수로 축하해 주었다. 다음은 수필부문이다. 대상부터 차례로 부르는데 어찌 내 이름이 없다. 아~` 올해는 상을 못 받나 보다 하는데 ‘장려상 춘천여고 윤금옥~’ 호명 소리에 다행이다 싶었다. 작년에는 특별상을 받았는데 올해는 장려상이다. 다음은 국악 부문 ‘은상 춘천여고 청춘동아리 팀’ 와우~~ 박수 박수 박수~~~ 우리들의 함성은 하늘을 찔렀다. 열 명이 한마음으로 한을 토해 낸 우리가락으로 수상했다. 이번엔 성악부문 수상 차례입니다. 연습하는 모습도, 경연하는 모습도 못보고 응원도 못해줘서 내심 미안했는데 ‘동상 춘천여고 서순자~~‘ 박수 치며 환호하는데 본인은 무덤덤~~ 수상자로 불렀다고 했더니 그때서야 나~~? 얼른 나가라고 떠밀어줬다. 사진도 찍어 주었다. 세예부문 수채화부문에서는 입상하지 못했지만 한 해 더 실력 쌓아서 내년에는 더 좋은 성과 있을 거라고 다독여 주었다. 내년에도 후년에도 지금의 우리보다 더, 춘천여고 우리들의 후배들이 길이길이 춘천여고를 빛내줄 것을 믿는다. 올해도 천안 국립청소년 수련관에서 열린 학예경연대회는 이렇게 끝이 났고 우리는 여고시절의 아름다운 경험과 추억을 또 한 켜 쌓았다.
어린 친구들도 많지만 나이 많은 만학도인 우리는
가난해서
딸 이어서
동생들 공부 시키느라고
부모님 힘드실까봐 등등...
배움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그 후엔 자식 잘 키우는 것이 최우선이었고 자식들 시집 장가 보내고 나서야 마음이 허허로움이 무엇인줄 알았다. 그때서야... 하고 싶어도 못했던 공부가 하고 싶어진 것이다. 이제서야 나를 찾고, 나를 위해서다. 지금이라도 배울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이고 행복한지...
춘천여자고등학교 부설 방송통신고등학교에 다니는 나, 우리들은 자부심이 대단하다. 우리 자신이 정말 자랑스럽다.
10월의 어느 가을날... 천안의 가을 하늘이 더없이 맑고 아름다웠다.
첫댓글 구구 절절 ~옳소 ~ 그동안 수고 많으 셨 습니다
강사해요~~ 언니~
감기조심하셔요~
학교서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