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경 강의 노트 (13)
세주묘엄품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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❸ 족행신(足行神)
復有佛世界微塵數足行神하니
所謂寶印手足行神과 蓮華光足行神과
淸淨華髻足行神과 攝諸善見足行神과
妙寶星幢足行神과 樂吐妙音足行神과
栴檀樹光足行神과 蓮華光明足行神과
微妙光明足行神과 積集妙華足行神이라
如是等이 而爲上首하사
有佛世界微塵數하니
皆於過去無量劫中에
親近如來하야 隨逐不捨하니라
다시 불세계미진수의 족행신이 있었습니다.
보인수족행신과 연화광족행신,
청정화계족행신, 섭제선견족행신,
묘보성당족행신, 낙토묘음족행신,
전단수광족행신, 연화광명족행신,
미묘광명족행신, 적집묘화족행신 등이
우두머리가 되어 불세계미진수가 있었습니다.
모두 과거 무량겁 동안에
여래를 친히 가까이해서
따라다니며 떠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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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설 :
족행신은
글자대로 해석하면
발로 다니는 신이라는 뜻입니다.
동물들은 대부분 발이 있지요.
발이 있으니 발로 다니게 됩니다.
물론 새들은
발이 있지만 날아다니기도 합니다.
사람도 겁초의 사람들은
날아다녔다는 설화적인 이야기가 있습니다.
겁초(劫初)의 사람들은
업(業)이 가벼워 날아다녔는데
나중에 업이 무거워져
땅을 딛고 다니게 되었다 합니다.
여기 나오는 족행신은
발로 다닌다는 뜻보다
마음대로 잘 다닌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돌아다니면
마음이 만족해지는 거죠.
이곳저곳 잘 돌아다니는 사람을 두고
‘족행신이 붙었나?’하고 말하는 수가 있습니다.
한 곳에 가만히 있지 않고
온 곳을 쏘다닌다고
핀잔을 주는 말이기도 합니다.
세 번째 나오는 족행신들은
부처님을 따라다니며 떠나지 않는 신들입니다.
또 화엄신중에는 안 나오지만
복행신(腹行神)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뱀이나 벌레들처럼
배로 다는 것을 복행신이라 합니다.
팔부신장 가운데 하나인
마후라가(摩喉羅伽)도 복행신입니다.
복행신과 관계된
용악(聳岳,1830~1908)스님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금강경을 10 만 번 독송한 용악 스님이
전생부터 세워 둔 원력이 있어
팔만대장경 목판을 종이에 찍어
대장경 전부를 책으로 엮는
인경불사(印經佛事)를 하기 위한
기도를 할 때 있었던 일이라 합니다.
대장경인쇄 불사 성취를 위해
해인사에서
정유년(1897)에 100일 기도를 했는데
큰 구렁이 두 마리가
복행신장(腹行神將)으로 나타나
스님을 따라 장경각을 돌았다 합니다.
화엄신중들이
고승들을 따라다니며 옹호했다는 설화가 전해집니다.
우리나라 신라시대
의상대사(義湘:625~702)가 중국에 들어가
종남산 지상사(至相寺)에 있을 때
같은 산에 있는 정업사(淨業寺)에
도선율사(道宣律師 : 596~667)의 초청을 받아
정업사에 갔다고 합니다.
그때 도선율사는
천녀가 갖다 주는
천공(天供)을 받아먹고 지냈습니다.
의상 스님이 간 날 공양시간이 되었는데
그날따라 천공이 답지하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나
의상대사가 도선율사를 작별하고 절을 나왔습니다.
의상대사가 산문을 빠져 나온 후에 천공이 와서
도선 율사가 말하기를
귀한 손님이 와 있었는데
오늘은 어째서 공양이 늦었냐고 물었다 합니다
그랬더니 천녀가 말하기를
산 입구부터
화엄신중이 막고 있어 들어올 수가 없어
화엄신중들이 물러가기를 기다리느라고
늦었다고 대답을 했다 합니다.
이 이야기는
<삼국유사> 의상전과
천축사리조에 나와 있는 이야기입니다.
화엄경의 신중신 이야기는
인도 사상의 바탕이 되고 있는
범신론적(汎神論的인 이야기와 매우 유사합니다.
범신론 사상은
서양의 유일신(唯一神) 사상과는 다른 것으로,
자연현상을 초월한
신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는 존재들이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이 신령스러운 존재이므로
이것을 의인화하여
신적인 존재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자연계의 사물들에 신적인 의미를 부여하여
신(神)자를 붙여 표현 합니다.
쉽게 말하면 우리가 쓰는 명사들에
신(神)자를 붙여
해를 일신(日神) 달을 월신(月神)
나무를 목신(木神) 돌을 석신(石神)
따위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 세상은
수많은 신들이 존재하는 세계가 되는 것입니다.
앞으로 계속 나오는 신중신들의 세계를
이렇게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강설 : 지안 큰스님
녹취,사경: 심광월 보살
출처 : 반야암 오솔길 카페,
http://cafe.daum.net/zee-an